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연구회(회장 임승택)는 11월14일 동국대 사범대 J103호 강의실에서 《초기불교 다시보기 : 학문적 반성과 과제》라는 대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연구결과를 선보였다.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필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ZOOM과 유튜브로 생중계 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5가지의 주제 발표가 있었다.

▲<랑카중심주의와 남방 테라와다 불교의 정통성>이란 주제의 황순일(동국대학교) 교수의 발표에서는 불전의 전승과 교단의 권위에 있어서 스리랑카의 불교와 교단을 최우선시하는 전통의 랑카중심주의 속에서, 빨리 삼장의 권위와 정통성에 가려진 남방 테라와다 불교의 참모습을 드러내면서 현재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빨리 삼장(tipiṭaka)이 가지는 의미와 역할을 새롭게 평가했다.

▲조윤경(안동대학교) 교수의 <동아시아불교의 ‘판교(判敎)’와 초기불교>에서는 남북조 시기 동아시아불교의 여러 논사들의 ‘판교(判敎)’를 살펴보고, 그들의 경전 해석 방식을 통해 당시 초기불교에 대한 인식을 살펴봤다. 이를 통해 남북조 시기, 특히 남조의 경전관을 들여다보고 그 시대 논사들의 경전에 대한 시각에서 초기불교가 어떻게 다루어졌는지를 살펴봤다.

▲<근대불교학의 형성과 초기불교 - 본질주의와 역사주의적 해석의 교차로에서>를 발표한 심재관(상지대학교) 교수는 빨리어를 중심으로 한 불교연구와 이해가 다른 어떤 불전보다도 불설의 이해에 본질적이라는 학문적 경향 속에서, ‘빨리문헌은 불설을 담고 있는가, 빨리어는 붓다 당시의 언어형태인가, 빨리문헌은 어떻게 기록되었는가’라는 의문을 제시하고, 서구 불교학계의 상좌부 불교 그리고 초기불교에 대한 연구 과정에서 어떻게 “빨리삼장 = 붓다의 직설”이라는 암묵적인 공식이 깨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이영진(경북대학교) 교수는 <현대 한국에서 시도된 초기불교의 재구성 - ‘갈라파고스 증후군’과 그 극복을 위한 노력>이란 발표에서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는 세계의 ‘초기불교’ 연구에 비해, 빨리어로 쓰인 니까야를 중심으로 하는 한국 ‘초기불교’ 연구경향은 마치 기술이나 서비스 등이 국제 표준에 맞추지 못하고 독자적인 형태로 발전하여 세계 시장으로부터 고립되는 현상인 ‘갈라파고스 증후군’을 연상하게 한다고 전제하고, 불교 문헌들에 대한 가치중립적이고 합리적인 입장을 전달하고 그 입장에서 선 국‧내외 연구자들의 노력과 성과물을 소개해 연구 방법론의 다양성을 제시했다.

▲<문헌 비평적 입장에서 본 나카야와 아함>을 발표한 정진일(괴팅엔학술원) 교수는 불교도들이 지금도 거의 매일 접하는 불설로 간주된 삼장(tipiṭaka) 혹은 니카야와 아함이 어떤 과정을 거쳐 분류되고, 그 성립의 최초 모습은 어떤 구조이며, 어느 시기에 이와 같은 골격으로 만들어져, 어떤 부파에 의해 전승되어 왔는지 그 형성과정를 문헌 비평적 입장에서 분석 발표했다.

 

각각의 주제발표 뒤에는 △김경래(동국대), 이필원(동국대) △박보람(충북대), 이상민(동국대) △김성철(금강대), 함형석(전남대) △김준호(부산대), 우동필(전남대) △방정란(대정대), 원과스님(삼선불학승가대학원)이 2명씩 논평에 참여 했다.

 

이어 이어진 정기총회에서는 제11대 회장이었던 임승택 경북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제12대 회장에 연임 됐다. 임승택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그간 불교학연구회는 자유로운 학문적 교섭의 장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운영되어 왔다. 차기 임기 동안에는 자생적인 학회 운영을 정착시키고, 국제적인 학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생각”이라며 “연임 기간 동안 <불교학연구>의 SCUPUS 등재를 최우선의 목표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스코퍼스(Scopus)’는 네덜란드 엘스비어 출판사가 2004년에 만든 전 세계 우수 학술논문 인용지수다.

 

한편 불교학연구회 임원진은 불교학연구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에 걸쳐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능인 스님(광륵사 주지)과 혜진 스님(고운사 화엄승가대학원 학감), 황경환  이사장(21세기불교포럼)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