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창립7주년 맞아 투구스님 초빙해 ‘티베트 의학’ 수강
수행력과 자연치유력 바탕한 ‘의학의 오래된 미래’에 관심 집중

크게보기

동국대 식품공학과에 재학 중인 불자학생들로 구성된 불교학생회가 창립 7주년을 맞아 외국의 저명한 스님을 초빙해 법회를 열었다. 상당수의 대학에서 불교학생회가 사라지는 일이 허다한 현실에서 대학 전체도 아닌, 또한 단과대학도 아닌, 한 과의 재학생들로 구성된 불교학생회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존재 자체가 놀라운 동국대 식공과불교학생회가 4월 11일 오후 티베트의 저명한 스님 덕킁 걀체 투구 린포체(오른쪽 사진)를 초청해 법회를 연다는 소식에 일산캠퍼스로 달려갔다.

식공과불교학생회의 지도교수인 홍광원 교수는 이날 법사로 초빙한 덕킁 걀체 투구 린포체 스님을 ‘쉽게 만나기 어려운 스님’이라고 소개했다. 티베트 까규파의 높은 스승 가운데 한 분이며, 인도 시킴의 룸텍 사원에서 수학했고, 현재 룸텍 사원의 불학원 원장으로, 특히 티베트 의술을 익혀 불교와 의술로 사람들의 병고를 치유하는 존경받는 스님이라고 설명했다.

지도교수의 인사에 이어 식공과불교학생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전지수 학생이 인사에 나섰다. 전 회장은 “그동안 우리 식공과불교학생회에 100여명의 불자학생들이 거쳐 갔고, 지금 현재도 재학생 25명, 대학원생 10여 명 등 40명 가까운 학생들이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이번 창립 7주년 티베트 고승 초청법회가 식품공학과 불교학생회의 발전과 식품공학과 재학생 포교 및 젊은 불자 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지수 회장은 또 “또 지난 2011년 창립 이래로 식공과불교학생회는 매년 템플스테이에 참석하고, 동국대 정각원 신도법회에 커피봉사를 해왔으며, 불교음식을 개발해서 사찰음식 대전에 출품하고, 나아가 이것을 산업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물론 식품공학과불교학생회에 회원으로 가입한 학생들이 처음부터 다 불자는 아니다. 불교계에서 설립한 대학에 입학한 만큼 졸업할 때 불교를 배워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가입한 학생들이 많다. 그러나 이들은 동문 선배들과 지도교수 등의 각별한 배려와 격려로 학업에도 도움을 받고, 시나브로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전지수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식품공학과불교학생회 후원회장인 이황 지도위원이 학생회 임원들과, 장학금 지급 등 그동안 식공과불교학생회 회원들을 후원해온 분들에게 정성껏 마련한 감사의 선물 증정했다.

이윽고 린포체 덕킁 걀체 투구 스님의 법문 시간. 스님은 ‘고통은 어떻게 없애고 약은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티베트 의술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으로 법문을 시작했다. 티베트 불교의술을 오늘날 유럽에서 ‘의술의 오래된 미래’라는 별칭을 얻으며 선풍적인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다음은 덕킁 걀체 투구 린포체 스님의 법문 전문이다.  편집자

 

티베트의 종교 문화 전통은 불교이다. 일반적으로 불교는 몇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대승, 소승, 금강승 등이 그것이다.

부처님께서 성불을 한 후 삼전법륜을 하셨다. 첫째는 사르나트에서의 초전법륜이다. 여기서는 중도와 4성제 법문을 하셨다. 영축산이 있는 라즈기르와 베살리 등에서 하신 법문은 중전법륜이다. 중전법륜은 대승불교의 발판이 되었다. 그리고 쿠시나가르와 잠말라라는 지역에서 설한 법은 후에 티베트불교에서 전승되는 금강승으로 발전했다. 금강승 불교에는 수준높은 의학이 포함되어 있고 약사여래불의 가르침이 전승되고 있다.

