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보조비 지급의 의미




 부모형제와 재산을 다버리고 출가한 수행자가 다시 돈을 벌어야하는 상황이라면 황당하지 않는가? 대한불교 조계종의 승려들은 그런 황당한 상황에 처해있다. 거처, 의복, 음식,약등의 생활 필수품을 평생 승려 각자가 마련해야 한다.

 출가자에게 당연히 지급되어져야 하는 필수품들을 개인이 책임져야하니 수행자가 도로 생존경쟁을 하며 각자도생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된지 1700년이 되다보니 승단의 부동산과 건물등 삼보정재가 점점 많아졌다. 그러나 이 풍족한 삼보정재가 수행자들에게 평등하게 분배되지 못하고 몇몇 권승들의 주머니로 들어가다보니 대다수의 승려는 생존경쟁에 내몰려 있는데 몇몇 권승들은 돈맛을 알아서 상습도박, 은처등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

 승단의 재산은 모두 재가자의 시주물이므로 마땅히 수행자들을 위해서 최우선 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사찰은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도, 재가자들에게 템플스테이를 경험하게 하기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수행자들이 수행하기 위해서 사찰이 존재하는 것임에도 요즈음 사찰은 수행자는 홀대하고 돈이 되는 템플스테이 손님이나 돈많은 신도만 환영받는 기이한 상황이다. 탁발이 금지되고 객실도 폐쇄된 요즘, 종단이 수행자에게 4가지 필수품을 완전하게 지급하기 어려우니 돈으로 환산해서 매달 일정금액을 지급하자는 것이 ‘수행보조비’이다. 필수품을 구입하기 위한 수행보조비 용도를 자세하게 설명한다면 수행공간을 위해서 20만원, 가사승복등 의복을 위해서 30만원, 음식과 교통비에 30만원, 치료비와 의약품에 20만원정도 든다고 가정할 때 최소 백만원은 지급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승복값은 기이하게도 매우 비싸고 6단계의 법계법 때문에 가사를 6번이나 새로 사야한다.

또한 수행보조비를 특정한사찰이나 특정개인에게 받게되면 수행자 사이에서 갑을관계가 생겨서 고용주의 눈치를 봐야하고 지속적으로 이익을 얻기위해서 패거리 문화가 발생하게된다. 종단이 공평하게 수행자들에게 시주물을 지급할 때 수행자들에게는 애종심과 주인의식이 생기고 수행자들의 관계는 평등해져서 패거리문화가 사라지게 된다.

 수행보조비가 지급되어 생존권이 보장되면 바른말을 했다가 불이익을 당할까봐 눈치보는 이도, 생존을 위해 목탁을 치는 목탁노동자도, 더이상 총무원 과 주지스님 눈치 안보고 말할 수 있어 건전한 비판과 소통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렇게 '직선제'와 '수행보조비'도입은 단순한 제도개선이 아니고 승가가 화합하고 수행자가 당당하게 소통하는데 전제가 되는 조건들이다.

이 수행보조비는 멸빈의 징계를 당해 승단에서 추방되지 않는한 죽을때까지  제공되어야 하므로 노후승려복지 이기도 하다.
종단은 그동안 승려들에게 이런 권리를 가르치지 않고 수행자를 보호하는 의무를 소홀히 해온 것을 반성해야하고 승려들은 이러한 권리를 알지 못해 주인으로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거지처럼 살아온 것을 억울해 해야한다.

관념으로서만 수처작주가 아니라 실제로 모든 사찰의 주인은 수행자들이며 수행자가 당당해지고 평등해질 때 종단이 청정해지고 존경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