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정스님의 향기로운 공감언어와 법문
법정스님 공감법어 70
정찬주 2019-10-16 (수) 07:29
일러스트 정윤경
용서가 가장 큰 수행이다
스님의 말씀과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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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가장 큰 수행입니다. 남에 대한 용서를 통해 나 자신이 용서받게 됩니다. 또 용서를 통해서 그만큼 인간적으로 성숙할 수 있습니다. 달라이라마의 <용서>란 책을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중국의 티베트 침략 전부터 달라이라마가 잘 알고 지낸 한 스님이 있었습니다.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하자 달라이라마는 인도로 망명을 떠납니다. 그런데 남아 있던 그 스님은 그만 중국 경찰에 체포되어 18년 동안 감옥에 갇힙니다. 그곳에서 티베트를 비판하라고 강요받으며 온갖 고문을 당합니다. 그렇지만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그 스님은 요지부동입니다. 그 후 가까스로 석방되어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로 탈출합니다. 달라이라마가 20년 만에 다람살라에서 그 스님을 만났는데, 옛날의 얼굴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감옥에서 그토록 고초를 겪었음에도, 전혀 변하지 않은 것입니다. 대화를 나누다가 달라이라마가 스님에게 묻습니다.
용서는 가장 큰 수행입니다. 남에 대한 용서를 통해 나 자신이 용서받게 됩니다. 또 용서를 통해서 그만큼 인간적으로 성숙할 수 있습니다. 달라이라마의 <용서>란 책을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중국의 티베트 침략 전부터 달라이라마가 잘 알고 지낸 한 스님이 있었습니다.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하자 달라이라마는 인도로 망명을 떠납니다. 그런데 남아 있던 그 스님은 그만 중국 경찰에 체포되어 18년 동안 감옥에 갇힙니다. 그곳에서 티베트를 비판하라고 강요받으며 온갖 고문을 당합니다. 그렇지만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그 스님은 요지부동입니다. 그 후 가까스로 석방되어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로 탈출합니다. 달라이라마가 20년 만에 다람살라에서 그 스님을 만났는데, 옛날의 얼굴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감옥에서 그토록 고초를 겪었음에도, 전혀 변하지 않은 것입니다. 대화를 나누다가 달라이라마가 스님에게 묻습니다.
“스님, 18년 동안 그토록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 두려웠던 적은 없습니까?”
그러자 그 스님은 이렇게 답합니다.
“나 자신이 중국인들을 미워할까 봐, 중국인들에 대한 자비심을 잃게 될까 봐, 그것이 가장 두려웠습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그러자 그 스님은 이렇게 답합니다.
“나 자신이 중국인들을 미워할까 봐, 중국인들에 대한 자비심을 잃게 될까 봐, 그것이 가장 두려웠습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몹시 부끄러웠습니다. 나 자신이 그런 처지에 있었다면 과연 이렇게 생각할 수 있었을까? 그러지 못했을 것입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 용서는 가장 큰 수행입니다. 타인에 대한 용서를 통해 나 자신이 용서받게 됩니다. 또 그만큼 내 그릇이 성숙해집니다. 마음에 박힌 독은 용서를 통해 풀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부처님에게 “자비와 용서를 어디서 구해야 합니까?” 하고 묻습니다. 이때 부처님은 땅을 가리키며 말합니다.
“땅은 언제나 자비롭고 용서하며 너그럽다.”
“땅은 언제나 자비롭고 용서하며 너그럽다.”
땅은 모든 것을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대지를 어머니에 비유해 ‘어머니 대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더럽히거나, 허물어뜨리거나 해도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받아들입니다. 이것이 대지입니다. 땅의 덕입니다. 이런 땅을 딛고 사는 우리는 이와 같은 ‘땅 보살’에게 수시로 배워야 합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은 눈을 밖으로 팔지 말라고 했습니다. 자기 발 뿌리를 늘 살펴야 합니다. 남이 못했든 잘했든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올바른 삶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과연 이 대지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맑고 향기롭게 살고 있는가, 그것을 점검해야 합니다. 땅의 덕을 배워야 합니다.
