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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우수갤러리에서 불기2566(2022) 4월 1일(수)부터 4월 19일(화)까지 봄을 맞아 작가 김봄과 김억 작가의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고 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우리땅 방방곡곡전-All over Korea-』을 개최한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땅을 인간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요소로 생각하였고, 땅과 물이 조화로운 곳이라야 사람들도 살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조상들은 수도를 결정하거나 삶의 터전을 마련할 때, 죽어서 묻힐 묘자리를 정할 때까지 풍수지리에 의존하였다. 이러한 풍수 사상에 기반하여 만물이 기(氣)로 이루어졌으므로 만물 중의 하나인 땅도 지기(地氣)로 이루어졌다는 전통적 신념을 바탕으로 산길과 물길을 따라 지도로 표현했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과 같은 다양한 인문지리서가 편찬되었고, 이 지리서에는 지리와 풍속 등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어서 오늘날 살펴보아도 조선시대의 지리정보시스템과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산경표(山經表)》 등의 인문지리서에 나타나는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지리 이해는 산줄기를 바탕으로 하천과 생활권을 구분하는 형태의 지리 인식체계를 갖추었지만, 아쉽게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산맥(山脈)이라는 형태로 인식체계가 변모했다.

그런데 이번 『우리땅 방방곡곡』전에서는 전통적인 지리 인식을 떠올리게 하고, 지리 공간에 인문학적 정서가 결합된 지도와 풍경화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을 감상하며 우리나라 방방곡곡의 아름다움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의 대표 판화가 김억은 홍익대학교 동양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김억의 목판화 –국토를 걷다(2021,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 목포)’ 등 수차례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을 역사적 결합으로 재해석하여 호평을 받았다. 

특히 작가는 조각도를 들고 전국을 떠돌며 제작한 목판화 작품들을 ‘남도 10경’, ‘신관동8경’ 등 주제별로 전시한다. 마치 한 폭의 산수화나 담채화 같은 작품 앞에서 그동안 우리 국토를 둘러보며 사람들의 삶과 역사적 사실 등을 목판화 속에 담아온 작가의 애정어린 눈빛을 느끼게 된다. 

 작가 김억은 작가 노트에서 “우리가 인간을 배제하고 경치를 감상한다면 땅이나 산과 물은 한갓 대상에 머무르지만 그 자연속에 인간의 삶의 모습과 역사를 볼 수 있다면 진정한 살아있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라고 말한 것처럼 자연과 어우러져 시간을 초월한 우리들의 삶의 터전인 국토, 즉 땅을 새롭게 인식할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에선 동양화를 영국에선 서양화를 공부한 작가 김봄은 ‘어디 다른 곳으로(Elsewhere)(2021, 갤러리그라운드시소, 서울)’ 등 10여 차례가 넘는 개인전과 많은 단체전에 참여하였으며 중앙미술대전(2008,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및 송은미술대상전(2010, 송은문화재단) 등에 선정된 뛰어난 작가이다.

작가는 우리의 일상적 시공간을 감각적 경험의 세계로 표현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바탕으로 공간을 조감한다. 작가는 “‘장소’는 물리적 위치뿐 아니라 주관적인 공간 지각과 시간적 기억을 내포한다. 단순한 객관적 지표나 환경을 넘어서, 실재하는 지도 위에 자신의 감정을 개입시켜 그림지도를 만든다”라고 말한 것처럼 현대인의 삶의 공간을 각자의 기억과 경험을 간직한 새로운 공간으로 예술적 기록을 통해 공간의 재탄생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땅 방방곡곡전-All over Korea-』전의 작가 김봄과 김억은 우리 땅과 인간의 삶을 역사적 연대감을 갖고 해석하고 있으며 시공간적 초월을 통해 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는 봄을 맞아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다시 바라보고, 국토의 소중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포근한 전시회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무우수갤러리 양효주 학예실장은 “우리 산하가 품은 역사와 문화와 삶을 새긴 ‘김억의 목판화’ 와 우리 옛 지도를 재해석하여 과거와 현재가 오버랩 된 ‘김봄의 지도’ 를 통해 우리 땅 방방곡곡을 누벼보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