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원택 스님은 10월 1일 인사동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 후일담을 기자들과 나눴다.

 

‘평화, 새로운 미래’라는 표어에 의미가 집약된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는 공식 수행원과 정치· 경제·종교·문화·시민사회·문화예술·체육·청년을 대표하는 특별수행원, 일반수행원, 기자단들이 동행했다. 종교계에서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대신해 원택 스님이 불교계 대표, 김희중 대주교가 카톨릭 대표, 이홍정 초무가 기독교 대표, 한은숙 교정원장이 원불교 대표로 각각 참가했다.

 

 

 

원택 스님은 2박 3일간 일정 중 9월 19일 능라도의 ‘5월 1일 경기장’에서 1시간 15분가량 펼쳐진 ‘빛나는 조국’이란 공연에서 “15만 관중과 1만 4300명의 학생들이 펼치는 카드섹션 등 가지가지의 율동은 눈부셨다”라며 “마지막 50분은 남쪽의 국민들에게 호의를 보이기 위한 프로그램과 ‘평화’나 ‘통일’을 염원하는 카드섹션으로 내용이 아주 훌륭했다”라고 말했다.

 

“16년 전 ‘아리랑’ 공연이 상무적이고 전투적이었다면, 『온 겨레가 힘을 합쳐 통일강국 세우자!』는 표어 아래 펼쳐진 이번 공연은 평화와 발전을 지향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스님은 공연이 끝난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안내로 문대통령이 15만 명이 넘는 관중과 율동단을 향해 “우리는 5천 년을 함께 살고 7십 년을 헤어져 살았습니다.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7십 년의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고자 제안합니다”라고 연설했을 때 “북한 사람들이 열광적인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라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원택 스님은 “민추본에서 대북사업 구체화 및 조불련과의 협의를 위해 조선불교도연맹(이하 조불련) 측 만남을 염두에 두고 관련 브리핑을 준비해 갔다. 그러나 모든 일정이 정상회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특별수행원들의 활동은 제한적이어서 북측 관련 단체와 연락이나 대화가 일절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안내인에게 몇 번 ‘조불련 관계자와 대화할 수 없느냐?’고 물었는데, 다음날 돌아온 답이 ‘강수린 조불련위원장이 원택 스님의 평양 방문을 환영하고 좋은 성과를 이루기 바란다는 전화가 있었다’는 정도였습니다. 이 말이 제가 평양서 들었던 조불련에 관한 유일한 소식이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과 악수를 하면서의 나눈 인상에 대해서는 “인상은 참 푸근했습니다. 그리고 손은 저보다 두 배는 두꺼운 것 같았고, 제 손이 푹 싸이는 제 손보다는 따뜻한 온화한 느낌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설주 여사에 대해서는 “분칠도 안 하고 소박하게 있으면서도 잔잔하게 미소를 짓는 모습이 편안했다”라고 느낌을 전했다.

 

스님은 백두산 올라 남북불교계를 포함한 민간교류의 폭을 확대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북한 불교유산의 복원을 발원했다.
“장군봉에서 천지 호수로 내려가 백두산 천지에 손을 씻으면서, 마음속으로 거듭 부처님께 감사 기도를 올렸습니다. 우리 땅에서 백두산에 오르고, 천지 물을 만졌다는 그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혼자만의 기쁨이 아니고 모든 분들과 함께하고 싶은 기쁨이었습니다. 하루빨리 남북이 자유롭게 왕래하고, 남은 많은 북한의 폐사지를 복원하는 날이 오기를 저는 간절히 발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