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학종 미얀마 수행기

<이학종의 미얀마 수행기>

이학종 | urubella@naver.com | 2019-07-26 (금) 10:06

24. 부처님의 옛길에 함께 한 도반들  
 
함께 수행했던 김재상 교수도 오늘 아침 수행센터를 떠났고, 이어 신성조 거사도 양곤과 인도를 향해 출발했다. 일찌감치 위빠사나 수행에 눈이 뜬 분들이라 그동안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막상 떠나고 나니 허전함이 밀려온다. 그러고 보니, 담마마마까에서 만난 한국인 수행자들의 면면이 떠오른다. 한 분 한 분이 살펴볼수록 모두 대단하다. 사람의 몸을 받고 태어나 부처님의 법을 만났고, 그 어렵다는 수행의 길로 접어든 분들이니 도와 과를 성취할 인연이 성숙한 분들일 것이다.
‘미스 홍’으로 불리는 여성 수행자는 84세의 노익장이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오래전부터 해마다 미얀마를 찾아 위빠사나 수행을 해오고 있다. 미대를 졸업한 서양화가이기도 한 이 분은 본래 가톨릭 신자였으나 테라와다 수행에 관심을 갖고부터는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수행에 열중하고 있다. 홍 보살님이라고 부르면 ‘미스 홍으로 불러 달라.’는 위트를 날리는 호방한 성정의 큰누님 같은 분이다.
중년여성인 조미영(가명) 씨는 가톨릭 신자이면서도 불교에 관심이 많아 동국대 평생교육원 불교학과를 졸업했다. 여기서 김진태 교수와 인연이 되면서 테라와다 불교를 만났다. 요가를 틈틈이 강의하는 등 수행에 관심이 많아, 수행의 진전이 매우 빠른 편이다. 조 씨는 단체가 아닌 혼자서 미얀마의 여러 수행센터를 찾아다닐 정도로 위빠사나 수행에 큰 열의를 가지고 있다. 
 
중국인 출신의 한 띨라신(여성 출가수행자)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마하시 계통 수행모임에서 테라와다 불교를 처음 만났다. 이 분은 중국에서 수행을 하면서 올 겨울에 담마마마까 수행센터에 와서 출가, 띨라신이 되어 수행에 전념하고 있다. 동아시아 대승불교의 중심적인 나라이자 선불교의 종주국이기도 한 중국 본토의 불자들이 미얀마까지 와서 테라와다 불교 수행법을 실천하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간화선 전통은 중국에서는 이미 끊겼고, 그렇다고 대만으로 가기도 여의치 않자 테라와다 권으로 중국인 불자들이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 사람들이 미얀마 수행센터에서 수행을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데, 중국인은 외국인 중에서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할 정도다. 중국 뿐 아니라 대만의 경우에도 십여 전부터 미얀마의 사야도를 초청해 수행지도를 받는 등 테라와다 불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 중국인 띨라신은 한국인 수행자들이 이곳까지 와서 열심히 수행하고, 보시도 아낌없이 하는 것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기념촬영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녀는 자신은 다나(보시)를 할 형편이 안 돼 수행 잘 하는 것으로 사야도께 은혜를 갚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혜송스님에 따르면, 이 띨라신은 위빠사나 수행에서 매우 큰 관문인 통증을 완전히 극복했을 정도로 수행에 큰 진척을 보이고 있다.
 

양곤시 외곽에 위치한 담마마마까 수행센터를 높은 곳에 올라 촬영해보았다. 담마마마까는 거대한 숲이다. 숲속에 건물의 모습이 보인다.
 
