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hāparinibbānasutta”라는 원제를 전재성 님은 “완전한 열반의 큰 경”이라 번역하셨음도 이제 알게 됐습니다. 한국 불교에 알려진 대반열반경이라는 번역은 ‘장아함’, ‘유행경’, ‘大正 7’에서 위와 같이 번역되었음도 알게 됐고요. 따라서 이 경은 전재성님 역을 따라 기술합니다.

 

이 경은 장아함이라 일컫는 디가니까야에 수록되었고, 테라와다 불교의 유입과 더불어 우리는 빨리어 원전으로 접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축복받을 일이며, 바라밀 공덕이겠습니까?
이 경의 내역을 간략하게나마 살펴볼 필요가 있어 기술해 가겠습니다.
제1송출분 : 아자따 쌋두왕과 밧지족
제2송출분 : 네 가지 거룩한 진리의 꿰뚫음
제3송출분 : 짜빨라 탑묘에서 수명의 형성을 놓아 버림
제4송출분 : 네 가지 고귀한 원리
제5송출분 : 쌀라상수 아래에서의 설법
제6송출분 : 여래의 유언과 입멸과 사리분배
등의 여섯 송출분에 각 송출분마다 제1송출분의 첫 단락인 밧지족의 일곱 가지 불퇴전의 원리부터 39단락의 탑묘의 건설까지로 짜여 있습니다. 경전체가 장아함에 실릴 긴경으로 단행본으로 쓰이게끔 길고 또한 디테일합니다. 성속간(聖俗間)의 문제도 나열되며, 마지막 분과 단락들에서는 신화적 요소나 설화까지를 볼 수 있는 그야말로 성속을 넘나드는 장구한 경전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가 너무너무 감명 깊고, 절절하게 와 닿는 인간 붓다의 성스러운 마지막 3개월을 각색한 경전입니다.
대문호이신 붓다와 그의 성제자 장로님들 송출자가 엮어내신 닙바나의 찬탄과 그 위대성, 특히나 완전한 열반을 그리는 대서사시는 지금도 눈시울을 젖어들게 하는 경입니다.

 

본 글의 주제인 닙바나 실현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다음 열거할 굴레에서만 그 방법론이 총론으로 소개될 뿐, 전제했던 성속간의 문제의 분류는 학자님들의 몫이지만, 저는 성(聖)과 속(俗)이 별개의 것이 아님을 전제합니다. 聖이 없이 俗은 존립할 수 없는 것입니다. 흔히들 “예토 안에 정토 있다”라 하여 따로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하여, 또는 부처와 중생의 문제처럼 따로 존재하지 않음을 이 경을 통해, 아니 붓다 가르침 전반을 통해 알게 되었음만을 말씀드릴 뿐입니다. 현대 학문인 과학에서 시공(時空)과 비시공(非時空)의 문제와 같은 것이겠지요. 서로 대칭이 되고 있는 물리적-정신적인 존재이며, 별개의 것이 아니란 것만 어렴풋이 이해했을 뿐입니다. 이 글의 목적인 닙바나 실현에 관한 것만 이 경안에서 찾아보겠습니다. 물론 총체와 디테일을 망라한 분석은 저에겐 역부족이고, 이러한 지면과 방식으로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1송출분 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제1단락에서의 밧지족의 일곱 가지 불퇴전의 원리와 이어 수행승의 일곱 가지 불퇴전의 원리를 살펴보면 밧지족의 문제는 세간의 원리로 풀어나가고, 수행승의 여섯 부류의 일곱 가지의 불퇴전의 원리는 출세간 닙바나의 문제입니다. 이어 사리뿟다 존자의 사자후와 남자 재가자들에 대한 설법 등은 세간에 계시는 분들에 대한 설법으로 모두가 궁극은 닙바나 실현의 가르침입니다.

 

제2송출분은 붓다 고유의 4성제 법문으로 시작되고 끝맺음 되는 바 끝머리 세존의 시를 소개합니다.
“네 가지 거룩한 진리,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해 여기저기 태어나, 오랜 세월 윤회했네. 이들 진리를 보았으니, 존재의 통로는 부수어졌고, 괴로움의 뿌리도 끊어졌으니, 이제 재생은 없어졌네”라는 아름다운 시는 그대로 닙바나 공덕을 찬탄하는 시입니다. 이 시는 테라와다 불교를 공부할 즈음 조금 다른 내용으로 구마라집이 부처님의 오도송이란 이름으로 번역되어 회자되었던 글을 여기에서 또다시 보게 되어, 아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빨리어 원문으로 소개하겠습니다.

