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명확
자타카 272경에 ‘우둔한 나무신’의 이야기가 나온다.
옛날 어떤 숲에 나무신 두 명이 살고 있었다.
그 숲에는 사자와 호랑이가 살고 있었다.
그 숲에는 사자와 호랑이가 잡아먹고 남은 시체가 뒹굴어 다녔다.
그래서 그 숲에는 언제나 썩어가는 시체 냄새가 진동하였다.
그러나 사자와 호랑이 때문에
사람들은 이 위험한 숲에는 접근하지 않았다.
어느 날 ‘우둔한 나무신’이 ‘현명한 나무신’에게 말하였다.
“사자와 호랑이 때문에 시체냄새가 진동을 하니 매우 불쾌해 나는 이놈들을 쫓아버릴 참이야”
그러자 현명한 나무신이
“그들 사자와 호랑이 때문에 이 숲이 지켜지고 있는 것을 알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인간들이 숲의 나무를 베어버리고
논과 밭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들의 터전을 파괴할 것이야
그렇게 되면 자네와 내가 곤란해질 것이야 ”
이렇게 이치를 들려주었지만
‘우둔한 나무신’은 마법의 힘을 행사하여 사자와 호랑이를 모조리 쫓아 버렸다.
사자와 호랑이가 완전히 사라지자 사람들은 재빨리 숲의 한켠을 허물기 시작했다.
우둔한 나무신은 걱정하며 사자와 호랑이에게 돌아와 달라고 이야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숲의 나무는 베어졌고 나무신들이 살던 장소도 사라져버렸다.”
자타카를 읽으니 오늘의 인류가 바로 우둔한 나무신이라 생각된다.
조그마한 불편을 없애기 위해 지구의 자원을 낭비하고
입맛을 즐기고자 열대우림을 파괴한다.
기후 온난화를 일으켜서 자신의 터전인 도시를 수몰시키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그런 위험을 경고하고 가르쳐주는 사람들의 말을 무시하고 살아간다.
현명한 나무신의 충고를 무시하듯이
지속적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 깨달아야 한다.
그것이 번영과 모든 행복의 기반이 된다.
조그마한 편함을 쫓다가 이제는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되었다.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만이 아니라 사랑스러운 자녀들이 살아갈 세계를 황폐하게 만든다.
조그만 불편을 감수하여 큰 괴로움을 예방하는 지혜가 많은 이들에게 생기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