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당 ‘동아시아 질서재편과 미·중의 경쟁구도’ 중 발표1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동아시아’에 대한 박원곤 교수의 발표 요지는 다음과 같다.

 

- 트럼프 대외정책의 기조에는 비용 대 효과를 따지며 더 이상 세계평화와 번영을 위해 미국이 제공하던 안보 공공재의 비용을 감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반영되어 있다. 이에 따라 동맹국과 우호국의 책임과 비용 증대를 거칠게 요구한다. 이러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트럼프 개인의 이탈이 아닌 미국의 대전략 변화로 향후 ‘트럼피즘’으로 고착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더불어 대중국 관계도 단순한 견제를 넘어서 본격적인 경쟁을 통해 중국의 부상을 확실히 막겠다는 의지를 표출한다.

 

-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겨냥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미국 단독이 아닌 역내 동맹국과 우호국의 적극 동참을 통해 시행하고자 한다. 그러나 정책 시행과 관련하여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국제 규범과의 충돌, 역내 국가의 미국과 중국 사이 선택의 어려움, 여전히 모호한 실제 이행 전략 등의 한계점도 존재한다. 그러나 역내 국가이자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은 미·중 사이에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보다 자주, 강화될 것이므로 나름의 국가 대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1마당 발표2 ‘중·러의 전략적 연대와 동아시아’에 대한 이성현 센터장의 발표 요지는 다음과 같다.

 

- 최근 들어 중국과 러시아가 ‘동맹’을 맺을 가능성을 점치는 관측들도 나오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동맹'이란 말을 안 쓰지만 현재 거의 동맹 수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현재의 인도·태평양전략이 가져오는 지정학적 구도에서 볼 때 중·러의 전략적 협력 파트너십은 안정적으로 평가된다. 중·러관계에서 중국이 갈수록 ‘형님’ 노릇을 하는 것에 러시아는 자존심이 상하지만, 그렇다고 이 관계를 깰만한 더 좋은 대안이 부재한 상황이다.
- 미·중 무역전쟁은 ‘봉합 후 다시 악화’, 그리고 다시 봉합 그리고 다시 악화, 이러한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면서, 전체적으로는 미·중관계가 ‘하향평준화’ 포물선을 그리면서 악화의 트렌드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 중국은 무역전쟁에서 밀리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을 ‘기울고 있는 대국’으로 본다. 이는 왜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밀리면서도 중국이 ‘항복’을 하지 않는지를 설명한다. 중국은 ‘시간은 중국편’이라고 본다. 
-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은 유의미한 동시에 유한적이다. 러시아는 극동지방에서 중국의 독보적 경제적 영향력을 ‘분산’시키는 차원에서 한국의 경제적 투자를 환영하지만, 북핵 문제를 포함한 안보적인 측면에서는 결국 중국을 따라 투표를 할 것이다. 
- 미·중간의 무역전쟁은 양국 간 미래 패권경쟁이라고 볼 때, 미·중관계의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과정은 단기적 과제가 아닐 것이다. 한국이 그런 도전을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토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2마당 ‘한미안보협력의 현재와 미래’ 중 발표1 ‘한반도 안보환경 변화와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한 조성렬 교수의 발표문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한미동맹 자산인가, 부담인가

 

- 한미 간의 방위비 분담을 규정한 『한미행정협정 (SOFA)』 제5조에는 방위비분담의 항목을 한국인 군무원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등 세 가지로 제한해 놓고 있다. 만약 미국의 주장대로 미군 전략자산의 전개비용이나 주한미군 인건비까지 한국이 부담하기 위해서는 협상에 앞서 ‘작전지원 항목’을 추가하는 등 SOFA 개정이 선행되어야만 가능하다. 특히 주한미군 인건비까지 국민의 세금으로 부담하게 된다면, 주한미군은 동맹군대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고용된 일개 ‘용병’으로 전락하게 된다.
 
