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불교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불교 각 분야의 과거와 현재를 진단하는 한편 불교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중국불교협회와 중화종교문화교류협회가 주최하는 『제5차 세계불교포럼 푸티엔(莆田) 대회』가 10월 29일 개막식에 이어 30일에 푸티엔시 예화(悅貨) 호텔, 데포(帝寶) 호텔, 힐튼 호텔, 쾅엔(曠遠) 호텔 등 4곳에서 분과별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이번 포럼의 분과는 <불교와 해상 실크로드 - 불교와 아시아문화의 구축과 미래>, <불교와 공익자선 - 불교공익자선의 정신과 운행>, <중ㆍ미ㆍ유럽 불교포럼 - 불교와 세계전파>(이상 예화호텔),  <불교와 환경보호 - 불교 생태 문명의 발양>(쾅엔호텔), <중국 양안 및 홍콩, 마카오 불교포럼 - 불교와 중국 문화>(데포호텔), <한ㆍ중ㆍ일 불교포럼 - 조정문화(祖庭文化)와 법맥법의(法脈法誼)>, <메콩강 유역 불교포럼 -  남북방불교의 교류와 협력>(이상 힐튼호텔) 등 7개다.

 

 

 

포럼에서는 58개국에서 온 불교학자와 스님들이 각 분과별 주제발표를 했다.
한국 측에선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상임이사 월장 스님(천태종 총무원 총무부장), 중앙승가대 교수 오인 스님과 조계종 교육아사리 도업 스님이 ‘불교와 공익자선’ 분과, ▲금강대 교수 광도 스님과 진각종 국제교류담당 도연 정사가 ‘불교와 환경보호’ 분과, ▲조계종 교육아사리 문광 스님이 ‘중ㆍ미ㆍ유럽 불교포럼’ 분과, ▲한국불교신문 주필 원응 스님과 위덕대 교수 성제 정사가 ‘불교와 해상실크로드’ 분과, ▲박영환 동국대 교수가 ‘중국 양안 및 홍콩, 마카오 불교포럼’ 분과에서 발표했다.

 

 

 

