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우 기자
bind1206@naver.com 2022-05-09 (월) 12:22천태종(총무원장 무원스님)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를 탈출해 한국으로 온 우크라이나 국적 고려인 동포 50여명에게 템플스테이를 통해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구호성금 2천만 원을 전달했다.
천태종이 주최하고 (사)나누며하나되기(총재 무원스님)가 주관한 ‘우크라이나 전쟁 피난민 고려인 동포와 함께하는 구인사 템플스테이 및 역사문화답사’가 5월 7부터 8일까지 이틀 동안 단양 구인사 일원에서 열렸다.
7일 오후 4시경 온달관광지에 도착해 온달동굴과 드라마 세트장 등을 둘러본 고려인 동포들은 한국역사에 대한 설명과 한복을 입고 전통놀이를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어 7시에는 구인사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현득 스님의 지도로 호흡명상을 하며 지친 심신을 치유하는 법을 배웠다. 10분 간 호흡명상을 한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처음으로 내 자신이 숨을 쉬고 있다는 걸 느꼈다”, “호흡을 하며 몸속에서 에너지가 이동하는 걸 느꼈다” 등의 소감을 밝혔다.
이어 현득 스님은 “여러분은 갖가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한국에 오셨다. 1박 2일의 짧은 시간이지만 템플스테이를 하며, 지친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고 격려하고 “여러분에게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늘 응원한다. 여러분의 마음과 우크라이나에 하루빨리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한국으로 피난 온 이들의 사연은 구구절절하다. 혈혈단신으로 온 이들도 있고. 가족 일부만 온 이들도 있다. 최 뵐렌(32, 남) 씨도 “한국에서 일을 하던 중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났다는 아내의 연락을 받고 우여곡절 끝에 아내와 두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 올 수 있었다”며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템플스테이를 마련해주시고, 지원을 해주신 천태종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안 이리나(32, 여) 씨는 “우크라이나에 두고 온 가족들을 생각하면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마음이 아프다”며 “우리를 환대해주신 조국 대한민국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도록 템플스테이를 마련해주신 천태종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하루빨리 전쟁이 끝나 가족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이리나 씨는 한국에 거주한지 6~7년 됐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발발한 뒤 곧장 현지로 가서 14세와 9세 두 자녀만 데리고 한국으로 왔다. 군인인 남편은 올 수가 없어 남은 가족들과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다.
고려인 동포들은 8일 오전 구인사 대조사전을 비롯한 전각을 참배하고, 템플스테이 홍보관을 둘러봤다. 이어 오전 10시 30분 설법보전에서 봉행된 ‘불기2566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하고 총무원장 무원 스님으로부터 긴급 구호성금 2,000만 원의 성금을 전달받고 참석한 사부대중의 힘찬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서 관불의식에 참여하며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원했다. 일정의 마지막에는 단양8경 도담삼봉 관광을 하면서 잠시 전쟁의 아픔을 잊고 오늘은 행복한 시간을 즐기면서 1박 2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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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누며하나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