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불교도대회 우정국로에서 봉행

 

 

3000여 사부대중이 조계종 적폐청산과 종단개혁을 염원하며 모였다. 14일 오후 4시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 봉행된 ‘조계종 적폐청산과 종단개혁을 위한 범불교도대회(이하 9·14범불교도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스님 200여 명과 사부대중 3000여 명이 동참했다.

 

박병기 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와 부명 스님(푸른수행자회)의 공동 사회로 진행된 9·14범불교도대회는 고불문, 경과보고, 봉행사, 대중연설, 연대사, 국민에게 드리는 글, 결의문 순으로 진행됐다.

 

현진스님(여의도포교원 원장)의 고불문 낭독

 

 

현진스님(여의도포교원 원장)은 고불문에서 “현 조계종 지도부는 10년 가까이 불의한 정치권력의 비호를 받으며 온갖 비리와 범계를 저지르면서 종단권력을 장악하고 유지해왔다”며 “부처님 전에 무거운 참회의 절을 올리며 결연하게 파사현정의 올곧은 실천에 용맹정진 할 것”을 서원했다.

 

청화스님(조계종 전 교육원장)의 봉행사

 

 

이어 이도흠(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의 경과보고가 있었고, 청화스님(조계종 전 교육원장)의 봉행사가 있었다. 스님은 “괴로워하는 사람을 보고도 눈물 흘리지 않는다면 어찌 수행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불자들이 불교의 반성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섰고 스님들이 단식으로 항의했지만 저항의 목소리는 침묵의 카르텔로 막고 오히려 왜곡하며 조롱하고 있고, 8년의 적폐를 반성하기는커녕 종단의 주요 인사 선출에 개입해온 총무원장이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차기 원장 선출에도 개입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정법을 향한 용맹 정진으로 나락에 떨어진 한국불교와  종단을 되살리자.”고 강조했다.

 

 

 

대회연설에 나선 원인스님(전국선원수좌회 선림위원, 수도암 선원장)과 허태곤(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가 나섰다. 원인스님은 “이 자리에서 나누고 있는 마음과 염원이 꼭 현실 속에서도 구현될 수 있도록 우리 수좌들도 최선을 다할 것”이며. “수행하고 포교하는 출가자와 재가자들을 종단 운영의 중심에 두고 받드는 총무원장이 탄생할 수 있도록, 그것이 보장되는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이를 위해 전국승려대회 개최가 꼭 실천으로 옮겨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나선 허태곤 대표는 종단에 요구하는 종도들의 뜻을 “청정비구 종단으로서의 정체성 확립, 실질적인 종단 민주화, 종단의 선거제도를 직선제로, 총무원장 선거 개입 즉각 중단, 사부대중공동체 구현” 등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적폐 청산과 새로운 한국불교를 세우기 위한 길에 함께 할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시민사회를 대표해서는 소설가 조정래 작가와 김종철 녹색평론 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조정래 작가는 “부처님께서는 수많은 가르침을 주었지만 그 중 가장 강력하고 간절하게, 간곡하게 가르친 한 마디가 있다”며 “탐욕을 버리라. 탐욕이 너를 망칠 것이다”라고 일갈했다.

 

 

 

비구니 선광스님과 한주영 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이 낭독한 ‘국민들에게 드리는 글’에서  “한국불교는 불자들만의 것이 아니다”며 “종단의 온갖 적폐를 청산하고 사찰과 이 땅이 부처님의 올바른 가르침과 보살의 향기로 만연한 그날까지 자비로운 분노와 불퇴전의 의지로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하여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조계종 적폐청산과 종단개혁을 위한 범불교도대회 참가자 일동’의 결의문에서는 종단개혁을 위한 10가지 입장에서 자승 총무원장의 진정어린 참회와 퇴진을 촉구하고 △사찰재정의 공영화 △승려 수행생활 보장 △직선제 실시 △부당 징계자 승적 복원과 적폐 조사기구 구성 △비구니들의 평등한 참종권 보장 △재가자의 실질적인 종단 운영 참여 △호법부의 재구성과 엄중한 법집행 △권력분산과 교구자치제 시행△국가예산지원의 집행 정보 공개 △자승총무원장 즉각퇴진을 결의했다. 또한 “종교계 및 시민사회와 굳게 연대해 청정승가가 구현되는 그날까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봉행위는 오전 회의에서 “범불교대회의 사홍서원은 조계종 적폐청산이 이뤄진 이후에 하자고 결의했다.“며 법회를 마무리하는 사홍서원은 하지 않았다. 뒤이어 3000여 참가대중은 문화예술 ‘한바탕’ 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청계천 광장까지 도보로 평화행진하는 것으로 9ㆍ14범불교도대회를 회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