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불교의 태동 

 기원전 5세기 경 붇다가 출현하면서 인도에서 불교가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붇다 입멸 후 여러 부파로 분리하게 될 때까지의 불교를 원시불교라고 한다. 이들은 승가를 형성하여 이동하면서 기후 조건과 생활 여건의 이유로 점차로 승원에 머무르게 된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서 계율을 고스란히 지키고자 하는 사람과 그 해석을 유연하게 하고자 하는 사람이 각각 생겨났다. 

 붇다 입멸 후 그 교리에 대한 입장의 차이로 불교는 여러 부파를 형성한다. 붇다 성도 후 불상을 만드는 일은 경전을 문자로 기록하는 일과 함께 유한한 붓다의 모습밖에 보여 줄 수 없다는 이유로 금기시되었다. 

 그러나 재가 신자들에게 있어서는 숭배의 대상이 된 붓다의 모습을 탑을 세워 기리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들에게는 붇다 가르침의 내용보다는 붓다에 대한 동경이 신앙의 원천이 되었다. 그들은 불탑 신앙 집단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는 보살 집단이 성립하는 모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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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굽타 왕조 때부터 대폭적인 힌두이즘을 받아들였는데, 이 시대 불교에 미친 힌두파의 영향은 힌두적 신들의 수용과 주술적인 의례의 도입뿐만 아니라, 불교 교단에 힌두적 제사법도 받아들이게 하였다. 즉, 현세적인 의례와 주술적인 요소가 성불을 위한 방법으로 승화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불교가 세속화되었다고 해서 불교의 본질이 상실되지는 않았다. 불교는 대중들의 염원으로 세속화의 길을 밟고 있었지만 근본 계와 율은 엄연히 존재하였으며, 일부 승단에서의 그 지킴도 여전히 엄격하였던 것이다.  

 불교 의례는 당시의 다른 종교들과 달리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었으며, 어려운 통과의례보다는 그냥 덕을 쌓는 것과 손쉬운 기원 의례를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신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불교의 옅은 종교 의식은 카스트를 중심으로 하는 상대적으로 강한 종교 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힌두 세계 내에서 토착화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더구나 이슬람교도들의 침입으로 인도의 불교는 급속히 쇠락하였으며 일부는 장소를 옮겨 명맥만을 유지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니까 붇다의 입멸 후, 인도가 아니라 각 나라로, 또는 각 부파로 분리된다. 그렇지만 제 부파로 분리되었음에도 불교의 중심 교리는 언제나 연기설과 팔정도였다.  

 붇다는 깨달음을 얻은 후 녹야원에서 다섯 비구에게 최초의 설법을 하게 된다. 붓다는 자신이 수행하는 동안 쾌락과 고락의 양극단으로 치우친 수행 방법은 무익한 것임을 몸소 깨달았다. 그래서 이러한 양극단을 버린 중도(中道)를 위해 여덟 가지 도(八正道)를 설한다. 즉 바른 견해, 바른 결의, 바른 습관, 바른 행위, 바른 생활, 바른 노력, 바른 상념, 바른 명상이다.

 붇다의 설법을 들은 이들은 그 뜻을 받아들여 제자가 되었다. 이것이 바로 불교에 있어서 승가(僧伽,Samga)의 성립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실 이는 불교 특유의 것이 아니고 당시 유행자 공동체의 한 형태였다. 

 이렇게 초기의 불교는 전통적인 바라문보다 정통성에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관념과 관행을 자유로이 받아들여, 전통이 중시되는 농촌보다는 변화를 요구하는 도시의 풍조와 일치하여 도시를 중심으로 발전한 도시형의 종교였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 교단에 대한 후원자와 승가의 경제를 유지시켜 주던 도시와 가까이에 있었던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초기 불교 승단은 오늘날 우리의 불교처럼 산속 깊숙이 있는 것이 아니라 민중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함께하며 친근하게 가까이 있었던 것이다.

 붇다가 설한 규율이나 교리는 때와 장소에 따라서, 적절한 비유를 통하여 설하였기에 체계가 확실하게 규정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붇다가 있을 당시에는 규율이나 교리에 의문이 생기면 붇다에게 물어 그가 일러준 대로 행하면 되었으나, 그가 입멸하게 됨으로써 교리에 대한 각기 다른 생각에 부딪히게 되었다.

 그러한 시점에서 대가섭(Mahakassapa)등의 후계자들은 붇다 생존 시의 교리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붇다가 열반에 든 그 해, 라자가하(王舍城) 교외의 칠엽굴에서 대가섭이 사회자가 되고 우팔리(Upali)가 율(律)을, 아난다(Ananda)가 경(經)을 암송하게 되고, 이것을 참석한 500비구들이 검토하여 함께 암송하였다. 이를 제1 결집이라고 한다. 