 
도이 법사는 미디어붓다에 위빠사나 수행기를 연재하면서 한국불교계에서도 널리 알려진 수행의 고수이시다. 그는 오랜 기간 동안 대승 권에서 법사로 활동하다가 20년 전 테라와다를 만나 니까야 공부와 위빠사나 수행으로 전향했다. 해마다 겨울이면 2~3개월 씩 미얀마 마하시 센터를 찾아 수행을 해오고 있다. 78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미얀마에 와서 두 번째로 비구계를 받았다. 젊은 비구들과 똑 같이 탁발을 다녀오고, 정진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등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금생에 반드시 도과를 이루고 말겠다는 원력을 세우고 있다. 매우 정교하고 깊은 수준으로 사띠파타나 위빠사나 수행을 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위빠사나 수행지도 및 기고 등을 통해 테라와다 불교 확산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한국 테라와다 교단의 고문으로 위촉되어 있다.
추담 거사는 경기도 화성에서 대형차 미션을 전문으로 다루는 자동차 정비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사업가이다. 동산불교대학에 입학하면서 불교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여기에서 무진장 스님에게 계를 받고 많은 가르침을 배웠다. 이후 오랜 기간 동안 대승불교에서 활동하다가 도이 법사의 인도로 테라와다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1년 전 마하시 센터에서 수행한 적이 있었고, 이번에 두 번째로 미얀마를 찾아와 담마마마까 수행센터에서 한 달 반 동안 정진했다. 담마마마까에서 출가해 비구가 되었고, 출국 직전 환계했다. 추담거사는 오랜 시간 부처님의 바른 수행법을 찾아오던 중 이번 담마마마까에서의 정진을 통해 비로소 부처님께서 걸으신 옛길을 찾았다는 환희심으로 충만해 있다. 늘 사회봉사에 앞장서면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있기도 한 그는 사업체를 아들에게 사실상 물려주고 내년부터는 좀 더 긴 기간 동안 미얀마에서 와서 수행 정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정진을 하면서 느낀 여러 가지 변화나 현상들을 사야도와 도이법사를 찾아 물으며, 더 늦기 전에 정법을 만난 공덕을 한국의 여러 불자들에게 회향하겠다는 원력도 세웠다.
지후 거사는 약 20여 년 전에는 교회에서 집사를 맡았을 정도로 열렬한 기독교 신자였으나, 한 스님을 우연히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이 인연이 되어 불교로 전향했다. 처음에는 안양 한마음선원에 나갔고, 한 재가법사가 이끄는 신행모임에서 나가다가 도이 법사의 권유로 테라와다 불교에 입문했다. 이번에 미얀마를 처음 방문했지만 출가를 비구가 되었다가 귀국을 앞두고 환계했다. 한 달 간 출가도 하고 수행도 한 것을 계기로, 귀국해서도 사띠파타나 위빠사나 수행을 일상에서도 이어가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한성은(가명) 거사는 테라와다 불교와 인연을 맺은 지 10년 쯤 되는 고위 공무원 출신 중고참 수행자다. 평상시에도 늘 사띠를 챙기며 살아가는 수행의 숨은 고수다. 본래의 종교는 가톨릭이었지만 불교에 관심이 많아 한 간화선 수행승의 법문을 듣다가 테라와다 불교를 만났다. 마하시와 파욱 등 미얀마 수행센터에서 수행체험을 한 적이 있고, 테라와다 관련 출판된 책들은 거의 섭렵했을 정도로 수행이론에도 정통하다. 테라와다 불교가 한국불교가 새롭게 태어나는 대안이 되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한 가르침에 기울지 않고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으로 자신의 수행세계를 열어가고 있다. 내년에는 아잔브람 사야도가 이끄는 호주의 수행센터에서 수행을 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등 수행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박일공(가명) 거사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법원직 공무원으로 정년을 했다.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 불교학과 수업을 통해 김진태 교수를 만난 뒤부터 김 교수가 하는 강의는 모두 챙겨서 듣는 열성적 팔로워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이번에도 김 교수와 함께 미얀마 수행센터로의 여정에 참여했다. 그는 2개월 여 수행을 마치고 김 교수와 같이 귀국할 예정이다. 듬직한 체구에 점잖은 매너로 모든 사람에게 푸근함을 주는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불교공부에 관한한 매우 정확하고 예리한 안목을 가지고 있다고 김진태 교수는 평한다.
 
