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사회정책연구소 법응 스님이 무불성관(無佛 性觀/1907~1984) 스님의 ‘집인첨(集印帖)’을 입수해 공개했다.

 

무불성관 스님은 근대의 선지식이며 일경에게 모진 고문을 당하기도 했던 스님이다. 스님은 일제강점기 금강산, 묘향산, 평양을 비롯한 북한지역은 물론 전라도와 경상도 등 전국을 다니시면서 교학과 포교에 전념하신 스님이다. 1984년 3월27일 부산 금용암에서 장례 절차가, 다비식은 통도사 다비장에서 봉행됐다. 광덕 스님은 장례식에서 손수 지은 봉송문을 읽으며 무불 스님을 찬탄했다.

 

 

 

법응 스님은 지난해 무불 스님의 필사본 <제경행상>을 입수해서 동국대학교에 기증, 논문이 생산되고 현재도 연구 중에 있다. 이번에는 무불스님의 ‘집인첩(集印帖’」을 입수했다. ‘집인첩’은 비록 논서는 아니지만 여기에 담겨져 있는 다양한 내용들은 일제강점기 불교계의 단면과 시대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판단된다. 특히 직인은 사찰의 인장연구에 필요한 자료로 여겨지고 있다.

 

본 ‘집인첩’은 무불스님이 1936년(당시의 연대표기: 소화11년)을 전후로 하는 기간에 금강산 등 전국 각지를 만행하면서 받은 방문 사찰의 직인 및 참배 확인 도장 그리고 당대의 고승으로부터 받은 시문과 그림 등을 담고 있는 사료다.

 

 

전후 26면(도합52면)의 수진 접철본으로 △「평양남도 평양부 창전리 159 금강대본산유점본말사평양포교소」직인 및 고무인 △초부(草夫), 고봉(古峰), 만응(卍應) 스님의 친필 등 희소가치가 있는 고승들의 자료 △보덕암을 비롯한 금강산 내 사찰과 천축사, 영화사, 영명사 등 서울 및 평양 근교 여러 사찰들의 직인 △묘향산 보현사, 불국사, 봉은사, 석왕사, 태종무열왕 비석을 비롯한 각지 70여 곳의 인장 등이 있다.

 

1936년은 일제가 이듬해 중일전쟁을 앞두고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하며 황국신민화 정책을 본격화 하는 때여서 이 ‘집인첩’은 그러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당시 식민지배 세력의 힘의 과시였던 경성의 여러 백화점들, 즉 조지아(丁子屋), 미스코시(三越), 미카나이(三中正), 히라다(平田 ) 그리고 화신(和信 )백화점의 스탬프가 찍혀 있다. 관계 전문가에 의하면 이처럼 다양한 내용의 ‘집인첩’은 처음이라고 한다.

 

법응 스님은 “근대 불교사를 연구하거나 관련한 사찰 그리고 관심이 있는 분들을 위해 공개한다”고 공개의 의미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