갈무리 생각
갈무리 생각
한 달 전 광주에 사는 친구가 내 산방으로 찾아왔다. 나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싶다고 했다. 친구는 부산에 여동생이 둘 있는데, 최근에 사이가 안 좋아져서 화해를 시키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조언을 구해왔다. 친구의 막내 여동생은 규모가 큰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모양이었다. 막내 여동생은 원래 부자였고, 둘째 여동생은 남편이 사업하다가 망해서 의지할 데 없이 어렵게 살고 있었다고 한다. 인정 많은 막내여동생이 곤경에 처한 언니를 불러 슈퍼마켓 관리자로 일하면 어떻겠냐고 제의했다. 그때 친구는 걱정되는 일이 하나 있어서 슈퍼마켓에 들어갈 둘째 여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나에게 털어놓았다.
“너로서는 정말 행운인데 걱정되는 것이 하나 있다. 그런데 이것만 조심하면 별일은 없을 것 같다. 슈퍼마켓에 출근해서는 막내와 너는 상하관계이다. 언니, 동생이 아니다. 동생이 사장이고 너는 관리자다. 퇴근해서만 언니, 동생이 되는 거다. 이것만 염두에 두고 일하면 서로 더없이 좋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여동생들 간에 사이가 틀어져 심각하다고 말했다. 둘째 여동생은 막내 여동생이 직원 다루듯 자신을 무시한다는 것이고, 막내 여동생은 둘째 여동생이 말도 안 하고 늘 얼굴이 굳어 있으니까 모든 직원들 분위기가 싸늘해졌다는 것이었다. 둘째여동생이 물건을 납품받는 일에 서툰 것이 발단이 됐는데 지금은 갈라서야 할 만큼 위기가 왔다고 말했다.
“너로서는 정말 행운인데 걱정되는 것이 하나 있다. 그런데 이것만 조심하면 별일은 없을 것 같다. 슈퍼마켓에 출근해서는 막내와 너는 상하관계이다. 언니, 동생이 아니다. 동생이 사장이고 너는 관리자다. 퇴근해서만 언니, 동생이 되는 거다. 이것만 염두에 두고 일하면 서로 더없이 좋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여동생들 간에 사이가 틀어져 심각하다고 말했다. 둘째 여동생은 막내 여동생이 직원 다루듯 자신을 무시한다는 것이고, 막내 여동생은 둘째 여동생이 말도 안 하고 늘 얼굴이 굳어 있으니까 모든 직원들 분위기가 싸늘해졌다는 것이었다. 둘째여동생이 물건을 납품받는 일에 서툰 것이 발단이 됐는데 지금은 갈라서야 할 만큼 위기가 왔다고 말했다.
나는 친구에게 이야기를 듣다가 ‘물건 납품받는 일’은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함께 일하면서 쌓여온 서로에 대한 서운한 감정이 ‘물건 납품받는 일’을 계기로 터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조언해 주었다.
“자네는 오빠 입장을 버리고 돌아가신 아버지 입장에서 두 동생을 바라봐야 하네. 오빠 입장이 되면 어느 편으로 기울기 쉽지만 아버지 입장이 되면 두 동생을 공평하게 바라보고 충고할 수 있을 것이네. 또 어머니 입장이 되어 어쨌든 두 동생이 화해하고 용서할 수 있도록 충고해야 하네. 아버지와 어머니 입장이 된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자네는 오빠 입장을 버리고 돌아가신 아버지 입장에서 두 동생을 바라봐야 하네. 오빠 입장이 되면 어느 편으로 기울기 쉽지만 아버지 입장이 되면 두 동생을 공평하게 바라보고 충고할 수 있을 것이네. 또 어머니 입장이 되어 어쨌든 두 동생이 화해하고 용서할 수 있도록 충고해야 하네. 아버지와 어머니 입장이 된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며칠 전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내가 조언한 대로 부모의 입장에서 부산으로 두 동생을 찾아가 충고했더니 서로 울면서 용서하고 화해한 뒤 처음처럼 슈퍼마켓을 잘 운영하고 있다는 전화였다.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용서를 통해 나 자신이 용서받는다는 스님의 말씀을 또다시 떠올리는 두 자매의 해피앤딩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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