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ㆍ문화재 > 강소연 교수의 석가모니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불교미술> 여행
강소연 교수의 석가모니 발자취를 따라가는〈불교미술〉여행17
강소연 2020-03-26 (목) 08:01
(도판01 상上) 붓다의 거처 간다 쿠티에서 기도하는 신도님. (도판02 하下) <법륜의 Worship of the Chakra, 사암, 2세기, 슝가 왕조, 바르후트, 인디언 박물관, 캘커타.
이것이 바로 제따 숲
선인(仙人)의 상가가 머물고
법왕(法王)께서 거주 하시니
내게 희열이 생기는 곳이라.
형성 작용과 명지가 있고
법과 계행과 최상의 삶 있으니
이것으로 인간들이 청정해지지
가문과 재산 때문이 아니라네.
그러므로 여기서 현명한 사람
자신의 이로움을 꿰뚫어 보아
지혜롭게 법을 깊이 검증할지라.
이와 같이 그곳에서 청정해지리. (이하 생략)
선인(仙人)의 상가가 머물고
법왕(法王)께서 거주 하시니
내게 희열이 생기는 곳이라.
형성 작용과 명지가 있고
법과 계행과 최상의 삶 있으니
이것으로 인간들이 청정해지지
가문과 재산 때문이 아니라네.
그러므로 여기서 현명한 사람
자신의 이로움을 꿰뚫어 보아
지혜롭게 법을 깊이 검증할지라.
이와 같이 그곳에서 청정해지리. (이하 생략)
- <아나타삔디까 천신의 게송>
*아나타삔디까(급고독) 장자는 죽은 직후 바로 도솔천에 천신으로 태어난다. 이제 천신이 된 장자는 제따 숲(제따와나, 기원정사)을 환하게 밝히며, 세존께 다가와 이 같은 게송을 읊었다.
불교미술에 표현된 기원정사의 모습
제따와나(이하, 기원정사)의 실제 모습이 어땠는지 초기불교미술을 대표하는 <바르후트 대탑>과 <산치 대탑>의 부조(浮彫)에 묘사된 조형으로나마 그 구체적인 면모을 엿볼 수 있다. 주로 산치 제1탑 북문의 패널(사각형의 장식 판)에서 붓다의 포교 행적을 묘사한 장면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 중 기원정사와 관련된 패널로는 <사위성의 기적>, <사위성의 기원정사>, <프라세나지트 왕의 행차> 등이 있다. 먼저, <사위성의 기원정사>를 보면, 붓다의 거처이자 설법처인 세 개의 쿠티(승방)와 아름다운 나무들로 가득했던 기원정사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세 개의 쿠티는 붓다가 가장 오래 머물렀던 곳으로, 간다 쿠티 · 코삼바 쿠티 · 카롤리 쿠티로 추정된다. <사위성의 기원정사>에 묘사된 쿠티의 좌우로는 급고독 장자와 제따 태자가 합장하고 있다. 합장을 하고 있는 유사한 인물이 반복적으로 조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불교미술에서는 같은 사람이 이동하거나 움직이는 것을 동일한 인물을 반복적으로 묘사하여 나타낸다.
(도판03 좌左) <바르후트 대탑의 동쪽 입구 유적> 1873년 알렉산더 커닝헴 발굴 당시 사진. (도판04 우右) <산치 대탑>의 북문. 북문 쪽에서 주로 붓다의 포교 행적과 관련된 장면들(죽림정사 및 기원정사 등)을 만날 수 있다.
‘춤추는 공空’ 불교미술을 보는 원리
우선, 머리에 쓴 관모의 모양 차이로 제따 태자와 급고독 장자를 구분할 수 있겠다. 장자는 세 군데의 쿠티를 모두 방문하여 붓다의 설법을 경청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붓다의 존재는 쿠티와 그 가운데에 있는 ‘빈 좌대’로 표현하였다. 붓다는 없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있는 것도 아니다. ‘공空의 원리’를 조형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이는 비어있는 좌대 또는 비어있는 쿠티의 공간으로 표현되었다.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의 원리를 초기 불교미술은 은유적으로 설파하고 있다. ‘바탕자리’를 함께 보는 것! 유(有)만 보는 것이 아니라, 무(無)도 함께 보는 혜안(慧眼). 그리고 유무(有無)가 경계 없이 무상(無常)하게 춤추고 있는 법(法)이라는 현상. 이러한 원리를 알고 볼 때, 비로소 불교미술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이 생기게 된다.
