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는 문명사의 흐름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선도해 나갈 것인지 아니면 퇴보할 것인지를 가름 하는 냉혹한 분기점에 서있다. 분명코 세상은 스님들에게 교화중생의 실천을 간절히 요구하고 있으나 우리는 과연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 후보자 원학스님(기호4번)은 26일 인사동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의 변과 6개의 종단운영 기조와 10개의 종단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원학스님은 스님은 출마의 변을 통해 “근래 청년층 등 불자감소와 급변하는 사회는 불교계가 처한 위치와 과제들에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며 “종단 전반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잘 녹아 있고 조직의 관계구성은 유기적인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는지, 중생을 향한 서원은 잘 실천하고 있는지 엄격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스님은 “저에게 종단 운영의 인연이 주어진다면 저부터 변화하고 제가 변화의 중심축이 되어 대중과 일심으로 종단을 혁신해 나가겠다.”며 “종헌질서를 확립하고, 삼보정재의 공공성과 투명한 집행을 확립하고, 무엇보다 이타정신이 발현되는 사회, 공존의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이제 우리는 불교문화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불교문화가 사회를 변화시킬 힘이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며 “저는 포살과 자자의 자세를 견지하며 귀명정례의 마음으로 불은에 보답하고자 그 동안의 종무경험을 바탕으로 불교문화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향한 빗장을 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원학스님은 제35대 총무원장 후보 스님들께 하는 제안으로 “모든 후보스님께 제안한다. 제35대 총무원장선거는 종책선거, 검증선거로 만들어 대중과 함께 혁신의지를 나누도록 하자.”며 “온갖 종책 대안을 제시하고 겨루며 승가 본연의 자세를 회복함으로써 출마한 모든 후보가 청정선거 구현에 동참할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이어진 기자와의 질의응답에서 선거대책본부장 종광스님은 “선거법22조에 선거일을 규정하고 있다. 공휴일일 경우 선거를 연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선거 투표일을 연기할 것을 각 후보에 제안하겠다.”고 했다.

 

 

 

조계종 ‘선거법’ 제22조는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는 그 임기만료일전 30일 이후 첫 번째 목요일에 실시한다.”,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선거일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규정한 본종의주요 행사일이거나 공휴일인 때에는 그 다음 주 목요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종광스님은 “자격심사 후 10월 1일까지 교구선거인단 선출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추석연휴가 시작된다. 실질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날은 10~11일 양일뿐이고 선거인단에게 종책자료집 조차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굉장히 걱정된다.”며 “선거법에 근거해 선거 일정을 조정해 줄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원학스님은 “선거일정을 10일 정도 연장해 10월 22일이나 10월 23일 쯤 선거를 치르자”고 제안하며 그 사이에 “종책토론회를 통한 후보검증과 종단개혁에 솔직 담백한 의견이 오고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또한 ‘선거공영제도’와 관련해 중앙선관위 사무처 종무원의 “중앙선관위 결의로 교구본사에 공문을 통보해각 교구본사는 선거 당일 버스를 임차해 선거에 참여하고, 버스 임차료와 선거인단 식비는 중앙선관위가 전액 보장키로 했다. 다만, 제주 관음사의 경우 당일 기상상황을 고려해 하루전 오는 선거인단에게 숙박까지 제공하기로 했다”고 하자, “선관위 결의를 교구본사가 따르지 않을 경우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이를 막기 위해선 최소한 종무회의에서 종령이라도 만들어 이를 제재해야 하는 데 현재는 그런 게 없다. 선관위의 지침을 따르지 않으면 그뿐인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직선제 도입과 비구니 참종권 확대 등에 입장을 밝혔다.
원학스님은 종책자료에서 “취임 2년 내 현행 총무원장 선거제도를 직선제 또는 직선제에 근접하는 제도로 개정하겠다.”고 밝혔다며 “(직선제로) 성직자가 갖추어야 할 겸양과 양보 같은 전통적 미덕이 깨어질까 걱정했으나, 종단의 수장으로서 역할이 주어진다면 충분히 직선제의 장단점을 가려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구니 참종권 확대에 대해서는 “이미 봉은사 주지 당시 국장 5명을 비구니 스님으로 모신적이 있고, 맡은 바 역할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며 “비구니부 신설도 검토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양성평등한종헌종법 개정’에 대해서는 “불교는 계율을 근본으로 삼는다. 여러 원로 사부대중의 의견을 섭렵해 깊이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원학스님은 선대위의 구체적인 인적구성은 밝히지 않았으나 “위엄과 권위를 갖추기 위해 여러 스님들을 초청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제가 과감히 거절했다.”며 “이번 선거는 종단의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다. ‘선거법’ 질서 내에서 내밀하고 조용하게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