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3년 ‘부처님 오시날’을 맞이해 명주사 고판화박물관(한선학 관장)이 “판화로 보는 동 아시아 나한의 세계” 특별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2019년 강원문화재단에서 실시하는 ‘전문예술창작지원사업’으로 열리는 특별전으로 강원도와 강원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오는 4월 28일부터 6월 30일까지 고판화박물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고판화박물관은 그동안 모은 수집품 6,000여점 중에 나한과 관련된, 한국, 중국, 일본, 티벳 의 불화판화를 비롯해, 나한 삽화가 들어있는 고서와 삽화를 찍었던 판목을 중심으로 70여점을 선별해 전시한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열리거나 열릴 예정인 나한특별전은 대부분 회화와 조각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이번 고판화박물관의 전시는 판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전시되는 판화들은 불화의 밑그림인 불화 초를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불교미술연구를 입체적으로 살펴 볼 수 있는 계기 될 예정이다.

 

 

 

 “판화로 보는 동아시아 나한의 세계” 특별전에서는 중국 당대 유명화가인 관휴가 그린 16나한도 (十六罗图)를 건륭황제 때 항주 성인사에 탑비를 만들어 석각한 작품을 탁본으로 인출한 작품 전부를 볼 수 있는 기회이며, 티벳 덕격인경원이 자랑하는 16나한고사도 목판화와 일본의 다양한 오백나한도 판화를 비롯해 채색으로 만들어진 16나한도 판화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으로 2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 한국과 관련이 있는 19C 일본의 오백나한도 대형 목판화도 전시될 예정이다.

 

 

 

최초로 공개된 오백나한도 목판화는 일본에서도 아직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오백나한도 목판화다. 고려불화 중 가장 아름다운 오백나한도로 일본 교토지은원이 소장하고 있는 오백나한도 불화(고려 14C, 188.0×121.4㎝)를 모본으로, 에도시대에 다시 그리고 판각한 목판화(일본 에도 19C, 186.5 ×120.5cm)다. 그 크기도 원본과 불과 1㎝ 정도의 차이 밖에 나지 않는 대형 목판화로, 그림의 구도와 배치도 고려불화를 충실히 따라 표현했을 뿐 아니라 고려불화의 퇴색된 부분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초판 인출본으로 고려 불화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작품이다.

 

 

 

오백나한도 목판화는 3년 전에 옥션을 통해 수집하였으나, 3폭으로 인출된 대형 판화라, 그동안 수장고에서 잠자고 있다가 나한전을 위해 표구 장정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고려불화 오백나한도을 모본으로 에도시대에 만들어진 작품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판화다 보니 여러 작품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에 관련 서적과 한국과 일본의 관련 학자들에게 행방을 조사하였으나,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희귀판화임이 확인 됐다.  
한국의 불교미술 관련 전문가인 정우택 교수, 최응천 교수, 김정희 교수, 박도화 박사 등도 보지 못한 희귀한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일본의 불교미술전문가인 나라국립박물관 타니구치 코세이 학예연구관(회화부 주임)은 “한국의 고판화박물관 한선학관장이 집념을 가지고 30여 년 동안 한국 고판화만이 아니라, 중국, 일본, 티벳 등 동아시아 고판화를 열정적으로 수집하다 보니, 아직까지 보지 못한 고려불화를 모본으로 판각한 보물급 오백나한도 목판화를 찾아낼 수 있었다” 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려불화의 원본과 에도시대의 목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성과 인물의 배치 등은 유사하지만 인물의 묘사에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다른 특징을 볼 수 있다. 고려불화의 나한 인물상들은 두상과 표정 등에서 확연히 모두 다른 인물로써 친근하고, 자유롭고, 풍부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반면, 에도시대의 목판 인출본에서 보이는 나한상들은 일본 특유의 엄숙함과 거리감을 보여 준다. 특히 짙고 긴 눈썹들의 일관된 묘사는 어떤 정형의 획일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오백나한도 고려불화는 우리 불화초를 복원 발전시킨다는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 있는 많은 우리의 문화재가 공개될 때마다 그것을 다시 우리나라로 가져오겠다는 시도들은 이러한 귀중한 문화재마저 숨어버리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본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는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가장 좋은 방법이겠으나, 원본이 중요성만큼 그 원본의 정보를 바탕으로 오늘의 우리가 전통을 바르게 이해하고 창조해 나가는 것도 중요한 일이기에 문화재의 공유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고판화박물관 한선학 관장은 “각국의 소유권 문제로 인해 국가 간의 전시 교류 문제가 점 점 복잡해지면서 아름다운 고려 불화를 보고 싶어도 점점 깊숙이 수장고 속으로 숨어버리는 상황 속에서, 고려불화 원본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목판화를 통해서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고려 때 제작되어 탈락된 부분도 고려불화의 밑그림 초가 있다면 보정해 낼 수 있듯이, 목판화의 아름다운 선묘가 불화 초를 대신해 줄 수 있어 고려불화연구자들이나 불화가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라며 더불어 “나아가서는 고려불화의 소장처와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보완재로서 교류의 물고를 터 고려불화의 아름다움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물관 측은 나한특별전의 유물을 보다 깊이 있게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특별전 기간 동안 1박 2일 과정의 문화형 템플스테이로 ‘전문가와 가족을 위한 숲속판화여행, 시민을 위한 숲속판화여행’을 특별전과 더불어 전시연계교육프로그램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의 :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033-761-7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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