(도판05) <사위성의 기원정사 Jetavana of Sravasti> 붓다의 주된 거처이자 설법처. 세 개의 쿠티(승방)는 간다 쿠티 · 코삼바 쿠티 · 카롤리 쿠티로 추정된다.
주요 장소, 비슷비슷 작품에서 구분하는 요령
붓다의 일대기를 묘사한 불교미술이 비슷비슷해 보이고, 어디가 어딘지 구별하기 힘들 때는 특정 장소를 알아보는 요령 중 하나로 묘사된 나무를 보면 된다. 붓다의 일대기 중 특기할 만한 장소들은 특정 나무와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붓다가 탄생한 곳은 무우수無憂樹 아래이고, 득도하신 곳은 보리수 아래이고, 설법하신 곳은 망고 나무, 전단향 나무 등이고, 열반에 드신 곳은 사라수 아래이다. 죽림정사는 ‘죽림竹林’이라는 말 그대로 대나무 숲이 있는 곳이니, 작품 속에 갸름한 잎사귀가 기다랗게 표현된 대 잎을 찾으면 된다. 그러면, 해당 장소는 죽림정사이겠다. 제따 숲에는 망고 나무숲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동글동글한 열매가 한 다발씩 주렁주렁 아래로 드리워져 있는 망고 나무가 묘사된 곳은 제따와나, 즉 기원정사이겠다.(도판06, 도판07) 이 망고 나무를 힌트 삼아서 사위성 기원정사와 관련된 작품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도판06 좌) <사위성의 기원정사>(도판05) 속의 망고 나무. (도판07 우) 아래로 주렁주렁 늘어 뜨러진 망고 열매(식물도감 참조).
‘설법하는 붓다’를 상징, 망고 나무
산치 대탑에 조각된 <사위성의 기원정사>을 보면 붓다가 주로 머무셨던 세 개의 승방이 묘사되었고 승방의 주변으로는 망고 나무가 가득하다(도판05, 06). 산치 대탑의 <사위성의 기적> 그리고 <도리천에서의 하강>과 같은 작품에서도 망고 나무를 확인할 수 있다. 붓다가 사위성으로 내려오심을 상징한다. 정확히는 상카시아(곡녀성)으로 하강하여 다시 본 거처인 기원정사로 돌아오셔서 주석하셨다.(도판08, 09) 물론, 무불상(無佛像) 시대에 주요 상징으로 묘사되는 나무는 그저 나무와 해당 장소만을 상징하지는 않는다. 이는 ‘붓다’의 실존 그 자체를 말해준다. 그렇기에 <사위성의 기적>과 같은 작품의 한 가운데에는 망고 나무가 있고, 등장인물들은 모두 이 나무를 향해 좌향좌 및 우향우를 하고 일제히 합장을 하고 있다. 망고 나무 위에 반원형의 천개(天蓋)가 묘사되어 있다.(도판08) 천개는 왕 또는 왕비의 행차 때 빠질 수 없는 물건이다. 신하들이 천개를 바쳐 들고 강한 빛 또는 바람으로 부터 외호하고 존재는 귀한 신분이다. 또 여러 층의 화려한 천개는 아주 멀리서도 볼 수 있기에, 천개의 모습만으로도 왕 또는 성자의 행차를 알 수 있다. 이에 붓다를 암시하는 상징물에는 그 위에 항상 천개가 함께 묘사된다. 그래서 보리수 위에도, 법륜 위에도 천개를 씌워서, 바로 이들 도상이 붓다임을 나타내고 있다.
(도판08 좌) <사위성의 기적>의 부분, 설법하는 붓다를 망고나무로 표현했다. (도판09 우) <도리천의 하강>(도판10)의 부분. 붓다가 도솔천에 계시다가 다시 사위성(상키시아)으로 내려오심. 망고나무와 전단향 나무로 기원정사를 나타냈다.
<도리천의 하강> 작품(도판09)에서도 붓다의 하강을 긴 사다리만으로 표현한 뒤, 그 윗부분과 아랫부분에 성스러운 나무를 두 그루(망고나무와 전단향 나무) 묘사하여 붓다의 존재를 대신하고 있다. 보드가야를 조각할 때 보리수로 붓다의 존재를 상징하는 것과 같은 맥락인 것이다. 도리천에서 내려오셨을 때는 다시 사위성 상키시아로 보배계단을 타고 내려 오셨다. 그리고 본 처인 기원정사로 돌아오셨다. 망고 나무를 향해 합장하는 프라세나지트 왕과 왕비 내외를 좌측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옆에는 전단향 나무가 묘사되어있다. 기원정사를 상징하는 나무로 전단향 나무가 또 하나 더 있는데, 이에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도판10) <도리천의 하강Descent of the Buddha from the Trayastrimsa Heaven> 산치 제1탑 북문 패널.
