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 중국으로 건너가다 3 

 달마는 곧바로 무리들을 거느리고 우문의 천성사로 가서 사흘을 묵었다. 그때 부처의 법에 약간의 관심이 있던 그 고을 태수 양현지가 찾아와 달마에게 물었다.  

 "서역 인도에서 스승의 법을 전해 받고 조사祖師라 한다는데 그 도가 어떠합니까."

 달마가 대답했다.

 "부처님의 마음자리를 밝혀 행과 지혜가 서로 응하는 것을 조사라 하오."

 "그 밖에는 어떠합니까?"

 "모름지기 다른 이의 마음을 밝히고, 고금을 알고, 있음과 없음을 싫어하지 않고, 법에 집착이 없으며 어질지도 어리석지도 않고, 미혹도 깨달음도 없나니, 이렇게 아는 이는 조사라 하오."

 "제가 삼보에 귀의한 지도 몇 해가 되었건만 지혜가 혼몽하여 아직도 진리를 미혹하고 있었는데 이제 대사의 말씀을 듣고, 미혹도 깨달음도 없나이다. 바라옵건대 대사께서 세간에 오래 머무시어 많은 대중들을 교화해 주소서.”

 달마가 대답했다.

 "나는 가야 하오. 오래 머무를 수 없소. 근기와 성품이 만 가지 차이가 있으므로 많은 환란을 만날 것이오."

 "누구이옵니까? 제가 대사를 위해서 제거해 드리겠습니다."

 "나는 부처님의 비밀을 전해서 어리석은 무리를 이롭게 할 뿐인데 남을 해치고 내가 편함은 이치에 맞지 않소."

 "만일 대사께서 말씀하시지 않으면 제가 어찌 대사의 신통변화와 관찰하는 힘을 표시하겠습니까?"

 달마는 할 수 없이 예언했다.

 강의 돛대가 옥 같은 물결을 가르고

 통 속에 횃불을 비춰 쇠고리를 연다

 五자와 口자를 같이 행하는 이가

 九자와 十자를 분별하는 생각 없다

 양현지가 이 말을 듣고 그 까닭을 몰라 하면서도 잠자코 속으로만 기억한 채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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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에 위나라 왕족들이 불법을 받아들여 이름난 승려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율사인 광통과 삼장인 보리류지는 승단 가운데 가장 뛰어난 이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달마가 도를 설할 때에 형상을 배척하고 바로 마음을 지적하는 것을 보고 늘 달마와 토론을 벌리고 시비를 일으켰다. 그들은 달마의 새로운 선풍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것을 시기하여 달마의 음식에 독을 넣었다. 달마가 그것을 모를 리 없었다. 

 어느 날 달마가 혜가에게 말했다.  

 "나에게 능가경(楞伽經) 네 권이 있는데 그것마저 그대에게 전하노니 이는 곧 여래께서 마음자리를 가르치신 요긴한 법문으로서 중생들을 깨달음에 들게 하신다. 내가 여기에 온 뒤에 다섯 차례 독을 맞았는데 항상 꺼내어서 시험한 바 돌에다 놓으면 돌이 깨졌었다. 내가 본래 인도를 떠나서 여기에 왔을 때에 적현 신주에 대승의 기상이 있음을 보고 바다를 건너고 사막을 지나서 법 전해 줄 사람을 구했는데, 매양 만나면 계합되지 않아 마치 어리석은 이 같고 말더듬이 같더니 이제 너를 얻어 법을 전하였으니 내 일은 이미 끝났도다."  

 이윽고 보리류지와 광통의 무리들이 여섯 번째에 독을 주자 달마는 단정히 앉아서 입적하였다. 후위의 효명제 태화 19년 병진년 10월 5일이었다.  

 그해 12월 28일, 제자들이 그를 웅이산에 장사지내고, 정림사에 탑을 세웠는데 그 뒤로 3년 만에 인도에 사신으로 갔던 송운이 파미르 고원에서 달마를 만났다. 달마는 주장자에 신 한 짝을 들고 유유히 가고 있는 중이었다. 

 송운이 물었다.

 "대사는 어디로 가십니까?" 

“서천으로 가노라. 너의 임금은 이미 돌아가셨느니라.”

 송운이 귀국해 보니 과연 명제明帝는 이미 승하하고, 효장제孝莊帝가 즉위하였다. 송운이 돌아오다가 겪은 일을 왕에게 보고하니 왕은 달마의 무덤을 파게 하였다. 그런데 관속에는 신이 한 짝 있을 뿐이었다. 온 조정이 깜짝 놀랐고, 황제의 명에 따라 남은 신을 가져다 소림사에서 공양하였다. 그리하여 이제 2조 혜가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  

 선종이 중국 땅에 이식된 인도 품종의 큰 나무라면 가지치기와 잎 다듬기를 한 정원사가 바로 달마와 그의 제자들이다. 달마대사는 타협이나 방편을 쓰지 않고 직설로서 정법의 핵심을 가르쳤다. 마지막으로 여기에 훗날 양무제가 자신의 어리석음을 한탄하며 달마를 추모하여 새긴 비문의 내용을 기록한다. 

 슬프도다. 보고도 보지 못했고 만나고도 만나지 못했으니 

 지난 일, 오늘날에 뉘우침이 그지없도다. 

 짐은 한낱 범부로서 감히 그 가신 뒤에 스승으로 모시나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