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명 스님이 피리를 불면 그 애잔한 가락에 보름달도 가는 길을 멈추었다.

삶과 죽음의 길은 여기에 있어 두렵고
너는 간다는 말도 못 하고 갔는가?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여기저기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한 가지에서 태어나고서도
가는 곳을 모르겠구나.
아, 아,  극락세계에서 만나볼 나는
불도를 닦으며 기다리겠노라.

 

 

신라 서라벌 사천왕사에는 염불도 잘하고 피리를 잘 부는 스님이 살았다.
그 스님이 보름날 피리를 불면 그 아름답고 애잔한 가락에 사람들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하늘에 둥근 달도 가던 길을 멈추고 스님의 피리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 스님의 이름은 월명이다.
월명 스님의 세속 누이동생이 병으로 일찍 죽었다. 사천왕사에서 49재를 지내며 월명은 누이를 위해 향가를 지어 범패가락으로 노래했다.
그때 향기로운 바람이 일어나 위패와 지전이 서쪽하늘로 춤추듯이 날아갔다.
그때 부른 향가가 월명 스님의 제망매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