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감이당’ 정화 스님의 멘토링 모음집

최승천 기자 | hgcsc@hanmail.net | 2017-04-18 (화) 17:59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
정화 지음, 북드라망
352쪽, 1만6000원

 


Q: 사람들과 관계 맺으면서 화가 났거나 섭섭했던 일들이 마음에 자꾸 쌓이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과 더 이상 만나지 않아도 그때 감정들이 자꾸 떠오르는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내가 생각한 대로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화가 납니다. 상대방이 내가 생각한 대로 다가오면 화가 날 일이 전혀 없잖아요. 그런데 사건은 내가 생각한 대로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나한테 욕을 하면 욕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지 말고 ‘이건 욕하는 사람이 나쁘다’라고 생각해야 됩니다. 그 사람에게 대접받기를 바라면 안 돼요. 그런 일은 좀처럼 안 생기니까요. 어떤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한 번 ‘기분이 나쁘다’라는 자기해석통로가 개설되면, 계속 그런 사건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곧 스스로 잘못이 없는 경우에도 기분 나쁜 감정을 빨리 일으키는 통로를 만들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 화가 나면 우선 심호흡을 서너 번 한 다음 화가 지나가는 것을 그냥 지켜보는 연습을 하십시오. 내 생각대로 사건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것은 화가 난 인생을 살기 위해 준비하는 것과 같은 줄 아시고, 화를 나게 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화를 내기보다는 상대방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연습을 하면 됩니다. (62쪽)

 

즉문즉설이 유행인 시대다. 도시 속의 정토회 법륜 스님이 아니라 이번엔 정화 스님이다. 해인사, 송광사, 백장암 등에서 수행정진해온 스님은 공부공동체인 ‘남산강학원’과 ‘감이당’에서 오랫동안 ‘금강경’, ‘육조단경’, ‘아함경’, ‘유마경’ 등 불교경전 강의를 해왔다. 또한 ‘가족이란 무엇인가’, ‘분노란 무엇인가’, ‘질투란 무엇인가’ 등 삶의 고민들에 대한 강의도 꾸준히 해왔다.

 

그래서 그런지 보통 스님들의 멘토링 책들과는 좀 다르다. 불교 이론을 양자물리학 및 뇌과학 등의 최신 과학적 성과와 함께 연결시켜 답을 준다.

 

스님은 “부처님께서 제시하신 수행방법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라며 “몸과 마음에 대한 이해는 양자물리학과 진화론, 그리고 뇌과학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과 상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한다. 스님은 이어 “불교 수행이 일체의 선입견을 배제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관찰하듯 과학자들도 드러난 객관적 사실만을 보고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수행경험과 실천, 그리고 해석에서 과학이 발견한 사실들을 참조하는 것은 불교수행자로서는 당연한 일이다.”라며 과학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를 설명한다.
 
공부공동체의 학인들을 대상으로 한 멘토링이어서 그런지 공부와 글쓰기 그리고 책읽기 관련 고민들이 많이 나오는 점도 특징이다.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공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책읽기와 글쓰기를 통해 깊고 넓은 사유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보는 시선을 따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인연 있는 이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눈 기반을 이룬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요.”

 

책은 △마음/감정 관련 고민들, △관계 관련 고민들, △공부 관련 고민들, △몸/건강 관련 고민들, △삶 관련 고민들 등 5부로 나뉘어 130개의 질문과 답을 실었다. 책 뒷부분엔 △업장소멸, 집착 없이 사는 법, △만족한 삶을 사는 법, △외로움에 대하여, △무상과 무아 그리고 해탈 등을 주제로 한 특강을 정리해 부록으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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