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나종민 차관과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입불에 관련해 대화를 나눈 가운데 마애불상 입불에 관한 방법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은 통일신라시대의 대형불상으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460㎝, 발아래 연화대좌가 100㎝이며, 전체 높이가 560㎝에 이를 만큼 거대하고 돌의 무게가 70톤에서 80톤에 이른다. 2007년 5월 22일 발굴조사 도중 엎어진 상태로 발굴된 마애불상은, 불상 안면의 코 부분이 바닥의 바위와 불과 5㎝ 떨어져 파손되지 않은 채 보존돼 ‘5㎝의 기적’이라는 말을 낳으면서 전국에서 시선이 집중됐다. 고려나 조선시대 때 7.0 정도의 지진으로 넘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계속되는 지반침하와 지진 등으로 인한 심각한 손상이 우려 되고 있다.

 

그러나 마애불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어려움과 막대한 예산, 복잡한 절차 등이 걸림돌이다. 경주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입불방안 연구 용역을 의뢰해 2016년 11월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보고서의 분석 결과에 따라 입불작업을 위한 자재는 민간헬기와 모노레일을 활용, ‘호이스트 크레인’을 설치해 불상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방안으로 마애불상을 입불할 경우 순수 공사비로 43억 여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사전에 안전성을 파악하기 위해 모형을 만들어서 시험해야 하는데, 여기에만 예산 24억 정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창의건설(대표 임정택)이 전통 “드잡이” 방식을 이용한 ‘중장비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안전하게 입불할 수 있는 공법’을 제안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재 수리분야에서 "드잡이"라 불리는 기술은 우리의 조상들이 지레와 도르래 및 축바퀴의 원리를 이용하여 중량물을 다 루는 특별한 기술을 말한다. 문화재 수리 뿐 아니라 현대의 중장비를 사용할 수 없고 세밀한 작업이 필요 한 경우 매우 유용한 기술이다.

 

창의건설에 따르면, ▲불상의 양 옆에 H형강 트러스 구조물 및 작업발판을 불상 설치 예정지와 수평을 맞춰 설치한 후, ▲불상의 길이 보다 1m 가량 긴 직경의 바퀴를 제작하여, ▲체인블록으로 불상을 바퀴의 중앙에 수평으로 올려 고정시키고, ▲바퀴를 불상 설치 예정지까지 굴려 옮겨 세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것은 마치 기계체조 도마경기의 도움닫기, 도마에 손 짚기, 공중자세, 착지의 4단계와 비슷한 과정이라고 한다.

 

 

이를 두고 문화재계 원로들과 구조기술사들은 ‘상당히 긍정적인 제안’, ‘좋은 아이디어’, ‘현장여건상 불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반안’ 등의 검토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모쪼록 지난 육백년 간 빛을 보지 못한 마애불상이 세워질 수 있도록, 온 국민의 관심 속에서 다양한 제안이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