 그러나 교통과 통신 등의 문제로 인해 지방에서는 참여하지 못한 비구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들은 이러한 경전 결집을 인정하지 않고 새로운 결집을 요구하게 되었다.  

 코살라국의 장로(長老) 야사와 그를 따르는 비구들은 좀 더 융통성 있는 해석을 원했고 대가섭보다 아난다의 정통성을 흔들림 없이 계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교리보다는 일상생활의 규율에 관한 문제를 제기했다. 붓다 재세 시보다 좀 더 유연한 수행 태도를 위해야 한다고 주창했던 것이다. 그들은 베사리에 700비구를 모아 결집을 하게 되는데, 이것을 제2 결집이라 한다. 

 이와 같이 붇다 입멸 후 100년경에 원시 불교가 분열을 거듭하여 20여 개의 교단으로 갈라진 시대의 불교를 총칭하여 부파불교라 한다. 100년이라는 세월은 사람의 기억을 흐리게 하기에 알맞은 기간으로 세월이 지날수록 계율을 고스란히 지키고자 하는 사람과 그 해석을 유연하게 하고자 하는 사람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래서 정통파라 자처하는 상좌부와 시대와 사상 해석 변화에 민감한 진보파 아난다의 대중부로 나누어지게 된다. 이는 수백 년 후에 나타나게 되는 소승과 대승의 갈림길이 된다. 서북인도, 중인도 등지에서는 보수적인 경향이 불교의 발생지역인 동인도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보적인 경향이 나타나게 되었다.  

 한편 불교가 왕조와 도시 자산가들의 지지와 민중의 호응 속에서 급속히 발전해 나가고 있는 기간에도, 인도에서는 베다 성전에서 계속 이어져 내려오던 바라문의 영향력은 결코 약해지지 않았다. 불교가 몇 번의 결집을 통해 교단을 정화하고 아울러 민중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였지만 별다른 성과 없었다.  

 이즈음 인도의 상인들은 로마로 가는 새로운 길, 즉 비단길을 통해 동쪽으로는 중국, 서쪽으로는 로마제국과의 무역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게 된다. 이때부터 인도의 불교가 중국으로 전파되기 시작하였다. 당시에 강성했던 쿠샨왕조는 처음에는 자신들의 종교인 힌두교를 신앙하였다. 그러나 BC.2세기 무렵부터 민중들은 보다 출가가 자유로운 불교에 귀의하게 된다. 민중들은 자신들의 신분과 관계없이 누구나 구원받을 수 있다는 불교의 메시지에 열광했다. 바야흐로 대승불교의 출현이었다. 쿠샨왕조는 보다 강력한 왕조를 구축하기 위해 불교를 국교로 받아들였다.  

 이러한 일반 민중들에서 비롯된 아래로부터의 불교, 즉 대승불교의 출현은 당시 권력과 유착한 일부 승려의 타락을 공격하고 나아가 이미 비불교화된 기존 승단을 부정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변하게 된다. 불탑 주변의 신자들은 붇다의 근본 가르침으로 돌아가 그에 입각한 진정한 신앙공동체를 형성하고 자신들의 이념체계를 정립해 나갔다. 

 이는 믿음이 돈독한 사람이면 재가와 출가를 막론하고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고 가르치는 대승불교의 자리매김이었다. 또한 출가를 전제로 엄격한 명상수행을 통하여 보살도를 닦아 나가는 기존의 승려 사회에 대한 소리 없는 혁명이었다.

 또한 여기에, 기존 승단에 회의를 느끼고 민중 교화를 그 본래적 임무로 자각하고 노력하던 진보적 승려들이 합류하면서 새로운 불교운동이 일어난다. 이들은 기존 승려의 편협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소승으로 공격하고 스스로를 대승이라 이름하여 인도 전역으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대승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관념·사상은 보살(bodhisattva,菩薩)행과 이타행(利他行)이다. 보살은 붇다의 전생을 가리키는, 붇다 한 사람에게만 적용되던 말에서 이타의 서원을 발하고 깨달음을 구하여 수행하는 사람으로, 그 본래 의미에 새로운 내용을 더해 갔다. 대승불교의 근본 기조가 확립되기 시작하였다. 즉 보살은 중생을 위하여 보시를 비롯한 많은 선행을 쌓고, 이러한 공덕이 쌓인 결과, 붇다가 된다는 이론이 정착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