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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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비판

1.5 디가니카경(長爪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자가하성 칼란다카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때 디가니카(長爪)장자는 부처님께 찾아와 여쭈었다.
“고오타마시여. 저는 일체의 견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일체의 견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그 견해도 인정하지 않는가.?
장자는 말하였다.
“지금 말한, ‘일체의 견해도 인정하지 않는다’라는 그 견해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알고 그렇게 본다면, 그 견해는 이미 끊어지고 버려지고 떠나서 다른 견해는 이어지지 않고 일어나지 않고 생기지 않는다.
불을 숭배하는 자여, 그들은 세 가지 견해에 의지한다. 어떤 이는 ‘나는 일체를 인정한다’라고 주장하고, 어떤 이는, ‘나는 일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하며, 어떤 이는, ‘나는 어떤 것은 인정하고 어떤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한다.

불을 숭배하는 자여, 성인의 제자는 이런 견해를 생각하지 않고 단지 이 육체의 거친 네 가지 요소(四大)는 ‘덧없는 것이고, 생하고 멸하는 것이며, 탐욕을 떠나야 할 것이고, 멸하여 없어질 것이며, 버려야 할 것,이라고 관한다. 이렇게 관하면 그는 몸에 대한 욕심과 집착이 영원히 멸하여 남아 있지 않다.

불을 숭배하는 자여, 세 가지 느낌이 있다. 괴로운 느낌, 즐거운 느낌,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다. 이 세 가지 느낌은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집기하며, 무엇에서 생기고, 무엇이 변한 것인가.

이 세 가지 느낌은 부딪침(觸)이 원인이고, 부딪침이 집기(集)하며, 부딪침에서 생기고, 부딪침이 변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 부딪침이 집기하면 느낌이 집기하고, 부딪침이 멸하면 곧 느낌도 멸하여, 지극히 고요하고 맑고 시원하며 번뇌가 영원히 다한다.

그는 세 가지 느낌, 즉 괴로운 느낌, 즐거운 느낌,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에 대하여 그 느낌의 집기(集) 멸함(滅) 맛(味) 근심(患) 벗어남(出)을 참답게 알고, 그는 ‘즐거움을 느낄 때에도 몸은 허물어지고, 괴로움을 느낄 때에도 몸은 허물어지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을 때에도 허물어지고 있다’라고 생각한다.

그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고 태어남 늙음 병듦 죽음 근심 번민 고통에서 벗어나게 된다. 나는 이것을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이라 한다.“

그때 사리풋타 존자는 구족계를 받은 지 반달이 지났다. 사리풋타는 모든 법은 ‘덧없는 것이고 생하고 멸하는 것이며, 탐욕을 떠나야 할 것이고, 멸하여 없어질 것이며, 버려야 할 것,이라고 관하였다. 그리하여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의 해탈을 얻었다.

그때 디가나카는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바른 법과 율 안에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부처님 법 안에서 범행을 닦기를 원합니다.”
부처님께서는 곧 허락하시었다.
그는 곧 선래(善來)비구가 되어서 바른 믿음으로 집을 떠나 도를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