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이역만리에서 펼쳐진 대 불사의 감동

최승천 기자 | hgcsc@hanmail.net | 2017-05-12 (금) 19:02

 



부처님의 땅에 부처의 씨앗을
관허 보명 지음, 맑은소리맑은나라
270쪽, 1만3000원


 

3232323.jpg크게보기

경주 보광사 주지 보명 스님(사진)에게 인도는 가피의 땅이다. 지혜와 행복이 충만한 삶을 선물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잉태된 자비의 땅이다. 수차례 인도 성지순례를 다녀올 동안 감사와 환희로 물들어 있던 스님의 마음에 꿈 많은 인도 청년 신뚜가 씨앗 하나를 심었다. 그는 한국어가 유창한 인도 현지 가이드다. 인도의 아이들에게 평등한 교육의 기회가 주어져 인도 사회가 변하는 꿈을 간직하고 있다.

 

그 씨앗은 ‘가피에 보은하고 신뚜의 꿈을 함께 실현하겠다’는 발원으로 싹 텄다. 단 한 칸의 교실이라도 아이들이 공부를 공부답게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자 한 것이다. 스님의 뜻이 알려지자 후원 인연이 곳곳에서 답지했다.

 

부처님 성도지인 보드가야대탑에서 10km가량 떨어진 작은 마을. 네란자라 강 건너 교육과 문화의 혜택이 박탈된 불가촉천민들의 생활터전에 학교 부지를 매입하고 우물을 파고 교사를 세웠다. 그렇게 2014년 11월 ‘파담파니 관세음학교’가 준공 개교식을 갖고 천진불 교육도량으로서 첫 걸음을 뗀 것이다. 이윽고 인도 정부가 인정하는 ‘파담파니 교육 및 사회재단’으로 성장했다.

 

보명 스님의 회고록이요, 불사의 기록인 이 책은 인도 불교 성지를 무대로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파담파니 관세음학교가 건립되는 과정과 불사 과정에서 만난 인연들의 이야기를 버무려내고 있다.

 

성지에서 만나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환희와 감동, 감사로 승화하다가 부처의 땅에 태어난 아이들의 어려운 현실과 맞닥뜨리는 순간 안타까움으로 변한다. 보명 스님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원력을 일으켜 학교 건립을 발원하고 인연을 만난다. 신뚜와 긴밀하게 연락을 이어가며 아이들의 근황과 성장을 지켜보는 일은 스님에게 있어 화초를 가꾸고 농사를 지으며 도량을 지켜가는 것만큼이나 소중한 일상이다. 교실 한 칸, 책상 하나를 후원 받아가며 파담파니 관세음학교의 기틀은 그렇게 완성돼 간다. 이역만리에서 펼쳐진 대 불사의 성취는 뭉클한 감동을 준다.

 

마지막 장에는 스님의 ‘삶’과 ‘마음’을 노래한 스물 두 편의 시를 수록했다. 긴 호흡으로 술회한 인도 이야기를 휴식으로 갈무리하는 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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