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ABC) 사업단(단장 정승석 교수)과 대한불교조계종 해인사 백련암(경상남도 합천군, 감원 원택스님)이 오는 22일(금)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백련암 소장 불서 조사 완료 기념 학술세미나 ‘성철스님의 수행과 공부’>를 개최한다.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 사업(이하 ‘ABC’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동국대의 지원으로 동국대 불교학술원(ABC 사업단)에서 수행하고 있는 불교 전통문화 현대화 사업이다. ABC 사업단은 전국의 사찰에 소장된 기록문화 유산을 조사·촬영하고, 원문을 탈초, 번역하여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 어디서라도 누구나 쉽게 자료를 검색, 활용할 수 있다.

 

불교학술원은 2017년 11월부터 백련암 소장 고문헌 조사를 시작했다. 백련암 고문헌은 성철(性徹, 1912~1993)스님이 생전에 소장, 연찬하였던 2천 2백여 책이다. 성철스님의 소장 불서는 대부분 1947년에 김병룡(金秉龍, 1895~1956)거사에게 증여받은 책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백련암 문헌 조사에서 증여계약 서목뿐만 아니라 성철스님이 개인적으로 수집한 책을 친필로 기록한 도서목록을 확인했다. 증여계약은 1948년 9월에 증여자 김병룡거사와 수령자 성철스님 그리고 입증인으로 김낙인(金洛仁)과 자운스님의 참관 하에 체결됐다. 증여서목에는 총25부로 분류한 1,773책이 기록되어 있다.

 

 

 

김병룡거사에게 증여받은 불서에는 19세기에서 20세기 초 불교계에서 활약한 혜월거사 유성종(劉聖鍾), 인허 성유(印虛性維), 박선묵(朴銑黙), 최취허(崔就墟), 권상로(權相老) 등의 장서인(藏書印)이 다수 확인됐다. 이러한 장서목록과 장서인을 통해서 김병룡거사에서 성철스님에게까지 어떻게 책이 유전(流轉)되었는지 이번 조사보고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백련암 소장 중요 전적으로는 고려 고종 23(1236)년에 정분(鄭奮, 정안)이 진양후 최우(崔瑀)의 무병장수와 가문의 안녕을 기원할 목적으로 개판한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전7권 2책)과 1464년 간경도감판 󰡔선종영가집언해(禪宗永嘉集諺解)󰡕(상하 2책), 1472년 왕실발원판 󰡔대장일람집(大藏一覽集)󰡕(10권 10책) 등이 확인된다. 또한 1475년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이 주석한 󰡔십현담요해(十玄談要解)󰡕는 희귀 판본이며, 이를 언해한 1548년 강화도 정수사판(淨水寺版) 󰡔십현담요해언해󰡕는 유일본으로 추정된다. 

 

 

 

<백련암 소장 불서 조사 완료 기념 학술세미나>에서는 ▲서수정 동국대 교수의 <백련암 소장 문헌의 현황과 가치> 조사보고에 이어 ▲남권희 경북대 교수의 <해인사 백련암 소장 한국본 불서의 서지적 분석> 발표와 옥영정(한중연) 교수의 토론 ▲김영진 경주 동국대 교수의 <중국 근대 금릉각경처의 각인 사업과 백련암 소장 금릉각경처각본 유식문헌의 성격 고찰> 발표, 토론 : 박현규 순천향대 교수의 토론 ▲최원섭 위덕대 교수의 <퇴옹 성철의 불서 인용과 유필노트> 발표, 서재영 성균관대 교수의 토론 ▲김광식 동국대 교수의 <성철의 꿈과 김룡사 운달산 법회(1966)> 발표, 박희승(불교인재원) 교수의 토론으로 진행된다.

 

이번 학술세미나는 그 동안 일반인들에게는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성철스님 불서의 소장 경위와 조사 현황을 보고하고, 백련암 장경각 불서의 문화재적 가치와 선사(禪師)로만 알려진 스님의 교학과 사상의 지평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아울러 김룡사에서의 최초 법문을 통해 스님의 꿈과 이상을 가늠해보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