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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의 본분사는 ‘상구보리 하화중생’하는 것

염정우 기자 | bind1206@naver.com | 2020-02-05 (수) 09:08

태고총림 선암사 방장 지암 스님
불기2564년(2020) 동안거 해제 법어
 

태고총림 선암사 방장 지암 스님(사진. 한국불교신문 제공)
 
 
태고총림 선암사 방장 지암 스님은 오는 8일 동안거(冬安居) 해제를 앞두고 고통 받는 중생들을 보듬고 일깨우기를 당부하는 법어를 5일 발표했다.
 
지암 스님은 “출가 사문에게 안거는 스스로의 공부를 점검하고 더욱 견고히 하는 기간이며, 번다한 일들에서 벗어나 오롯이 화두에만 집중하며 보리의 법락(法樂)을 즐기는 기회이기도 하다”면서 “마치 씨앗이 겨울을 보내며 스스로의 양분을 머금고 응축시켜 새봄의 움틈을 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암 스님은 “이제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으니 다시 산문 밖으로 나가서 중생들과 호흡하며 불도를 실천할 때”라면서 “모름지기 사문의 본분사는 ‘상구보리 하화중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부디 사문의 행실이 곧 법문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탐욕과 미움으로 고통 받는 중생들을 보듬고 일깨우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거'란 동절기 3개월(음력 10월 보름에서 차년도 정월 보름까지)과 하절기 3개월(음력 4월 보름에서 7월 보름까지)씩 전국의 스님들이 외부와의 출입을 끊고 참선수행에 전념하는 것을 가리킨다.
 
다음은 태고총림 선암사 방장 지암 스님, 불기2564년(2020) 동안거 해제 법어 전문이다.
 
 
불기2564년(2020) 동안거 해제 법어
 
仙巖千梅滿開花(선암천매만개화)선암사 천년 매화 활짝 피면,
幽香溢牆流萬里(유향일장유만리)그윽한 향기 담장을 넘어 만리에 퍼지고.
山門石人着新衣(산문석인착신의)산문 밖 석인은 새 옷을 입고,
悄悄傳信繫三世(초초전신계삼세)가만히 전하는 소식은 삼세로 이어지네.
 
출가 사문에게 안거는 본래 구족되어 있는 성품을 바로보아 스스로의 공부를 점검하고 더욱 견고히 하는 기간이며, 번다한 일들에서 벗어나 오롯이 화두에만 집중하며 보리의 법락(法樂)을 즐기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또한 중생제도와 불국토건설의 대업실천을 위해 스스로를 갈고 닦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마치 씨앗이 겨울을 보내며 스스로의 양분을 머금고 응축시켜 새봄의 움틈을 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으니 다시 산문 밖으로 나가서 중생들과 호흡하며 불도를 실천할 때입니다.
봄꽃이 자리를 가리지 않고 조계산 곳곳에서 피어나고, 봄바람도 한곳에 머묾 없이 두루 통하여 천하를 움트게 하듯이 말입니다.
 
모름지기 사문의 본분사는 ‘상구보리 하화중생’하는 것입니다.
 
부디 사문의 행실이 곧 법문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탐욕과 미움으로 고통 받는 중생들을 보듬고 일깨우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원나라 초석범기(楚石梵琦)스님이 남기신 일문을 전합니다.
 
處處眞處處眞(처처진처처진)    곳곳이 진실이고, 곳곳이 진실이며
塵塵盡是本來人(진진진시본래인) 티끌이 모두 다하면 바로 본래인이로다.
眞實說時聲不現(진실설시성불현) 진실을 설할 때는 소리가 나타나지 않고,
正體當當沒却身(정체당당몰각신) 정체가 당당함에 몸뚱이는 드러나지 않는다.
 
불기2564년 음력 1월 15일 
태고총림 선암사 방장 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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