한국인 수행도반들이 하나 둘씩 줄어들어서 그런지 오늘따라 하루 종일 기운이 없고 맥이 풀린다. 담마마마까에 온 후 가장 생기가 저하된 된 날인 듯싶다. 이럴 땐 무리하지 말고 틈틈이 잠을 자두는 것이 좋다. 오전에 한 시간, 오후에 한 시간, 총 두 시간 동안 침상에 누워 모처럼의 긴 휴식을 취했다.
새벽 정진과 오전 8시 좌선 수행을 하기는 했지만, 오후에는 더 의욕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도 오후 2시 한국관에서의 에인다까 사야도의 법문은 놓칠 수 없는 것이어서 시간 맞춰 찾아가 경청했다. 오늘의 설법 주제는 ‘좋은 업과 나쁜 업 두 가지.’. 법문 요지는 이렇다.
 
부처님께서 사왓티 기원정사에 계실 때 어느 날 소년 바라문 뚜과가 찾아와 여쭈었다.
 
“어떤 사람은 고귀하게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비천하게 태어나며, 또 어떤 사람은 무병장수하고 어떤 사람은 단명하거나 병으로 고생하며, 또 어떤 사람은 아름다운 용모를 갖고 태어나고 또 어떤 사람은 못생기게 태어나며, 어떤 이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부귀영화를 누리고 어떤 사람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궁핍하게 살며, 어떤 사람은 명성하게 태어나 지혜롭고 어떤 사람은 아둔하게 태어나 어리석으며…, 부처님 이렇게 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뚜과의 질문에 대해 부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소년 브라만이여, 이런 원인은 선업과 불선업, 두 가지가 원인이다. 자신이 행한 선업, 불선업이 자신의 재산이다. 자신이 행한 행위로 인한 재산이므로 선업은 선한 결과를 불선업은 선하지 못한 과보를 받게 된다. 선업을 지으면 좋은 부모를 만나지만 불선업을 지으면 나쁜 부모를 만나게 된다. 다 행위에 대한 결과이다. 현생에서도 행위에 따른 결과가 있는 것처럼 다음 생의 결과도 자신이 행한 선업과 불선업에 따른 것이다. 좋은 혈통과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 행복하게 사는 것은 선업의 결과이며, 아주 가난한 천민의 집에 태어나 불행하게 사는 것은 불선업의 결과이다. 이처럼 좋은 스승, 좋은 부모를 만나면 행복한 삶을 살게 되고, 나쁜 스승 나쁜 부모를 만나면 불행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소년 뚜과여, 자신의 모든 행위는 자신의 재물이고, 자신의 유산이며, 자신이 만나는 모든 일의 원인이자 자신의 의지처다.”
 
그러자 소년 뚜과는 부처님께 ‘너무나 간략하게 설명해주셔서 잘 이해가 안 된다’며 자세하게 설명해줄 것을 청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자세히 들으라’고 하시며 상세하게 다시 설명했다.
 
“사람세계에 태어나서 다른 생명을 죽이면 현생에서도 피해를 받고 다음 생에는 4악도에 태어나며 다른 생명에게 죽임을 당한다. 반면 다른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살려주면 세세생생 무병장수하고, 4악도에 태어나지 않고 높은 세계에 태어난다. 이것은 불살생계를 잘 지킨 공덕의 힘이다. 생명을 죽이면 명이 짧아지고 4악도에 태어나며, 생명을 죽이지 않아도 괴롭히면 다음 생에 4악도에 나고 명이 짧지 않더라도 항상 병을 달고 살게 된다. 생명을 불쌍히 여기고 노인을 공경하고 자비를 베풀면 좋은 세계에 태어나고 사람세계에 태어나도 아주 건강하며 복을 받는다.”
 
부처님께서는 계속 친절하게 설명을 해나가셨다.
 