(도판11) 도리천에 올라가서 설법하시는 붓다의 모습. <도리천의 하강>의 부분.
(도판12) 도리천에서 하강한 붓다의 모습. <도리천의 하강>의 부분.
전단향 나무로 조각된 최초의 불상 이야기
물론 기원정사를 대표하는 나무가 망고 나무이지만, 그것 말고도 보리수와 전단향 나무가 있다. (보리수는 아난 제자와 관련이 있는데, 이는 <다음 연재>에 소개한다.) 특히, 기원정사의 주요 쿠티 중 하나인 간다 쿠티와 관련된 나무로 전단향 나무가 있다. 간다 쿠티는 붓다의 주요 거처 일번지로 유명하다. 항상 이곳에서 설법하시고, 몸을 누이어 쉬시고, 명상에 드시고 하던 붓다가 이곳을 비우는 일이 있게 된다. 어느 날 붓다는 어머니 마야 부인에게 법을 설하기 위해 도리천으로 올라가신다. 그 동안 속세의 사람들은 붓다가 안 계심에 그를 오매불망 너무 그리워하게 된다. 이에 프라세나지트 왕이 전단향 나무로 붓다 대신 불상을 조각하여 모시고 때마다, 붓다를 친견하는 양 불상에 예를 올렸다고 한다. <사위성의 기원정사>(도판05)의 우측 하단과 <도리천의 하강> (도판09)의 프라세나티트 왕의 우측에는 같은 모양의 전단향 나무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모두 기원정사의 붓다 거처 일번지인 간다 쿠티를 상징한다.
(도판13 맨 위) 전단향 나무 꽃 잎 모양. 네 개의 잎사귀가 벌어지고 그 가운데 동그랗게 꽃술이 있다. (도판14 좌) <사위성의 기원정사>(도판05)의 우측 부분. 간다 쿠티 위로 전단향 나무가 보인다. (도판15 우) <도리천의 하강>(도판10)의 프라세나티트 왕의 우측 부분. 붓다의 부재를 전단향 불상으로 대치한 것을 전단향 나무로 상징하고 있다.
전단향 나무는 불교미술 속에서 쉽게 구분할 수 있는데, 그 꽃잎 모양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방긋 피면 네 개의 꽃잎이 사방으로 벌어지고 그 안에 꽃술이 동그랗게 보주처럼 있기에(도판13, 17), 묘사할 때 다이아몬드처럼 방형으로 표현한다.(도판15, 16) 다양한 향나무 중에서 전단향 나무는 인도에서만 나기에 인디언 샌달우드(Indian sandalwood, 정식 학술 명칭은 Santalum album)라고도 부른다. 이 나무는 최초의 불상을 만든 나무로 유명하기에 보리수와 더불어 성수(聖樹)로 손꼽힌다. 지금도 불단을 장엄하는 귀한 재료로서 불상 및 향로, 그리고 가루로는 선향을 만든다. 향이 매우 강하기에 그 나무를 자른 도끼에도 향을 배게 한다고 하여, 자신을 베어버린 도끼에게도 그 향을 전하고 죽는다는 미덕이 전한다.
(도판16 좌) 전단향 나무의 묘사. <사위성의 기원정사>(도판05)의 간다 쿠티 지붕 위. (도판17 우) 전단향 나무(Santalum album, or Indian sandalwood) 열매와 꽃.
나 아닌 것들을 위해
마음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은
아무리 험한 날이 닥쳐오더라도
스스로 험해지지 않는다.
마음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은
아무리 험한 날이 닥쳐오더라도
스스로 험해지지 않는다.
부서지면서도
도끼날을 향기롭게 하는
전단향 나무처럼
마음이 맑은 사람은
아무리 더러운 세상에서도
그 마음 흐려지지 않는다.
도끼날을 향기롭게 하는
전단향 나무처럼
마음이 맑은 사람은
아무리 더러운 세상에서도
그 마음 흐려지지 않는다.