다 알다시피 한국불교는 일반적으로 대승불교의 전통을 이어왔다. 그런데 7~8세기 경에 한국에도 금강승 불교가 전해졌다. 그 이후로 줄곧 훌륭한 선지식이 많이 출현하셨다. 이 분들은 중생의 병을 다스리고 병고중생을 구제 수 있는 약사신앙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설법을 하셨다. 불교가 중심이 되어 의약을 만드는 관청이 고려시대에 이미 시작되었다. 고려시대에 의학이나 약 같은 것이 많이 발달해서 풍토병 등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는 티베트 불교의 전통의학과 의술을 살펴보면 신체적으로 수술을 하고, 일반적인 치료를 하는 의학 기술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이런 불교의학 또는 불교의술의 가르침들은 오늘날 현대불교에서는 ‘그런 가르침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정도이며 현실에서 그렇게 많이 적용되지는 않고 있다. 외과의 분야에서 본다면 피 검사나 약을 쓰는 방법 정도에서 조금씩 전통의학의 명맥이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이런 불교의학 전통이 오늘날 활발하게 전해지지 않는 이유는 티베트 불교를 매우 흥성시켜던 한 법왕의 시절에 승려들을 교육시킬 때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는 것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교육했기 때문이다. 불교의술을 시술하다가 혹시라도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까봐 우려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시술 부문은 많이 억제되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의료사고 등의 위험이 덜한 약제 부분에는 많은 발전을 해왔다.

티베트에서는 약을 쓸 때 사람이 기닌 기운을 검증하거나, 소변의 상태, 사람의 피부 색깔 등으로 진단을 한다. 그리고 수행자가 의사로서 환자를 다스리고자 한다면 그는 반드시 약사여래불 수행을 해야 하고, 약사여래불을 항상 모시고 정진을 해야 한다.

 

티베트 불교에서 사용하는 약은 다 천연 자연재료이다. 인위적으로 만든 재료는 절대 쓰지 않는다. 보석이나 돌가루, 풀 등으로 약을 제조한다. 어떤 병이 있을 때 짐승의 피 등을 특수하게 약으로 쓰는 경우도 더러 있기는 하다. 혈액과 관련된 같은 질병에는 보석이나 금, 은, 동 등의 금속을 사용하기도 한다.

 

지금부터 법의 측면에서 말씀드리겠다. 저는 중생 구제를 위한 방편으로서 이 공부(불교를 바탕으로 한 티베트 전통의학)를 시작했다. 보리심(대자비심)을 일으키고, 보리심을 바탕으로 타인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다른 사람의 이익을 도모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마음의 측면에서도 마음을 가꾸고, 보호하고, 지켜나가는 것도 법(진리)의 수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러므로 보리심을 내고 보리심으로써 귀의를 한다고 할 때 가장 먼저 보살계를 받아야 한다. 이때 게송이 있는데 내용은 ‘일체 중생을 나의 손님으로 여기고, 그들을 위해 보리심을 내겠다’는 것이다.

 

중생의 고통을 건져주고자 하는 마음이 보리심이다. 고통에는 고고(苦苦), 괴고(壞苦), 행고(行苦) 등의 3가지가 있다. 고통이 우리의 마음속에 닥치면 행복은 점점 줄어들고 신심에 어려움이 생겨난다. 생로병사의 고통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고통이다. 이것을 행고라고 한다. 그리고 괴고라는 것이 있는데 몸이 무너지는 고통,이다. 그리고 고고, 즉 고통의 고가 있는데 이런 여러 종류의 고통들을 늘 경험하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 중생들의 모습이다.

 

크게보기

덕킁 걀체 투구 린포체 스님으로부터 티베트 의학에 대한 강연을 듣고 있는 동국대 식품공학과 불교학생회 회원들.

우리는 이러한 병이나 고통을 그대로 두고 이것을 법과 수행의 측면에서 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고통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하고 그런 기반에서 이것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고통의 근원이라든가, 없애는 방법에 대해 부처님은 여러 경전에서 설해놓으셨다. 지금 우리가 말해야 할 고통은 고고이다. 이런 입장에서 고통을 없애 행복을 얻는 방법에 대해 말해보겠다.

 

지금 우리는 이 몸이 고통 덩어리라고 말하면 선뜻 알 수가 없다. 그래서 현재의 이 몸이 고통임을 모르고 있다가 어느 순간 병이 들거나 장애가 생겼을 때 당황하고, 비로소 우리 몸이 고통임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고통을 없애는 방법으로는 외부적으로, 즉 물리적으로 방법으로 고를 없애는 방법이 있고, 내부의 마음으로서 없애는 방법이 있으며, 또한 이도저도 아닌 약으로써 고통을 없애는 방법이 있다.

 

우리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지수화풍(地水火風) 4대(四大)가 모여 있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 흩어질 때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게 된다. 사대가 허물어지는 원인으로 인해 몸이 허물어지면, 곧 마음도 허물어지는 요건이 충족된다.

