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정동에서 술기넘이 고개를 거쳐 신계사 터 앞에 이르러 남쪽 신계천을 건너가면 보운암 터가 있고 그 뒤의 세존봉 동쪽 기슭에는 상원암 터가 있다.

 

이 상원암 터 뒤에 길고 큼직하게 생긴 바위 하나가 있는데 이것을 “용바위”라고 한다. 보운암 터에서 조금 가면 “갈맛구미”라는 곳이 있는데 여기가 바로 옛날 “법기암”이라는 자그마한 암자가 있었던 터인 동시에 동석동 어구이다.

 

 

여기서부터 올라가려면 왼쪽에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집선봉의 여러 봉우리들과 오른쪽에 아슬아슬한 절벽을 이룬 세존봉의 동쪽 기슭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 둥글 넙적한 골짜기로 들어가면 채하봉의 휜 줄벼랑 바위가 보이고 앞에는 나지막한 등성이와 닿아 있는 폭이 넓고 길이가 긴 공터가 있다.

 

바로 여기가 겨울철 금강산의 대중스키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장소의 하나이다. 집선봉 아래 기슭의 개울을 건너 얼마쯤 가다가 집선봉을 쳐다보면 능선에 여러 가지 모양의 기암들이 있다.

 

 

 

어떤 것은 큰 고래가 산을 향하여 기어오르는 듯 하고 또 어떤 것은 바다의 갈미, 해삼, 골뱅이들이 기어오르고 있는 것 같다. 그 기암들 가운데서도 제일 주목할 만 한 바위는 오선암이다. 오선암은 이곳에서 보는 것 보다 신계사 터 부근에서 바라보는 것이 더 좋은데 마치 다섯 신선이 영영 떨이지지 말자는 듯이 서로 팔을 끼고 서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