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우 기자
bind1206@naver.com 2020-08-27 (목) 18:29신흥사 영산회상도 및 시왕도 안내신흥사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는 1755년(영조 31년) 6월에 그렸다는 발문(跋文)이 선명한 가로 4.064m, 세로 3.353m 크기의 초대형 불화입니다. 신흥사 본전인 극락보전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보물 제1721호)의 후불화로 법당을 장엄했지만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6월과 10월 사이에 미군에 의해 자취를 감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미국으로 무단반출돼 LA카운티미술관(LACMA)에 수장고에 소장중이던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6개 큰 조각과 파편으로 나눠진 채 발견됐습니다. CJ그룹 후원으로 박지선 용인대 문화재학과 교수가 2010년 9월부터 1년 여 동안 라크마로 건너가 보존처리 작업을 통해 완벽하게 복원했습니다.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강원도에서 현존하는 후불화 가운데 가장 시기가 올라갈 뿐만 아니라 불화의 규모와 화격에 있어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수작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귀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흥사는 10년 전부터 영산회상도 환두를 준비해왔으며, 조계종 종단과 함께 2015년 1월 미국 라크마 측에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 반환을 공식 요청한 것을 시작으로 수차례 협상을 통해 지난 7월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환수하게 됐습니다. 이는 신흥사와 조계종, 강원도, 속초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 등 불교계와 지자체, 정부기관, NGO 등이 협력해 일군 값진 성과입니다.
영산회상도와 함께 환수된 신흥사 시왕도(十王圖)는 1798년(정조 22년) 가로 124.4cm, 세로 93.9cm 크기로 조성돼 명부전을 장엄했습니다. 시왕도는 명부에서 죽은 자의 죄업을 심판하는 10명의 대왕을 그려 명부전에 주로 모셔져 있습니다. 신흥사 시왕도는 명부전 중앙의 지장보살도를 중심으로 좌측으로 1·3·5·7·9대왕이, 우측으로 2·4·6·8·10대왕이 차례로 모셔져 있었습니다. 신흥사 시왕도는 한폭에 3명 또는 2명의 대왕이 그려져 있습니다. 즉 1·3·5대왕이 한 화폭, 7·9대왕이 또 다른 화폭에, 2·4·6대왕이 또 다른 화폭에, 8·10대왕이 또 다른 화폭에 나눠져 그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환수한 시왕도는 이 가운데 2·4·6대왕도, 3·5대왕도, 9대왕도로, 전체 4화폭 10대왕 가운데 3화폭 6대왕을 환수한 것입니다. 이 가운데 2·4·6대왕도는 복원처리를 거쳤지만 나머지 3점은 박리 등 일부 훼손돼 복원처리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나머지 시왕도(4점)는 미국 내 다른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이후 환수 절차를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