뱀들이
온몸을 친친 휘감아도
가슴에 독을 품지 않는
전단향나무처럼
- <전단향나무처럼> 인도 잠언시 수바시따
온몸을 친친 휘감아도
가슴에 독을 품지 않는
전단향나무처럼
- <전단향나무처럼> 인도 잠언시 수바시따
갈라지면서도 도끼날에 그 향을 남기는…
그래서 간다 쿠티는 ‘향실香室’이란 뜻이다. 붓다의 설법과 생활의 자취가 흠뻑 배어 있는 곳. 붓다가 모친을 위해 도리천에 올라가 90일 동안 설법하실 때, 붓다를 사모하여 매일 찾아오던 신도들은 텅 빈 쿠티에 황망함을 느낀다. 이에 프라세나지트 왕은 전단목을 깎아 붓다의 형상을 만들어 간다 쿠티에 안치하였다. 그런데 붓다께서 돌아오시자, 이미 간다 쿠티는 전단향 불상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으므로, 붓다가 기거할 곳이 없게 된다. 왕은 급히 코삼바(Kosambakuti) 쿠티를 다시 지어 붓다에게 올리게 된다. 코삼바 쿠티는 <사위성의 기원정사> 작품(도판05)의 좌측 하단에 묘사되어 있는데, 지붕의 크기와 입구의 장식으로 보아, 간다 쿠티보다 더 큰 규모로 장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삼바 쿠티는 『금강경』을 설하신 곳으로 유명하다.
(도판 18) 간다 쿠티(Gandhakuti)의 현재 모습. 스리랑카의 수도승들이 마치 붓다가 여전히 계신 양 현장에서 수행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기원정사)에서 큰 비구 천이백오십 인과 함께 계시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공양하실 때가 되었으므로 가사를 입으시고 발우를 가지시고 사위성에 들어 가시와 차례로 밥을 비시었다. 그리고 본 처로 돌아오시어 공양을 마치신 뒤 가사와 발우를 거두시고 발을 씻으신 다음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법회인유분」,『금강경』
-「법회인유분」,『금강경』
금강경 설하신 곳, ‘일체의 상相’이 환영임을 보라!
금강경의 첫머리에 붓다께서 걸식을 마치신 후 발 씻고 자리를 펴고 앉으신 ‘본 처’가 바로 이곳 코삼바 쿠티이다.(지난 연재16의 도판16 참조) 그리고 바야흐로 수보리에게 역사적인 금강경의 설법을 하신다. 금강경은 대승경전의 대표 경전으로 현재까지도 우리나라 불교 신앙의 구심점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 가슴 떨리는 현장에는 지금도 수행승들과 신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수보리는 바로 이곳에서 붓다에게 “깨달은 마음에서 어떻게 머물러야 합니까”라는 희대의 질문을 한다. 깨달은 마음 상태로 머물기란 쉽지 않다. 계속해서 번뇌가 부지불식간 점유하기 때문이다. 이에 붓다는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에 머물지 말라”라고 하신다. 그리고 나아가 ‘법상法相’에도 머물지 말라 하신다. 내적으로는 아상我相을 보아 머무름이 없게 하고(무아無我임을 통찰하고) 외적으로는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면 그것이 보살이다라는 것이다. 즉, 금강경의 핵심은 ‘제상비상諸相非相’이다. 덩어리지는 ‘일체의 상相’을 관철해버려라! 그리고 “머무름 없이 보시하라(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라고 당부하신다.
5세기 법현의 기록, 불철주야 초대규모의 사원
이곳을 5세기에 방문한 법현의 기록을 통해, 당시 기원정사 터에 남겨진 잔해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수달장자(급고독 장자)가 만든 정원은 동쪽으로 문이 나있고, 양쪽 행랑에는 두 개의 석주가 있는데 왼쪽 석주 위에는 수레바퀴(법륜)을, 오른 쪽 위에는 소의 형상이 있다. 정사 내의 물줄기는 청정하고 나무들은 무성하고 꽃들은 만발하여 가히 볼 만하니 여기가 이른바 기원정사이다. (중략) 기원정사는 원래 7층이었는데, 여러 나라 국왕들과 백성들이 다투어 보시하고, 번개幡蓋를 매달고 꽃과 향을 사르고 등불을 밝히는 것이 하루도 그치는 날이 없었다.
- 불국기佛國記, 법현
이상의 기록을 통해, 붓다의 주요 거처였던 간다 쿠티는 본래 7층 건물의 웅대한 규모였고, 정사의 곳곳에는 아름다운 연못과 청정한 우물이 있었고, 낮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하고 밤에는 찬연한 등불이 가득했던 장엄한, 사람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사원이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신은 저 무수한 겁을 통해서/ 한결같이 나의 젖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나고 늙고 죽음을 여의고/ 위없는 도를 얻어 이루었습니다.