 

“Aneka-jati Saṁsāraṁ 아네까자띠 상사랑
Sandhāvissaṁ Anibbisaṁ 산타위상 아닙비상
Gahakarakaṁ gavesanto 가하까라깡 가왜상또
Dukkhjāti panappuñaṁ 두카짜띠 빠납뿐낭
Gahakaraka ditthȯsi 가하까라 딧호시
Punagehaṁ naḱáhasi 뿌나개항 나까하시
Subbāte phāsukā bhagga 삽바떼 파수까 박가
Gaha Cūttaṁ visamkhitaṁ 가하꿋땅 위산키당
Visankhra gatamcittaṁ 위상카라 가땅 찟당
Tanhanaṁ khayaṁ ajjhaga 딴하낭 카양 앗자가”
“헤아릴 수 없는 생을 따라 태어나면서
집을 짓는 자가 누구인가 찾아 헤매었으나
끝내 찾지 못해 거듭 태어나야 했고
태어남은 참으로 큰 고통이었어라
아! 집을 짓는 자여 너를 이제 보았노라
이제 너는 더 이상 집을 짓지 못 한다
모든 서까래는 부러졌고 기둥들은 흩어져 내렸나니
나의 마음은 위없는 깨달음에 이르렀고
갈애는 부서져 끝을 보았노라”

 

이 또한 닙바나를 실현하신 후의 오도송으로 분류되어 소개해 드리는 것입니다.

 

이어 “압바빨라 숲에서 새김의 토대에 대한 설법”은 닙바나 실현을 위한 사념처 위빠사나 수행과 더불어 Sampajañña(올바른 앎)의 수행법까지를 설법하고 계십니다. 이어진 “베루바가마까 마을의 안거”도 Sati 수행의 중요성과 그 방법들을 설하시며 그 유명한 “수행승은 자신을 섬으로 삼고 자신을 피난처로 삼으라” 는 유훈 같은 말씀을 남기십니다.

 

제 3 송출분의 “짜빨라 탑묘에서 수명의 형성을 놓아버림”의 장은 붓다께서 자신의 완전한 열반을 예견하시고, 아난다에게 그 뜻을 권할 때 아난다는 붓다가 1겁 이상을 머무르시도록 권청하지 않은 실수에 이어 악마 빠삐만의 완전한 열반을 권하는 유혹에 “그대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 3개월이 지난 뒤에 여래는 완전한 열반에 들리라”는 말씀에 대지가 진동하고 공포의 털을 곤두세우게 하고 천둥이 내리쳤다는 신화적 내용이 펼쳐집니다. 가끔 이러한 현상에 대한 담마토크에서 학자들은 이와 같은 일을 신화나 설화로 치부하는 과학적 잣대를 대지만 저는 반박합니다. 붓다의 위신력과 큰 힘은 그것이 사실임을 강변하기도 합니다. 불가사의가 발붙일 자리는 없습니다. 붓다 앞에서는 말입니다.

 

이어 “여덟 가지 초극의 단계-여덟 가지 해탈”과 욕계 6천 하늘나라에 가시어 설하신 내용을 설하시자 또 다시 악마의 청원이 시작됩니다. “할 일을 다 하셨으니 빨리 완전한 열반에 드실 것을” 그러나, 앞에서 악마에게 하신 말씀으로 응답하시자 그때야 아난다의 청원이 시작됩니다. 이 경의 이 부분에서는 얼마나 인간다운 붓다의 모습이 여실하게 드러나 보이는지 모릅니다. 이어 세존께서는 “연로하여 나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대들을 버리고 가니, 나 자신을 피난처로 삼았네. 수행승들이여 방일하지 말고 새김을 확립하고 계행을 잘 지켜라, 잘 집중된 사유로 자신의 마음을 수호하라. 이 가르침과 계율을 방일하지 않고 닦는 자는 태어남의 윤회를 버리고 괴로움을 종식하리.”라는 시로 닙바나 실현의 방법과 공덕을 찬양하십니다.

 

이어 제 4 송출분에서는 “네 가지 고귀한 원리”와 “네 가지 정통성”을 설하시고 금 세공사 쭌다를 만나 마지막 공양을 받게 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공양을 드신 후 극심한 이질의 고통 속에 “아난다의 마실 물의 이야기”와 말라족의 아들 뿍꾸사와 선정의 깊이를 나누십니다. 망고 숲에서 극심해진 이질과의 투병 중에 쭌다에게 “두 가지 공양의 동일한 과보”를 설하시고서, “보시하는 자에게 공덕은 증가한다. 제어하는 자에게 원한은 쌓이지 않는다. 착하고 건전한 님은 악을 버리고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부수고 열반에 든다.” 라는 감흥어린 시구를 읊으십니다.

