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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의 윤리적 교설

1. 선업과 악업

   3) 보살계

 지계 사상은 중기(AD 4- 7세기) 대승불교의 유가론에서는 (1)이익을 위해 자기를 찬탄하고 남을 비방하지 말 것 (2)간석慳惜 아끼는 마음으로 재시와 법시를 하지 않는 것 (3)진한(鎭恨)으로 상해(傷害)하고 참회를 받지 않는 것 (4) 보살장(大乘敎說)을 비방하고 상사법(像似法)을 세우는 것(謗亂正法) 등의 사중죄(四重罪)와 기타 사십삼경죄(四十三輕罪)로 구성된 보살계를 탄생시키고 있다 <유가사지론 권 40 보살지계품>

유가계(琉伽戒)라 부르는 이 대승계에서 주목되는 것은 그 사중계가 십선업 중의 의업(탐. 진 치)에 대응하는 바가 있음이다. 업설의 재가 오계(살생 도둑질 음행 망어 음주)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것은 대승보살계가 육체적인 외 행동보다는 정신적인 동기를 더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윤리사상이 보다 심화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기 대승불교는 지금까지 설해온 모든 윤리적인 교설을 모아 (1)섭율의계(攝律儀戒) (2) 섭선업계(攝善法戒 (3) 섭중생계(攝衆生戒)로 구성된 삼취정계(三聚淨戒)를 조직하고 있다 (1)은 오계로부터 유가계에 이르는 모든 계율을 포섭하고(七衆戒) (2)는 십선업을 비롯한 뭇 선행을 포섭하고 (3)은 중생을 적극적으로 요익(饒益)하는 온갖 활동(財施 法施)등을 포섭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삼취정계는 계라는 개념을 무한히 확대하여 일체 선업을 포섭함으로써, 보살로 하여금 그들을 마땅히 실천해야 할 의무로 부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보살계 사상은 범망경(梵網經)에 이르러 더욱 정비된 체제를 띠게 된다. 범망경의 성립은 중국찬술설이 유력한데 그곳에는(1) 살생 (2)도둑질 (3)간음 (4)거짓말  (5)술파는 것  (6)남의 험담  (7)자기자랑  (8)아낌  (9)성냄 (10) 삼보의 비방 등을 제지하는 십중계(十重戒)와 기타 사십팔경계 (四十八輕界)로 구성된 보살계가 설해 있는 것이다. 그 중의 십중계는 업설의 오계(1)-(5)에 (6) 설사중과(說四衆過)를 보태고 여기에 다시 대승 유가계(7)-(10)를 결합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약간의 변칙은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신 구 의 삼업(十善道)을 망라한 완벽성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십중계의 근원을 인간의 ‘불성佛性’에 두고 있다<범망경 권하> 다른 종교가 선(善)의 원천을 하늘에 두는 데에 대해서, 불교의 업설은 인간의 자율성(意志)에 두고 있음을 전술한 바가 있다. 그러한 불교의 윤리관이 이제 이 범망계에서는 불성이라는 대승적 표현을 얻고 있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런 불성에 입각한 자비심 효순심의 발로(發露)가 곧 계(戒)라고 하는데, 이것은 ‘효’를 인륜의 근본으로 치는 중국적 윤리 사상까지 포용하여 대승적 윤리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계속)

고익진 저      불교의 체계적 이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