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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이야기 1·2·3> 무념·응진 역

금강경이 우리나라 불교도들에게 가장 친숙한 경전이듯이 법구경(담마파다)은 남방 상좌부 불교도들에게 가장 친숙한 경전이다. 법구경은 또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언어로 번역되었고, 가장 많이 번역되었으며,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경전이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불교경전, 법구경은 423개의 게송모음이기 때문에 그 속에 내포된 뜻을 게송만으로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이러한 약점을 보완해주는 책이 <법구경 이야기 1·2·3>(옛길)이다. 상좌 불교에서 전승되어온 ‘법구경 주석서’를 미얀마에서 수행한 무념, 응진 두 스님이 한글로 번역했다. ‘법구경 주석서’의 저자는 완전하게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청정도론을 찬술한 위대한 논사 붓다고사로 알려져 있다. 불교학자들은 ‘법구경 주석서’가 성립된 시기는 A.D. 400~500년 정도로 보고 있다.

무념스님은 1991년 법주사로 출가해 10년 간 선원 및 토굴에서 화두 수행을 했고, 이후 6년 동안 미얀마 수도원에서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을 했다. 역서로 <사마타 그리고 위빳사나>가 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서도 붓다의 옛길을 바르게 알리는 역할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응진스님은 1996년 성관사로 출가,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송광사 강원을 졸업했다. 8년 간 미얀마 마하긴다용 수도원에서 위빠사나 수행 및 빨리 삼장을 공부했다.

두 스님이 이 책을 펴낸 것은 10년 전이 2009년이었다. 600페이지가 넘는 묵직한 책 세 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책값이 각권 25,000원이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동안 3쇄를 펴냈을 정도로, 눈 밝은 불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다. 최근 들어 테라와다 불교가 미래 한국불교가 지향해가야 할 어쩌면 유일한 길이라는 공감대가 급격히 확산되는 흐름에 맞춰 이 책의 수요는 더욱 크게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이 책의 장점 중의 하나는 주석서에 ‘OO의 일화’라고 간단히 언급한 것을 일일이 경전에서 찾아 게재한 것이다. 예컨대 본문에 나오는 ‘자따까(본생경)’는 실제 주석서 본문에는 나오지 않고 자따까의 제목과 설화시만 등장한다. 역자들은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자따까를 요약해 본문에 삽입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담장 밖 경, 그러니까 자애경, 화살경, 사자후경 등등도 주석서의 본문에서는 경의 제목만 언급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본문에 삽입했다. 따라서 이 책만 제대로 정독한다면 ‘법구경 주석서’를 거의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해도 좋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그 당시의 인도 역사, 문화와도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 인과(因果)를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인과법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수행을 온전하게 할 리 없다. 인과법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수행의 출발점이자 바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신화적인 요소를 이따금씩 접할 수 있는데, 이것을 황당하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나 문화가 그러했음을 이해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법구경은 우리나라 불자들에게도 친근한 경전이긴 하지만, <법구경 이야기>를 제외한 나머지 관련 책들은 법구경의 가르침을 피상적으로 소개하거나 간추려 전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이 <법구경 이야기>야말로 ‘법구경’을 제대로 접하고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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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이야기 1, 2, 3

법구경은 부처님께서 어떤 사건이나 에피소드 끝에 간결하고 함축적인 게송을 읊어 깨달음으로 인도한 가르침의 정수(精髓)이다. 짧고 소박한 게송들의 모음이지만 경율론 삼장(三藏)이 그 안에 다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구경 주석서’란 부처님께서 법구경을 설하게 된 인연이야기, 즉 에피소드를 말한다. 이는 또한 붓다의 일대기이며 초기불교의 생생한 역사이고, 고대 인도의 문화, 역사, 사회, 그리고 삶과 관습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주석서를 읽으면 부처님께서 어떻게 사셨으며 어떻게 사람들을 가르쳤는지, 또 어떻게 제자들을 깨달음으로 인도하였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진정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고자 하는지를 알 수가 있다. 따라서 법구경 주석서를 흥밋거리로 읽지 않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실천에 옮기기 위한 자세로 이해하게 된다면 올바른 삶이 어떤 것이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인지 알 수 있는 삶의 지침이 될 것이다.

이 책 <법구경 이야기 1·2·3>은 경전으로서의 ‘법구경’과 주석서로서의 ‘법구경 이야기’를 완역한 책이다. 법구경은 테라와다 불교에서는 비구들의 빨리어 교재이며, 법문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경전이다. 시공을 초월하여 모든 시대, 모든 상황에서도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가르침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삶의 지침서이고 영감의 원천이다. 불자라면, 아니 불자가 아니더라도 건전한 삶, 가치 있는 삶을 지향하고자 하는 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도덕적으로 어려운 문제나 지극히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문제에서도 법구경의 가르침에서 충분히 해답을 구할 수 있다.

출가자이거나 일반인이라도 고귀한 삶이나 수행과 정신적인 진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법구경에서 수행에 도움이 되는 실제적인 가르침을 얻을 수가 있다. 법구경에 등장하는 게송을 암송하고 그 가르침에 따라 수행한다면 도와 과를 성취함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열반을 증득하여 해탈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역자들은 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윤회사상이나 인과법, 사성제, 오온, 십이연기, 계율 등과 같은 불교의 근간을 이루는 교리들에 대한 이해를 먼저 갖출 것을 권한다. 물론 이런 교리적 기초가 없더라도 이 책을 읽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 부처님께서 모든 중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데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역자는 이 책을 읽을 때 염두에 둘 것으로 다섯 가지를 당부하고 있다. 첫째는 불교 교리를 염두에 둘 것이며, 둘째 기존에 알고 있던 부처님에 대한 생각과 이 책에서 그려진 부처님을 비교하면서 읽고, 셋째 등장하는 인물들의 역할과 활동 내용 등 대해 관심을 두며 읽을 것이며, 넷째 당시 승단의 모습과 승단이 어떻게 운영되는가에 대한 관심을 두고 읽고, 다섯 번째로는 당시 일어난 사건들이 붓다의 생애 어느 시기에 일어난 것인지 관찰하며 읽어나가라는 것이다.

역자들이 해제의 글에서 남긴, 부처님의 마지막 유훈과 매우 흡사한, 독자들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인용, 소개하는 것으로 책 소개를 마무리한다.

“이 소중한 책을 만났다면 더 이상 방일하게 세월을 낭비하지 말고 늘 마음챙기며 살아가야 하리라. 이 책을 통독하지는 않더라도 에꿋다나 장로처럼 하나의 게송이라도 외우고 실천에 옮긴다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