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응 스님이 경전의 중요 내용을 개인적으로 기록한 학습서인 무불(無佛/남성관南性觀)스님의 필사본 <제경행상>권 상, 하 도합 2권을 입수해 관련 분야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공개했다.

 

 

 

<제경행상>필사본은 경전을 공부하는 스님이 경전의 중요 내용을 개인적으로 기록한 학습서로 승가교육의 전통에서 생겨난 중요한 자료이다. 전통강원에서는 이력과목을 학습하면서 주석서를 남긴 것이 전해오는데, 이를 ‘사기(私記)’라고 하며, 본 <제경행상>도 사기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제경행상은 강원의 사교과, 대교과에서 학습하던 여러 경전과 논서에 대한 주석서로, 여기에는 경전의 대의(大義) 뿐만 아니라, 각종 행상(行相), 법수(法數)에 이르기까지 일종의 백과사전적 내용들을 수록하고 있으므로 당시의 강학(講學)을 통해 축적된 조선불교사의 위대한 유산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전해지고 있는 <제경행상>으로는 통도사 강원에서 필사본으로 전해오던 것을 1964년 유인본(油印本)으로 펴낸 것이 있는데, 본 <제경행상>과 비교해보면 내용에 있어 훨씬 소략하다.

 

 

 

이번에 발굴된  <제경행상>은 상, 하 두 권으로, <제경행상>권상에는 능엄경과 금강경, 기신론에 대한 대의와 구성, 그 속에 담긴 여러 행상(行相)과 다양한 학설, 과도(科圖)와 법수(法數)를 상세히 기술(총203장)되어 있고, <제경행상>권하에는 원각경과 화엄경에 대한 분석과 그 속에 나오는 여러 불교 용어에 대한 소 사전적 설명, 법수, 다양한 학설들을 상세히 기술(총233장)되어 있다.
본 <제경행상>의 간기는 ‘불기2963년(소화12년 8월 7일 /정축년 7월 2일)오후 1시 필종’이라 하여 1937년에 필사를 마친 것임을 알 수 있다.

 

 

 

집필 장소는 ‘강원도 철원군 신서면 월산리 보개산 심원사 화산경원(華山經院)’이라 하여 현재 원로의장 세민 큰스님이 복원 불사 중인 원심원사에 해방 전 운영한 ‘화산경원’에서 집필하였다고 적고 있다.
또한 ‘조실 김설하(金雪河) 대화상’. ‘입승 안흥덕(安興德)’(전 태고종 종정 ‘덕암 스님’), 그리고 저자인 대교과 ‘남성관(南性觀)’ 등 당시 심원사 화산경원의 대중 등 관계자 18명의 명단을 적시하고 있다.

 

 

 

조실 설하 스님은 당시 대강백이었으며, 입승 안흥덕은 덕암 스님으로 태고종 종정을 역임한 근세 고승이다. 특히 독립운동가이기도 한, 저자인 무불[無佛 /성관(性觀) (1907~1984)]스님의 본래 법명은 성관이고, 무불은 법호이며 본사는 동학사이다. 성은 남(南)씨로 따라서 성과 법호를 함께 사용하면 ‘나무불(南無佛)’이 되므로,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뜻이 담긴 이름이다. 무불은 금강산에서 대륜(大輪)스님을 법사로 모시고 정진할 때 받은 법호이다. (출처 : <151>무불스님 ⑤“부처님 계신 곳은 늘 불 밝혀야”/ 2005년 2월 2일 / 이성수기자)

 

 

 

본 불서의 1페이지에 무불스님의 인장과 불이성법륜사의 사가도장 날인,  상하권 하단에 무불 스님 인장 각 2개날인이 있다.

 

법응 스님은 “본 불서는 복원불사 중인 심원사의 해방 전 대중 현황 등 운영 형태와 일제강점기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사찰에서 강원을 운영하면서 정진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라면서 “특히 화산경원은 조계종의 월하 스님 등 근현대 고승들이 수행한 도량이며 강원에 대한 불교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는 판단으로 널리 알려서 연구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공개 이유를 밝혔다. 더불어 스님은  “<제경행상>전권을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에 연구원을 지정 기증해서 향후 전문적으로 연구토록 할 예정(연구 후 동국대학교중앙도서관 보관 조치 위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