 

제 5 송출분에서는 쌀라상수 아래의 설법 시 꽃비의 흩날림 속에 사념처 수행을 갖추며 누우셨고, 아난다의 질문에 답하시며, 장로 아난다의 부사의 법을 찬탄해 주시고, 말라족의 예배를 받으신 다음 유행자 수밧다를 마지막 제자로 받아들여 8정도 수행을 설하십니다.

 

제6 송출분에서는 여래의 유언, 입멸과 사리분배의 내용들이 설해집니다. 마지막 유훈은 우리 모두 익히 알고 있는 “모든 형성된 것들은 부서지고야 마는 것이니 방일하지 말고 정진하라”고 당부하신 후 4선정 4처천 상수멸정을 오르내리시며, 네 번째 선정에서 나온 직후 세존께서는 완전한 열반에 드시었습니다. 이어 일겁범천(一劫梵天)의 사함빠띠, 제석천, 아루눗다, 아난다 순으로 세존의 완전한 열반에 시를 읊었습니다. 말라족의 다비 준비와 함께 마하까사파가 오시자, 7일 만에 다비장의 장작불이 스스로 지펴져 다비식이 끝납니다. 이어 부처님의 사리분배로 마가다국의 왕, 사끼야족, 볼리족, 꼴리야족, 위데히 왕비의 아들인 아자따 쌋뚜, 리차비족의 왕, 베타디빠시의 바라문들의 사리분배 다툼이 있습니다. 이 때 바라문인 도나(세존의 설법을 듣고 Anmagami-불환자-가 되어 세존을 찬탄하는 12,000 단어의 시 도나 갓지따-donagajjita-를 지으신 분)가 사리분배를 잘 조정하여, 사리를 8등분하여 왕들에게 분배하였습니다. 탑묘의 건설은 송출자의 시처럼 “눈 있는 님의 사리함은 여덟 개인데 일곱 개의 사리함은 인도에 모셔졌고, 최상의 참사람의 한 사리함은 라마 가마시의 용왕이 모셨다. 치아 하나는 간다라뿌라에, 또 하나는 까링까 왕국에 모셔졌다. 또 하나는 용왕이 모셨다. 그 분의 광명으로 수승한 공물로 장식되었다. 이와 같이 눈을 가진 님의 사리는 존경받는 자들이 경건하게 모셨다. 신들의 제왕과 용들의 제왕, 인간의 제왕과 수승한 인간들에게 경배 받았던 님에게 합장하여 예배하라. 백겁이 지나도 부처님은 만나기 어렵다. 마흔 개의 균등한 치아, 모든 모발과 몸의 터럭조차도 하나하나 철위산으로 가져갔다.” 의 송경으로 완전한 열반의 큰 경이 끝납니다.

 

각 송출분과 거기에 딸린 단락까지를 개략적으로 적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대반열반경을 다시 꺼내어 반드시 숙독하신다면 큰 공덕을 얻게 될 일입니다. 자세한 내용들과 감회는 열반경 전문을 읽고, 느껴보시기를 당부하는 바입니다. 4성제, 8정도, 12연기의 법문이 빠지지 않고 수록되어 있음은 물론, 곳곳에 그걸 실천하는 위빠사나 수행법, 사념처경이 설해집니다. 이와 같이 붓다께서는 말씀으로 실천으로 닙바나에 이르는 긴경을 남기셨습니다.

 

여래께선 길을 보여주실 뿐 그 길을 따라가고 따르지 않음은 사람마다 각자의 몫임을 여러 가지 말씀으로 경책하심에, 수행에 뜻을 세운 수행자 분들은 응당 “게으르지 말고 정진할 뿐”입니다. 정진의 쉽고 간편한 말은 Sati입니다. “게으르지 말고 Sati하라”는 뜻이지요.

 

이 경 외에도 열반에 대한 붓다의 말씀은 숱하게 많습니다. 예를 들어 자설경, 어시여경, A4의 179경, A9:34경, A6-101경, A9:51경과 닙바나 실현을 위한 사리뿟다와 유행승과의 대화, 열반에 관한 질문경, S.38:9, 무애해도 등 열거하기에 너무 많은 붓다의 닙바나 실현에 대한 말씀이 있습니다.
닙바나가 붓다 가르침의 진수이고 궁극의 목표임을 어느 경전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본 졸고에서는 이같이 말씀으로 이어진 닙바나의 얘기를 다루려함이 아니고, 우리 수행자들이 수행을 통해 도과에 이르러 닙바나를 실현하는 몸과 마음으로 가는 길을 체험적인 측면에서 다루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