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평론과 경희대 비폭력연구소가 공동주관하는 제93회 열린논단(6/21)에 선생님을 초대합니다. 이번 달 주제는 ‘인공지능(AI)의 몇 가지 문제와 불교적 접근’ 이며 발제는 한양대 이도흠 교수입니다.
 
최근 활발한 논의가 전개되는 4차산업혁명은 그 중심에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의 기술적 진보와 적용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컴퓨터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인공지능의 발달은 인간의 인식과 판단과 추론을 학습을 통해 대신함으로써 미래사회가 혁명적으로 변화할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뜨거운 관심에 비해 우리의 논의수준은 아직 초보적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문제는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 신경과학(neuro-science), 생명공학(bio-engineering) 등 고도의 전문분야의 지식과 이론에 대한 종합적 검토 없이는 쉽게 접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불교계를 비롯한 국내의 논의도 아직 벌어지지 않은 현상을 미리 예단하거나 너무 호들갑을 떤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인공지능이 자동학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듯이 이 분야의 공부를 자동학습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한양대 이도흠 교수에게 의뢰해 이 분야 논문을 광범하게 독파하고 그 내용을 요약한 다음 불교적 접근을 시도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도흠 교수가 공부한 인공지능의 문제는 크게 4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는 인공지능로봇이 스스로 학습하면서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을 돌파하여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달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 둘째는 인지과학과 신경과학, 진화생물학과 유전공학의 분야, 특히 분리뇌연구(split-brain research)에서 주장하는 인간의 자유의지(free will)가 허구라고 결론에 대한 근거와 이에 대한 반론은 어떤 것이 있는지, 셋째는 인간의 감정이 외부나 타자의 자극에 대한 마음이나 뇌신경세포의 반응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론,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공지능로봇이 활성화한 이후, 인간, 기계, 안드로이드(인공지능로봇), 사이보그의 사원적(四元的)인 존재로 확대된 사회에서 인간의 본성과 윤리는 무엇이며, 이들과 공존은 가능하며 불교는 어떤 면에서 기여를 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논의 등에 관한 것입니다.
물론 이도흠 교수는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러나 누구보다 왕성한 의욕으로 독서하고 연구하고 새로운 통합모델을 찾아내는 데 남다른 기여를 해온 인문학자입니다. 그는 우리와 같은 수준의 눈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면서 해결을 모색하려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전문가적 논의의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케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선생은 지난 몇 달간 수많은 문헌을 독파하는 열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열린논단은 그 성과를 나누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6월 열린논단을 열면서 덧붙여 한 가지 안내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아시다시피 불교평론의 발행인이신 설악당 무산스님이 지난 5월21 열반에 들었습니다. 열린논단과 불교평론은 순전히 스님의 후원과 배려로 계속해온 사업이어서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열리논단은 스님이 빈소에 조문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추모의 시간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인연 있는 분들의 많은 동참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