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련사(주지 진경스님) 불일미술관에서는 조은령 작가의 ｢Echoes-대나무 숲으로 그리고 대나무 숲으로부터｣ 초대전과  최은숙 작가의 「공존의 경계」신진작가전을 연다.

 

 

 

 

 

조은령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하였다. 1994년 제1회 개인전을 시작으로, 2008년 〈내 마음의 은유〉, 2010년 〈書架에서 기억의 그림자를 만나다〉, 2013년 〈한국화 - 힐링을 만나다〉, 2016년 <미궁 - 자존적인 정체성 혹은 배타적인 경계> 등 여섯 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국내외에서 다수의 그룹전 또한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으며 제2회 MBC 미술대전 우수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에 입상한 바 있다.
 
조은령 작가의 이번 ｢Echoes-대나무 숲으로 그리고 대나무 숲으로부터｣ 전시는 경문왕 혹은 미노스왕이라고 알려진 귀가 아주 긴 임금님에 대한 우화로부터 시작되었다. 비밀을 간직한 이들이 대나무 숲에서 외친 소리는 바람이 불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허공에 울려 퍼졌다는 이야기 말이다. 조은령 작가의 마음 속 대나무 숲은 우연의 반복처럼 작가를 도서관으로, 송광사로, 교토의 아라시야마嵐山로, 그리고 다시 송광사로 이끌었다. 그 과정 속에서 ‘Echoes, 울림은 분명 본질이 아니다. 그러나 본질에서 파생된, 그래서 본질적인 것이다.’라는 전시의 주제가 탄생되었다.

 

“6월의 송광사에는 1월의 송광사에 있었던 것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채워져 있었다. 저번과 참 다른 풍경이다. 다시 대나무 숲에 앉았을 때 나의 귓가가 복잡해져 왔다.
대나무 숲의 정적 사이로 울림들이 퍼져왔다. 1월의 풍경 소리, 북 소리, 경 읽던 소리, 그리고 파괴된 불상의 얼굴들이 울려오기 시작했다. 부재의 기억이 울림이 되기 시작했다. 나도 임금님의 이발사였다. 대숲에는 아무 것도 없었지만, 동시에 모든 것의 울림이 있었다. 모든 것이 있었다."      -작가노트 에서

 

이번 전시에서 조은령 작가는 산사의 대나무 숲에서 계절이 바뀜에 따라 느낀 작가의 감정을 화폭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작가 노트를 음미해보면서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관객 또한 어느새 송광사 대숲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를 일이다.

 

 

 

 

 

최은숙 작가는 단국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전공으로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그리고 동대학원에서 동양화전공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실의 삶속을 살아가는 인간들은 모두 자신들의 마음속 의미를 부여하는 공간을 가지고 있다. 이 공간은 힘들고 지친 현실 속에서 마음의 휴식을 찾게 되는 공간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경험하고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은 사람들에게 긍정 또는 부정의 감정을 쌓아가게 한다. 최은숙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공간은 삭막한 도시생활의 중심에서 마음의 여유를 좀 더 찾을 수 있고, 위로가 되며, 극복하는 긍정적인 감정의 공간이다.

 

 

 

「공존의 경계」는 전통시장의 정겨운 분위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작업한 작품이다.  전통시장은 작가에게 있어 유년시절 기억이 담긴 추억의 공간이며, 사람들 간의 情과 喜怒哀樂이 담긴 疏通의 공간이다. 최은숙 작가는 전통시장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를 화면에 담아내고자 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현재의 전통시장 배경과 조선시대 풍속도 속의 인물이 작가의 화면 위에서 공존한다. 이는 시공간의 경계를 넘어 현실과 가상의 신비한 상상력을 구현해 내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이라는 경계의 틈을 벗어나 다양한 감각에서 인식된 감정들은 기억과 무의식을 떠오르게 한다.

 

최은숙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공존｣, ｢新인왕제색도｣ 등의 작품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재구성을 통한 상상초월의 가상공간을 설정하고 표현한다. 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이 시작되는 길목인 9월, 여름과 가을이 공존하는 이때에 최은숙 작가의 작품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공존을 함께 느껴 보시길 바란다.

 

문의 02-733-5322 (불일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