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감독인 구담 스님은 올해 광주 5.18 40주년 기념을 맞아 오는 10월 21일 촬영하는, 80년 광주 5.18 항쟁과 불교를 소재로 한 영화, <오월의 만다라> 제작을 위한 모연을 봉행한다.

 

그동안 광주 5.18 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는 있어왔지만, 불교계와 80년 5.18과 관련된 영화는 전무했던 것처럼, 지난 격동의 시대에 불교계의 대 사회적 역할은 침묵으로 일관된 것처럼 알려져 왔다. 하지만 당시 기록을 보면 불교계의 스님 및 재가불자들의 참여와 항쟁이 적지 않았고 지금도 당시의 기억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로 5.18 40주년을 맞이해 80년 당시 항쟁에 참여했던 스님의 옛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수행자의 중생구제를 향한 염원과 내적성찰을 주제로 이번 영화의 서사를 진행하고자 기획 했다.

 

구담 스님이 이번 영화 <오월의 만다라>를 제작하게 된 동기는, 5.18 40주년을 맞이해 각계에서 다양한 기념 영화 영상을 선보이고, 심지어 기독교계에서 「광주의 아픔과 함께 했던 그리스도인들의 이야기」라는 특집 프로그램 방영으로 기독교인들을 조명하는데 반해, 불교계의 5.18 추모 영상 사업은 전무한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작은 소임과 능력이나마 보태고자 극영화로 5.18과 불교의 참여 정신을 담고자 했다.

 

이번 영화의 연출과 제작자인 구담 스님은 지난 5월에 3년 동안 연출, 제작한 단편영화 세 작품을 사부대중에게 선보이는 ‘첫 단편선 시사회’를 개최한 바 있다. <두번째 화살>(2018)은 삶과 죽음의 의미를 통해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 대해, <불타는 다이어트>(2019)는 다이어트를 하는 과정 속에서 깨닫게 되는 욕망의 실체에 대해, <크리스마스의 제사>(2020)는 잠재된 자아의식에 대한 내적성찰에 대해 서사를 구현하며 여러 주제별로 영상화 작업을 시도 했다. 이렇듯 개인의 내적성장과정을 그렸었던 지난 작품들을 발판으로 삼아 이번에 제작하는, 네 번째 단편영화인 <오월의 만다라>에서는, 개인의 내적 깨달음에서 사회적 실천과 회향으로 변화하는 출가수행자의 모습을 중심에 두었다. 또한 이번 영화는 불교와 80년 5.18 항쟁의 소재와 부합할 수 있도록 전체 촬영과 준비작업을 광주 지역의 증심사, 원각사, 관음사, 선덕사 등 여러 사찰과 구도청 금남로 등 5.18의 상징적 공간에서 작업을 진행하면서 프로듀서 및 조감독 등 광주 지역 영화인들과 함께 이번 작품을 함께하기에 더욱 현장감을 부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화의 제작에 있어 전체 제작비를 구담 스님 개인이 부담했으나. 여러모로 제작 진행의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기에, 사부대중의 관심과 불사 모연을 기획하게 됐다. 아울러 현재 활성화되어가고 있는 비대면 언택트(untact) 시대에 부합하고자, 영화 본 촬영을 마치고 난 이후, 후반작업 제작 진행비와 관련해서는 그동안의 수동적인 제작비 모연에서 벗어나, 온라인 채널을 통한 대중적인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모연을 기획하고 있다. 과거 소통이 부족하였던 젊은 영상세대의 불교 영화에 대한 소구와 점진적으로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미디어 환경으로 변화되어야만 하는 불교계의 시대적 당위성에 대한 절실함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더불어 영화 제작비 부족으로 인한 제작 중단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불교 영상 포교의 필요성과 종교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대두되고 있다. 광주 5.18 40주년을 기념해 제작하는 <오월의 만다라>는 80년 오월과 불교와의 관계를 조명하는 첫 시도임과 동시에 그동안 부족했던 불교의 사회적 역할과 영상 포교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지침의 사례로 남을 것이다.

 

현재 광주 동구 산수동에 소재한 선덕사에서 소임을 보면서 이번 영화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구담 스님은, 과거 불교미술 기획전시를 진행하면서 전통 불교미술의 현대화를 위해 노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