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 직지사(주지 웅산스님)가 주최한 『제1회 직지신인문학상 및 제1회 나라·나랏말 사랑 백일장』 심사 결과가 발표됐다.

 

『제1회 직지신인문학상』 시 부문 당선작은 김영욱의 〈몽유(夢遊)이거나 순례(巡禮)〉이고, 단편소설 부문 당선작은 구선희의 〈당신의 신발〉이다.

 

김영욱의 〈몽유이거나 순례〉에 대해 심사위원(문태준, 김성규, 박찬세 시인)들은 심사평을 통해 “응모작 중 단연 군계일학(群鷄一鶴)이었다. 요양원의 한 몽유병자에게서 ‘삶의 온갖 난간을 넘어왔을 순례자’를 보는 시인의 안목은 참으로 깊었다. 작품 안에서 진(眞)과 망(忘)이, 주(主)와 객(客)이 하나가 된다. ‘참 멀리까지 왔구나 싶다가도 / 내게 허락된 방문이고 / 내 머물 곳인가 싶다가도 / 잠시 머물 뿐인 하루’라는 대목에서는 의상대사의 법성게(法性偈)를 떠올리게 했다. 응모작 모두 고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고 인생에 대한 깊은 혜안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구선희의 〈당신의 신발〉에 대해 심사위원(윤후명, 우승미, 김덕희 작가)들은 심사평을 통해 “아버지의 등산화를 신고 봉정암에 오르는 화자의 모습에서 저릿한 ‘생의 유전(流轉)’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런 까닭에 ‘당신의 신발’은 ‘아버지의 신발’인 동시에 ‘화자의 신발’이고, ‘모든 독자의 신발’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신발을 버리는 마지막 장면에서 숙원(宿願)과 숙원(宿怨)은 동음임을 새삼 깨닫게 했다. 밀도 있는 문장을 구사함으로써 신발을 버리는 곳이 왜 적멸보궁이어야 하는지도 설득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했다.

 

『직지신인문학상』은 제3세대 한국문학을 견인한 ‘녹원문학상’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제정됐다.

 

『직지신인문학상』 시 부문 당선자에게는 상금 200만원과 상패를, 소설 부문 당선자에게는 상금 300만원과 상패를 수여할 예정이다. 『제1회 직지신인문학상』 시 부문에는 총 1,000여 편이, 단편소설 부문에는 100여 편이 응모됐다.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나라와 민족을 구한 사명대사와 한글창제의 숨은 주역인 학조대사의 얼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제1회 나라·나랏말 사랑 백일장』의 대상(경상북도 도지사상)은 수원 동성중학교 김유진 학생의 〈모국어〉가, 운문부문 최우수상(김천시장상)은 김천 율곡고 박성은의 〈아픈 모국어〉가, 산문부문 최우수상(김천시장상)은 청평 청평고의 안주현 학생의 〈영웅〉이 차지했다.

 

백일장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을 통해 “김유진 학생의 〈모국어〉는 부성부재(父性不在)의 다문화 가정의 자녀를 화자로 내세운 시편이었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은 안정적이었고, 비유 역시 익숙하지도 낯설지도 않아서 새 맛을 내면서도 거부감이 없었다. 중학생의 솜씨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능청스럽게 문장의 행간을 잘 조절하였다. 문학의 본령 중 하나는 ‘잠수함의 토끼’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다문화 가정의 아픔을 나지막하게 노래하는 화자의 음성에는 따뜻함이 배어 있었다. 문학은 시대의 아픈 자리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그 아픈 자리를 보듬는 힘이 있음을 깨닫게 했다.
운문부문 최우수상인 박성은 학생의 〈아픈 모국어〉는 베트남에서 한국 농가로 시집온 줄리 아줌마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했다. 특히, ‘국적만 얻으면 도망을 갈 거라고, 한국말 못 해서 아이도 못 키울 거라고, 늙은 남자 돈 보고 먼 길 따라 왔다’고 쑥덕대는 이웃들의 말이 못 알아들을 때는 못 알아들을 때대로, 알아들을 때는 알아들을 때대로 줄리 아줌마에게는 아플 수밖에 없는 현실을 잘 묘사하고 있다.
산문부문 최우수상인 안주현 학생의 〈영웅〉은 이혼한 부모님 대신 자신을 키우신 할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솔직 담박하게 전하고 있다.”고 평했다.

 

백일장 대상 수상자에게는 100만원과 상장이, 최우상 수상자 2명에게는 50만원과 상장이, 우수상 수상자 6명에게는 20만원과 상장이, 장려상 수상자 10명에게는 5만원 상당 상품권과 상장이 수여될 예정이다.

 

‘모국어’와 ‘영웅’을 주제어로 치러진 『제1회 나라·나랏말 사랑 백일장』에는 다문화 가정의 아픔을 고발한 작품과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사람을 영웅으로 묘사한 작품이 많이 응모됐다.

 

『직지신인문학상』과 『나라·나랏말사랑 백일장』 시상식은 오는 10월 14일 오후 5시 만덕전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