“소년 뚜과여, 언제나 화를 잘 내고, 다른 사람에게 거칠게 대하면 4악도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입과 치아가 못생겨지고 인상도 좋지 않게 태어난다. 자비롭고 진실한 사람은 좋은 세계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도 아름답게 태어나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과 칭송을 받는다. 시기질투가 많고 이간질하는 사람은 죽어서 4악도에 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고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는 외로운 삶을 살게 된다. 사람들을 사이좋게 해주고 잘 지내도록 중간역할을 잘 해주는 사람은 좋은 세계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도 좋은 권속과 부족함이 없이 살아간다. 공양을 할 때에 성의를 다하고, 어떤 보시든 정성을 다하는 사람은 부족함이 없는 부유한 결과를 받는다. 반면 보시하지 않거나 남에게 받기만 하는 사람은 죽어서 낮은 세계에 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되는 것이 없고 재수가 없으며 가난하게 산다. 존중해야 할 어른, 부모, 삼보 등을 공경하지 않고 경시하는 사람은 낮은 세계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천민이나 낮은 계급으로 태어나 아주 비천하게 산다. 반면 존경할 줄 알고 공경할 줄 아는 사람은 높은 세계에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아주 귀한 집에 태어나 공경을 받는다. 지혜가 생겨날 수 있도록 묻거나 배우거나 수행하거나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낮은 곳에 태어나 고생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무식하고 어리석은 과보를 받는다. 반면 지혜를 얻기 위해 언제나 묻고 노력하고 공부하고 수행하는 사람은 죽어서 높은 세계에 태어나고, 사람세계에 태어나더라도 아주 지혜로운 사람으로 태어난다.”
 
“거룩하신 부처님, 이제 이해가 됩니다. 참으로 거룩하신 법입니다. 마치 어둠을 밝혀놓은 것처럼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밤길을 잃은 자에게 불을 밝혀 뚜렷하게 길을 일러주시는 것과 같습니다.”
 
부처님으로부터 자세한 법문을 들은 소년 뚜과는 부처님께 고마움을 표했다.   
 
법문을 마친 에인다까 사야도는 지금까지 설한 14가지 법문은 좋은 것과 나쁜 것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며 이는 다른 말로 선업의 결과, 불선업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사야도는 담마마마까에서 수행하고 있는 모든 수행자들도 선업을 닦고 불선업을 짓지 말기 바란다며 법문을 마쳤다. 
 

필자가 한 달 동안 머문 꾸띠의 내부 모습. 노트북과 여행가방, 침상과 몇 권의 읽다가 펼쳐놓은 책자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다.
 
 
오후 4시 앉음수행에 참여했지만, 사띠가 명료하게 유지되지는 못했다. 5시 걸음수행 시간에는 법당 안에서 정진했지만 30분 정도 하고는 꾸띠로 돌아왔다. 무기력증이 왈칵 몰려와 어찔한 기운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런 날은 쉬는 게 좋다는 판단을 하고는 꾸띠로 돌아와 노트북을 펼쳐놓고 그동안 틈틈이 써왔던 글들을 점검했다. 사실 나는 담마마마까에 오면서부터 매일매일 체험한 이야기들을 수행기 형식으로 잠들기 전에 한두 시간씩 작성해 왔던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이곳에서의 일상을 일단 기록에 남겨야하겠다는 생각으로 써온 것인데, 어느 덧 꽤 많은 분량이 쌓였다. 동료 수행자들은 이 사실을 알고 단행본으로 출간하라고 채근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글인지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
만일 책으로 엮게 된다면, 부처님의 수행법이 온전하게 전해져 오는 미얀마 테라와다 상가를 한 초보수행자의 시선으로 기록해 한국의 불자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사실 나는 이곳에 와서 수행을 하고 설법을 들으면서 지난 30여 년 동안 내가 해왔던 불교가 부처님이 펼치신 불교와는 많이 동떨어진 것이었음을 스스로 절감하고 있다. 그러므로 내가 느낀 낭패감, 그리고 부처님께서 걸어가셨던 바로 그 정법의 길을 찾았다는 기쁨 등은 공유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생각도 든다.
 

담마마마까를 대낮처럼 밝혀주는 야자수잎에 걸친 보름달의 모습.
 
 
오늘 하루, 무기력함으로 정진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지만 마지막 시간의 정진에는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8시에 법당으로 가 앉음수행에 들어갔다. 망상과 혼침이 간헐적으로 찾아왔지만 그런대로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한 시간 정진을 마친 후 꾸띠로 돌아오는 길에 휘영청 밝게 솟아오른 달을 감상했다. 야자수 나무 잎 사이로 드리운 달의 모습이 환상적이다. 그런데 막상 내 소형 카메라로 촬영해보니 제대로 찍히지 않는다. 여전히 막연하게 저 멀리에 떨어져 있는 반야의 경지처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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