▲천태종 총무부장 월장 스님은 발제문 ‘불교와 공익자선’에서 △불교의 공익자선 정신 △경전에 나타난 공익자선의 가르침 △세계일화(世界一華) 정신으로 인류의 복지행상 등을 살폈다. 월장 스님은 “불교의 가치는 ‘지혜’와 ‘자비’로 압축할 수 있는데, 지혜는 붓다의 깨달음이고, 자비는 그 깨달음의 사회적 실천이다. 결국 불교는 최선의 지혜를 획득하여 사회 공동체적 선행을 폭넓게 실천할 것을 가르치는 종교다”라고 불교의 공익자선 정신에 대해 설명했다.
스님은 또 “불교는 출발에서부터 중요한 종교적 기능으로 사회 공동선을 가르치는 역할을 해왔다. 그것은 붓다의 초기 설법인 <아함경>을 비롯해 대승경전에서 더욱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라며 “붓다의 그 간절한 가르침이 민족과 국가를 초월해 범인류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불자들이 긴밀하게 소통하고 막역(莫逆)하게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불교국가들의 상호교류가 더욱 확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승가대 교수 오인 스님은 발제문 ‘불교와 공익자선 - 고대 동아시아 고승의 행적을 중심으로’에서 △‘불교와 공익자선’의 두 가지 입장 △고대 동아시아 스님들은 중익(衆益) 자선을 어떻게 실천했을까 △중익자선의 보살행과 대자비의 불행(佛行)의 경계 등을 살폈다.
오인 스님은 “타인(중생)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까지 내어주는 삶의 방식(불교적 사상)을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까? 사회적 변화와 개인주의화되는 미래에 우리들은 어떠한 대승보살의 실천행을 강조해야 할까?”라고 의문을 던진 뒤 “인류에게 제시해줄 수 있는 대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계종 교육아사리 도업 스님은 발제문 ‘불교와 공익자산’에서 불교의 공익자산을 크게 물질적인 측면과 정신적인 측면으로 구분했다. 여기서 물질적 측면에서의 공익자산은 사찰 건축물, 임야, 전답 등 삼보정재, 정신적 측면에서의 공익자산은 부처님의 설법인 ‘법’으로 보았다. 스님은 정신적 측면에서의 공익자산을 ‘선(禪)’과 <금강경> 사상에서 살폈다.
도업 스님은 “불교와 공익자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불교=공익자산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 불교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교법과 발달되고 분파한 온갖 교리와 법문과 종지(宗旨)의 총칭으로, 불교의 궁극적 목적은 마음의 자유로운 경지〔해탈, 열반〕에 도달하는 데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강대 교수 광도 스님은 ‘불교와 환경보호’ 분과에서 발제문 ‘천태대사(天台大師)의 신토불이(身土不二)와 생태환경(生態環境)의 정화’를 발표했다. 스님은 불교적 입장에서 환경을 오염시키는 근본적 원인을 ‘중생의 미혹’에서 찾았다. 즉, ‘인간은 환경이 오염되면 결과적으로 자기 자신이 오염된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환경을 오염시켜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고 그러한 행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광도 스님은 “천태대사의 신토불이 사상은 삼제원융(三諦圓融) 사상으로 귀결된다. 이를 바탕으로 생태환경의 오염이 곧 나 자신의 오염임을 알아서 오염을 방지하고 보호를 해야 한다. 나아가 생태환경을 적극적으로 정화해야 한다. 생태환경을 청정하게 만들면 나 자신 또한 청정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진각종 국제 교류담당 도연 정사는 발제문 ‘청심정토(淸心淨土)’에서 청심과 정토의 개념 및 관계, 청심정토 건립을 위한 실천수행, 청심만다라정토, 진각종의 청정국토가꾸기 운동을 살폈다. 도연 정사는 “청정국토를 실현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청심의 회복이고, 청심을 회복하기 위해서 삼밀관행과 육바라밀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연 정사는 “삼밀관행과 육바라밀실천은 청심정토 건립의 근본이고, 우리는 삼밀관행, 육바라밀 실천을 통해서 신ㆍ구ㆍ의를 정화하고. 삼업을 청정히 하여 청심정토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인류가 삼밀관행과 육바라밀을 실천해 청심정토의 꿈이 능히 실현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계종 교육아사리 문광 스님은 ‘중ㆍ미ㆍ유럽 불교포럼’ 분과 발제문 ‘동아시아의 불교와 미주·유럽의 기독교의 만남’에서 “서양의 기독교에서는 성부(聖父), 성령(聖靈), 성자(聖子)를 삼위일체(三位一體)라고 하였다. 이는 동아시아 불교의 화엄학에서 말하는 법신(法身), 보신(報身), 화신(化身)의 삼신일불(三身一佛)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님은 “동양과 서양이 말하는 근본진리는 결코 다르지 않다. 성자인 예수와 화신인 석가세존의 중생 사랑하는 마음에는 어떠한 차별도 없다”라며 “불교문화와 기독교 문명이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은 참으로 뜻 깊은 일이다. 이제는 전 지구촌이 하나로 융합하여 행복한 천국과 극락을 이 지상에 건설해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불교와 해상 실크로드’ 분과 발제자인 한국불교신문 주필 원응 스님은 발제문 ‘신 실크로드와 불교의 확장성에 대하여’에서 △불교 전파의 동맥 실크로드 △해상 실크로드의 역사성과 현재성 등을 살폈다.
원응 스님은 “불교의 동점은 실크로드를 타고 중국으로 전달되었지만, 21세기 신 실크로드 시대에는 해상 실크로드에 주목해야 한다. 불교적 관점에서 보는 해상 실크로드는 지중해, 홍해, 아라비아 해, 인도양, 남중국해에서 한국의 동해까지 연장되며, 아메리카 신대륙까지 확장된다”며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 계획인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and One Road)는 경제적 경계를 넘어서 문화교류 특히 불교교류가 모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덕대 교수 성제 정사는 발제문 ‘헤이안(平安)시대 중일(中日) 불교교류와 해난(海難)’에서 조난을 극복하고 무사히 귀국해 후대에 큰 영향을 남겼던 일본의 입당팔가(入唐八家) 중 한 명인 자각대사(慈覺大師) 엔닌(圓仁, 794~864) 일행의 입당 행적과 관련해 정사(正史)나 승전(僧傳)을 중심으로 해난에 한정하여 살폈다.
성제 정사는 “오래전 인도나 동아시아 승려들의 구법은 실로 목숨을 담보로 한 험난한 여정이었다”라며 “해외 정세 파악과 중국의 선진 문물을 비롯한 불교 경전 수집의 임무를 띠고 파견되던 견당사절단의 공식적인 선박이나 당, 신라의 무역선의 도항에 편승해야만 다른 나라의 문물을 유통할 수 있었던 헤이안시대의 일본 승려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고 설명했다.
성제 정사는 또 “본고를 통해 당시 중ㆍ일간 불교 교류에는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장애 요소들이 존재했으며, 중국으로의 항해 자체가 실로 목숨을 담보로 한 험난한 구법 여정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환 동국대 교수는 ‘중국 양안 및 홍콩, 마카오 불교포럼’ 분과에서 ‘근대 한중 불교교류의 핵심 인물, 옥관빈(玉觀彬)’를 주제로 발제했다. 박 교수는 근대 한국과 중국 불교교류사의 핵심 인물로 옥관빈을 꼽았다. 옥관빈은 근대 중국불교계 개혁의 대명사였던 태허 대사를 물심양면으로 적극 후원한 인물이다.
박 교수는 발제문에서 옥관빈과 태허 대사와의 관계, 옥관빈의 중국불교 공헌, 고려사를 중건하려고 했던 이유와 원인, 한중불교사에 있어서 옥관빈의 역할과 중요성을 등을 다뤘다. 박영환 교수는 “적어도 한국인 가운데 처음으로 ‘인간불교’ 이념을 부분적으로 실천하였을 뿐만 아니라 태허 대사를 도와 이념을 중국에 전파하는데 적지 않은 공헌을 한 불자”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