- 미국은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개정 협의에서 전작권 전환 이후 연합위기관리의 범위를 한반도를 넘어 미국으로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이것은 한국군 대장이 신연합사 사령관이 되더라도 해외분쟁에 주한미군을 파병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서를 개정해도 ‘태평양지역’ 내에 있는 한미의 ‘영토’에 대해 ‘무력공격’이 있을 때로 한정한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적용범위를 바꾸지 않는 한 한국군 파병은 불가능하다. 만약 조약의 개정논의가 이뤄진다면 자동개입조항 신설, 미군의 주둔권 제한, 유효기간 설정 등으로 개정되어야 한다.

 

- 「주한미군 2019 전략다이제스트」에 한국군을 유엔군 전력제공국의 하나로 표기했다. 또한 미국이 독일과 일본에게 전력제공국으로 들어오라고 요청했다는 언론보도로 인해 파문이 일었다. 이 문제가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한국군을 전력제공국의 일원으로 보게 되면,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주한미군사령관이 신연합사령부가 아니라 유엔사령부를 통해 계속해서 전작권을 행사하지 않을까 하는 추정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만약 일본이 전력제공국이 된다면 유사시 일본자위대가 유엔사령부의 일원으로 한반도에 들어올 수 있게 됨을 의미하게 되기 때문이다.

 

- 북한의 합리적 안보우려를 해소해 줄 때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이 가능하다고 할 때,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프로그램의 포기를 전제로 북한당국이 추구할 것으로 보이는 적정군사력은 적어도 주변국들의 선제공격에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다. 여기에다 크게 열세인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을 고려하여 한미와의 불가침 공약이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적정군사력을 유지하고 ‘불가침’을 보장받아야만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약속대로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프로그램과 중장거리 및 대륙간 탄도미사일(IRBM, ICBM)의 포기가 가능할 것이다.

 

 

▲2마당 발표2 ‘한·미·일 삼각안보협력의 허와 실’에 대한 남기정 교수의 발표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강제동원-수출규제-지소미아의 3각 함수

 

-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이면에서 한일관계는 2018년에 위기를 맞이했다. 한국은 전쟁의 위기를 고조시켜 온 한반도 정전협정체제를 종식시키려 했고 일본은 한반도 정전협정체제를 전제로 성립한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려 했다. 이것이 한·일 사이에 지정학의 전선을 형성했고, 정전과 냉전을 해석하는 역사적 층위가 어긋나면서 상호불신을 증폭시켰다. 이것이 2019년 여름을 뜨겁게 달군 무역전쟁의 배경이다.

 

- 한일무역전쟁을 촉발한 일본의 수출규제조치는 전략물자의 유출이라는 안보 문제를 명분으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명분이 아니라, 2018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로 변화한 안보환경에 대한 일본의 전략적 대응이었다. 한·미·일 안보삼각형을 남·북·일 평화삼각형으로 바꾸려는 한국정부의 노력에 대한 일본의 대응이었던 것이다.

 

- 일본은 신한반도체제 구축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거쳐야 할 1965년 체제 극복의 과제를 무역전쟁으로 전환시켰으며, 이에 대해 한국정부는 지소미아로 대답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정부의 대응은 오히려 정면 대응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역사와 경제와 안보(평화)의 문제가 다시 연계되었다. 역사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경제전쟁을 촉발했고, 그것이 다시 안보갈등으로 번진 것은 정책결정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이미 구조화되어 있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2019년 역사에서 경제로, 경제에서 안보로 중점이 이동한 것은, 1965년에 한·일이 역사문제를 비켜 경제협력의 형태로 간접적 안보협력을 개시한 구조를 거꾸로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한·미·일 안보협력의 일환이었음은, 지소미아 문제가 방위비분담금 문제와 유엔군연합사 문제와 얽혀 복잡한 3각 함수를 이루게 되는 경위에서 확인된다.

 

- ‘지소미아-방위비분담금-유엔사 문제’라는 3각 함수는 역사-경제-안보라는 3차원의 쟁점영역과 한·미·일이라는 3각 구도 속에서 ‘북한 비핵화-동북아 비핵무기지대화-평화유지군’ 문제라는 새로운 3각 함수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그 최적화가 마련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