그래서 나고 늙고 죽음을 여의고/ 위없는 도를 얻어 이루었습니다.
마땅히 그 은혜로운 양육에 보답하여/ 내 3독(毒)의 근본을 끊어 주십시오.
대장부(大丈夫)께 귀명(歸命)하노니/ 탐욕이 없는 혜시(惠施)를 하는 분입니다.
대장부(大丈夫)께 귀명(歸命)하노니/ 탐욕이 없는 혜시(惠施)를 하는 분입니다.
조어사(調御士)께 귀명하노니/ 넘어설 수 없는 최상(最上)이시며
천인사(天人師)께 귀명하노니/ 우치와 갈애(渴愛)의 계박을 길이 여의었습니다.
천인사(天人師)께 귀명하노니/ 우치와 갈애(渴愛)의 계박을 길이 여의었습니다.
밤과 낮 각각의 세 때를 통해/ 생각함을 항상 단절함이 없이
머리를 조아리고 두면례(頭面禮)를 올립니다./ 위 없는 이 크신 법왕(法王)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두면례(頭面禮)를 올립니다./ 위 없는 이 크신 법왕(法王)에게.
그리하여 지금 세존의 복전(福田)에서/ 공덕의 싹을 키우고 싶습니다.
그러니 부디 자비를 베풀어서/ 신속히 묘과(妙果)를 이루도록 해주십시오.(이하 생략)
그러니 부디 자비를 베풀어서/ 신속히 묘과(妙果)를 이루도록 해주십시오.(이하 생략)
- 마야부인이 깨달음을 갈구하며 붓다에게 올린 게송 중에서, 『불승도리천위모설법경(佛昇忉利天爲母說法經)』
붓다가 도道를 이룬 둘째 이유 ‘부모님을 제도함’
붓다께서 기원정사 간다 쿠티에서 안거를 하고 계실 때, 어느 날 제석천이 와서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심은 반드시 다섯 가지 큰일을 이루기 위함입니다“라고 한다. "첫째는 법을 설하여 인간세상과 하늘의 신들을 이롭게 함이다. 둘째는 부모님을 제도함이다. 셋째는 불법을 모르는 자들을 믿게 하는 것이다. 넷째는 아직 보살의 마음을 일으키지 못한 자에게 보살의 마음을 일으키게 함이다. 다섯째는 보살들에게 어느 때에 부처가 될 것을 증언하기 위해서이다." 깨달은 후에는 중생구제의 서원과 행원이 깨달은 자의 임무이겠다. 여기에는 부모를 제도하는 것이 특별히 명기되어 있다. 그래서 지금 어머니께서 깨달음을 갈망하고 계시니 도리천에 가서 설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붓다는 도리천에 올라 90일 동안 어머니를 위해 설법한다. 붓다는 낳고 7일 만에 돌아가신 어머니. 그 어머니와의 첫 상봉이다. 붓다는 만나는 대상마다 그 근기根機에 맞추어 다양한 내용으로 설법을 하시지만, 그 요지는 언제나 같다. 바로 생멸법生滅法의 무상無常과 모든 존재는 무아無我라는 것. 그리고 현상의 법法으로서의 12연기緣起이다. 즉, 사성제와 팔정도를 어머니에게 가르쳐 주신다.
(다음 호에 계속)
글ㆍ사진: 강소연(불교문화재학 전공ㆍ중앙승가대학 교수)
<필자 소개>강소연중앙승가대학 교수. 문화재청 전문위원, 성보문화재위원회 위원, 조계종 국제위원, 문화창달위원회 위원, 전통사찰보존위원회 위원 등. 30년 간 오로지 불교문화재를 연구한 베테랑 학자. (경력)홍익대 겸임교수(10년 근속),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BK연구원, 동국대 불교학과 연구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 역임. 조선일보 공채 전임기자, 대만 국립중앙연구원 역사어언연구소 장학연구원, 교토대학 대학원 연구조교 역임. (수상) 일본 최고 명예학술상 ‘국화상’ 논문상, 불교소장학자 ‘우수논문상’. (저서)『명화에서 길을 찾다-매혹적인 우리 불화 속 지혜-』(시공아트), 『사찰불화 명작강의』(불광출판사), 『잃어버린 문화유산을 찾아서』(부엔리브로)
○ Copyrightⓒ2018 by Soyon Kang. 저작권자ⓒ‘강소연’ 본 연재 글과 사진의 무단 복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본 연재를 위한 인도 성지 순례는 혜민 스님 주최, 광륵사 및 광륵선원의 후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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