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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천동

미디어붓다 | mediabuddha@hanmail.net | 2019-11-25 (월) 18:13

석가봉과 명경대
 
백천동은 만천에 백천이 합쳐지는데서 부터 백천 골짜기의 막바지인 조탑장까지의 계곡미를 보여준다. 백천동 계곡은 석가봉(946m)과 십왕봉(1,141m) 두 산줄기 사이에 펼쳐져 있다.
 


정선의 금강산 전도.
 
내금강 만천상류에서 백천이 합치는 곳에서 오른쪽 골 안으로 들어서면 구불구불한 개울을 따라 비교적 평탄한 길이 얼마동안 계속되는데 골짜기는 좁고 깊숙하며 어딘지 알지 못할 깊은 곳에 자꾸만 들어서는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백천동 골 안의 특징은 석가봉과 십왕봉을 비롯하여 전설이 깃들어있는 기묘한 봉우리와 괴상하게 생긴 바위들로 벼랑을 이룬 좁은 골짜기가 이리 왔다 저리 갔다 자주 꼬여서 사방이 꼭 막힌 감이 나는 것이다.
 
이 골짜기에 들어서서 들어서면 또 한 굽이 첩첩한 산과 물이 이리저리 서로 어울리면서 끝없이 깊숙한 골짜기가 연이어 계속된다.
 


금강산 석가봉. 선우영 작.
 
 
목이 아프도록 쳐다보고 눈물이 돌도록 굽어보며 지장봉을 옆에 두고 한 굽이 안고 돌면 맞은편에 석가봉이 있다. 석가봉은 지장봉세 2km가량 되는 곳에 있는데 부처와 같이 생긴 봉우리이다. 전설에 의하면 앉아 있다가 비둘기를 잡아먹으려는 보라매에게 “네가 고기가 먹고 싶으면 나의 머리를 쪼아 먹어라.”고 하니 황공한 매가 잡았던 비둘기를 먹지 못하고 놓아 보냈다고 한다. 그때부터 이 봉우리 이름을 석가봉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지난날 승려들이 산 모습을 가지고 불교 포교를 위하여 이름을 지은 것이다.
 
석가봉 결가지(운주봉) 바위 벼랑위에는 마치 개울물에 노는 물고기를 엿보듯 아래를 내려다보는 오리 모양의 바위가 있다. 이것이 오리바위이다. 소리만 지르면 날아갈 듯한 형세이다.
다시 한 굽이를 돌면 둥그런 큰 바위가 길가에 놓여있다. 바위위에는 “옥경대” “업경대” “명경대”라는 글들이 새겨져있는데, 이것은 바위 앞에 바라보이는 거울처럼 생긴 큰 바위의 이름이다.
 
이 바위에는 전설에 죄진 사람이 끊어 앉았던 흔적이라고 하는 무릎자리와 눈물이 흐른 자리라고 하는 좁은 홈이 있다. 이 바위가 배석대이다. 배석대위에는 오른쪽을 보면 십왕봉이 솟아있고 그 아래로 판관봉, 인봉, 사자봉, 지옥문, 극락문이 순차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선의 명경대.
 
배석대 앞 개울 맞은편에는 마치 큰 경대를 세워 놓은 듯한 넓고 길죽한 장방형의 큰 바위가 세워져 있다. 이것이 전설과 연결되어 있는 유명한 명경대이다. 명경대는 “옥경대” 또는 “업경대”라고도 한다. 높이와 너비가 각각 90여m, 30m 되는 명경대는 바위면이 갈아낸 듯 반듯하고 불그스레하고 희끄무레한 색깔이여서 저녁 햇볕이 비치면 은빛, 금빛으로 현란하게 번쩍인다.
 

이곳에 다가가면 누구나 “과연 밝은 거울(명경)이 분명하구나!”하고 그만 입을 딱 벌린다.
 
명경대와 배석대두리에 높이 솟은 십왕봉, 판관봉, 인봉, 죄인봉, 사자봉, 극락문, 지옥문, 황사굴, 흑사굴 등은 하나의 전설 속에 나오는 명소들이다. 그에 의하면 명경대는 “신비한 거울”로서 사람들의 마음속까지 다 비치여 “죄”가 있는가 없는가, 수명이 긴 가 짧은가, 잘 살겠는가 못 살겠는가를 가려낸다고 한다.
 
배석대에 올라 명경대를 향하여 끓어 엎드리면 명경대에 “죄”가 있는가 없는가를 환히 비치는데 저승(염라국)의 재판관들인 십왕(열명의 왕), 판관은 그에 따라 판결을 내려 도장을 찍고 사자(신하)는 명령을 기다리는데 “죄인”들은 좁은 지옥문으로 보내고 죄 없는 착한 사람은 넓은 극락문으로 보낸다고 한다.
 
배석대의 무릎자리는 판결을 받기 위하여 명경대를 향하여 엎드렸던 자리이고 홈은 “죄” 있는 자들이 떨군 눈물이 흐른 자리라고 한다. 이것은 백천동 골 안의 기묘한 바위, 봉우리들을 불교의 “염리국”의 관직, 지명을 이용하여 승려들이 만든 이야기이다.
 
“명경대”전설에는 사람이 생시에 좋은 일을 하면 “극락세계”에 가고 죄를 지으면 “지옥”에 간다는 업인과보에 대한 이야기이다.(계속)
 


금강산의 가을.  최인하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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