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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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   고집멸경(苦集滅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밧티성 제타숲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그대들을 위하여 ‘괴로움의 집기(集)에 이르는 길’과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을 말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그대들을 위하여 말하겠다.

어떤 것이 ‘괴로움의 집기에 이르는 길’인가. 눈이 색을 연하여 눈의 식별이 생기고, 이 세 가지가 화합하여 부딪침이 있다. 부딪침을 연하여 느낌이 있고, 느낌을 연하여 갈애가 있고, 갈애을 연하여 취함이 있으며, 취함을 연하여 존재가 있고, 존재를 연하여 태어남이 있으며, 태어남을 연하여 늙음 · 병듦 · 죽음 · 근심 · 슬픔 · 번민 · 고통이 모인다. 이와 같이 귀 · 코 · 혀 · 몸 · 의지에 대해서도 그와 같다. 이것을 ‘괴로움의 집기에 이르는 길’이라 한다.

어떤 것이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인가. 눈이 색을 연하여 눈의 식별이 생기고, 이 세 가지가 화합하여 부딪침이 있다. 부딪침이 멸하면 곧 느낌이 멸하고, 느낌이 멸하면 곧 갈애가 멸하며, 갈애가 멸하면 곧 취함이 멸하고, 취함이 멸하면 곧 존재가 멸하며, 존재가 멸하면 곧 태어남이 멸하고, 태어남이 멸하면 곧 늙음 · 병듦 · 죽음 · 근심 · 슬픔 · 번민 · 고통이 멸한다. 이렇게 하여 아주 커다란 괴로움의 무더기가 멸한다. 귀 · 코 · 혀 · 몸 · 의지에 대해서도 그와 같다. 이것을 ‘괴로움의 멸함에 이르는 길’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