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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7대 종교 지도자들이 9월13일부터 21일까지 예수의 숨결이 살아있는 이스라엘과 가톨릭의 총본산 이탈리아를 찾는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이웃종교 성지순례’ 일환으로 종교 간 벽을 허물고 화합과 상생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 원행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 김현성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임시대표회장, 손진우 유교 성균관장, 박상종 천도교 교령, 김령하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등이 참여한다. 

9월13일 한국을 떠난 7대 종교 지도자들은 9월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약10km 떨어진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West Bank에 위치한 아기 예수의 탄생지 ‘베들레헴’을 찾는 것으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아기 예수가 탄생한 기독교 성지로 유명한 베들레헴이지만 이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치열하게 부딪히는 분쟁 지역이기도 하다. 두 개의 민족과 종교를 가르는 분리 장벽과 삼엄한 경비를 지난 종교 지도자들은 베들레헴 성당으로 가기 전 베들레헴 시청을 방문했다. 베들레헴 시와 주 팔레스타인 대한민국 대표사무소 측은 환대로 한국의 종교 수장들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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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하나니아 베들레헴 시장은 “2000년 전 예수가 태어나신 곳, 평화가 탄생한 곳에 한국을 대표하는 종교 지도자들이 직접 먼 곳까지 걸음 해 줘 감사하고 환영한다”며 “다종교 국가임에도 큰 분쟁 없이 지내는 한국 종교 대표자들을 보니 우리 베들레헴이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대표의장 원행 스님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국의 종교계 뿐 아니라 베들레헴도 자유와 평화가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베들레헴이 원하는 ‘평화’의 지향을 반드시 이뤄낼 수 있기를 기원하겠다”고 전했다.

7대 종교 지도자들은 곧이어 아기 예수가 탄생한 베들레헴 성당으로 자리를 옮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눕혔던 구유, 동방박사의 제다 등을 함께 둘러봤다. 김희중 대주교는 베들레헴 성당 곳곳에 숨겨진 의미에 대해 직접 설명하며 이웃 종교 수장들이 조금이라도 기독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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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인 9월15일 7대 종교 수장들은 예루살렘에 위치한 라틴 교회 가톨릭 대주교 주교관을 찾았다. 예루살렘 라틴 교회 가톨릭 총대주교인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 (Pierbattista Pizzaballa) 대주교는 이 자리에서 한국 종교 지도자들은 반갑게 맞이하며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온 것을 마음 깊이 환영한다. 한국에서도 이스라엘의 어려운 상황(분쟁 상황)을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사람들 가슴 속에 깊은 상처가 있는 만큼 종교 간 분열, 민족 간 분열의 상황에서 사랑과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국의 지도자들로부터 서로 다르더라도 마음을 나누고 소통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다. 예루살렘 또한 그 이름에 담긴 뜻처럼 ‘평화의 땅’이 될 수 있길 희망한다. 다시 한 번 방문을 환영하고, 종교의 다름과는 별개로 신에 대한 체험, 절실한 마음을 나누는 것들이 우리 모두를 자유롭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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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 교회 가톨릭 대주교와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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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통역을 맡은 김희중 대주교는 “한국 종교 지도자들이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려는 노력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은 것 같다”며 “대주교 또한 이런 이웃 종교간 순례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고 했다. 7대 종교 수장들은 청화 백자가 그려진 와인잔을 선물하며  주교관 초청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숨을 거두고 묻힌 곳, ‘예수 무덤 성당’으로  자리를 옮겨 성당 내부를 둘러봤다. 성당 신부의 안내로 예수의 무덤을 둘러본 종교 지도자들은 곧이어 입구 오른편에 위치한 ‘골고타 언덕’으로 향하는 가파른 계단을 올랐다. 계단을 오르면 골고다 언덕,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숨을 거둔 장소가 나타난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형상 앞에서 종교 수장들은 저마다 경의를 표했다. 

한국 종교 지도자들이 찾은 예수 무덤 성당은 매일 수많은 순례자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로마 가톨릭, 그리스 정교회, 아르메니아 교회, 에티오피아 정교회, 이집트 콥트교, 시리아 정교회 등 6개 종파가 구역을 나눠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는 곳으로 다양한 종파의 기독교인과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아 예수의 죽음을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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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승천 장소 

‘예수 무덤 성당’을 뒤로 하고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가 승천한 올리브산으로 걸음을 옮겼다. 올리브산 정상에 자리한 ‘예수 승천 경당’에서 예수가 승천 할 때 남겼다는 ‘발자국’을 둘러본 후 예수가 예루살렘의 붕괴를 예언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 ‘눈물 성당’, 피땀 흘려 기도했다고 전해지는 ‘갯세마니 성당’ 등을 차례로 찾았다. ‘갯세마니’란 ‘기름을 짠다’는 뜻으로 예수는 이곳에서 번민에 쌓여 피땀을 흘리며 간절히 기도했다고 전해진다.

순례를 마친 종교 수장들인 같은 날 주 이스라엘 대한민국 대사(서동구 대사, 김진욱 공사, 김영두 영사)와의 저녁 만찬도 가졌다. 종교 수장들은 저마다 한국에서 가져온 선물을 전달했으며 대사 측은 와인 선물을 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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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6일 종교 수장들은 이탈리아 로마로 건너가기 전 마지막 일정으로 ‘통곡의 벽’을 찾았다. 유대교 성지인 이곳은 로마인에 파괴되고 서쪽 벽만 남았다. 아직도 많은 유대인들이 이곳을 찾아 기도를 올린다. 통곡의 벽에서 종교 지도자들은 저마다 벽에 손을 짚고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기도를 올렸다.

이날 통곡의 벽 최고 관리자인 새뮤얼 라비노비치 랍비는 종교 수장들은 환대로 맞았다. 라비노비치는 “이곳은 유대인 뿐 아니라 어느 누가 와도 소원이 이뤄지는 기도 성지”라며 “솔로몬 왕이 세운 이 신성한 곳에서 종교간 일치와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를 함께 하길 바란다”고 환영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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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종교 수장들은 이탈리아 로마로 건너가 9월19일 가톨릭 총본산 바티칸 시국에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제266대 프란치스코 교황)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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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들레헴 성당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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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들레헴 성당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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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세마니 성당 - 김희중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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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 교회 가톨릭 대주교와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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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눈물 성당 - 뒤로 예루살렘을 상징하는 황금돔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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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시티를 걷는 수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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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의 벽(사진=공동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