 

보통 몸이 약해지고 허물어지는 것은 이전부터 우리가 지켜왔던 전통적인 치료방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마음의 고통을 버리고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마음의 본질, 본성을 확인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마음의 고통을 다스리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마음의 분상에서 마음의 고통을 다스리는 방법과 마음의 고통의 근원자리로 들어가서 다스리는 방법이 그것이다. 마음의 고통은 명상을 하며 그 자체를 지켜보면 저절로 사라지게 된다. 불교의 측면에서 말하자면 불교 고유의 명상으로 치유하는 방법이다. 명상으로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마음이 평화로운 상태, 이것을 지(止)로 보고,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관(觀)까지 가면 우리의 몸에 변화가 시작된다. 혈맥, 기맥 등에도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마음의 본성을 직시하고 알아차림으로써 이런 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병을 다스리는 약 대신 수행과 명상을 통해 몸의 변화를 통해, 풍(움직임)이라든지 명점 등을 다스리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처럼 스스로 자신의 병을 다스리는 방법으로서 특별한 호흡법이 제시된다. 어쩌면 이런 방법이 치유에 더 탁월하다고 볼 수 있다.

 

스스로 수행을 통해서 이익을 본다면,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주려고 한다면 중간 정도의 호흡법을 통해서 도움을 줄 수 있다. 호흡과 명상을 통한 치유 방법인데 중간 부위에서 호흡을 완성하면 호흡을 더 내려서 하단전까지 내려서 거기서 불을 일으켜서 치유하는 방법 등을 사용할 수가 있다.

 

그런 방법을 다 쓰면서 동시에 환자를 음식과 영양으로써 다스리는 방법도 사용한다. 약을 쓰는 데 있어 환자에게 약초를 바로 제공을 했을 때 그것이 약이 되는지 독이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어서 이런 호흡법 등을 병행해야 한다. 어설픈 치료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티베트 전통의학에서는 환자에게 병을 진단할 때 오른쪽과 왼쪽의 손가락 세 개 씩을 사용해서 환자를 진단한다고 한다는 말이 있다.

 

오른손과 왼손의 검진하는 부위가 다르다. 손가락으로 간, 위장, 비장 등을 진단할 수 있다. 진맥을 할 때에 밖에서 진맥을 하면 안의 4대의 소리가 들리고, 온도(열)도 알 수 있다. 그 정도에 따라서 몸 안 오장육부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티베트 전통의학에서는 밖에 있는 지수화풍 사대와 우리 몸의 지수화풍 사대의 조화 등을 따져서 병을 진단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환자의 병과 정도를 진단할 수 있다. 만일 외부의 4대와 내 몸의 4대가 조화가 흐트러졌을 때 약을 쓰면 반드시 효과가 있다. 여기에 마음의 고통이 더해져서 기, 맥, 명점의 측면에서 병을 다스릴 수 있다. 약을 쓰고 4대의 부조화로 인한 병들, 이런 것을 각 지역의 풍토에 맞게 약으로 쓰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병을 다스려 주는 사람, 즉 의사, 선지식, 보살들의 의료행위를 할 때 마음에 보리심을 갖춘 상태에서 하면 반드시 효과가 있다. 그런 보살심을 갖춘 사람이 자비심을 지닌 채 치료를 하면 환자에게 자비심을 저절로 일으키고 더 큰 효과로 나타난다. 사실 옛날 티베트에서는 의사 공부를 하려면 학교에서 반드시 보살계를 받았다. 의사가 보살계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이 일이 자비심을 필수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의학을 배우고 약학을 시행할 때 전체적으로 환자의 4대를 잘 보고 거기에 맞게 치료하고 약을 쓰면 훨씬 용이하다. 특히 의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역법(曆法)과 산술, 즉 천문학을 공부하는데, 왜 배우는가 하면 하늘의 별, 달 등의 움직임에 따라 지수화풍이 변화하는 것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천행(天行)이 변할 때 자연의 풀들, 약초 등이 깨어나는 시간이 달라지고 각각의 시간에 따라 약효에 차이가 난다. 그래서 반드시 하늘의 운행, 즉 천운(天運), 천행을 알아야 한다.

 

예컨대 동충하초가 있다. 동충하초는 겨울에 쓰면 독이 되고, 여름에 쓰면 약이 된다. 약효가 천행의 움직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하얀 꽃이 피는 ‘쩬투비’라는 약초가 있는 데 쩬투비는 하얀 꽃이 필 때 약으로 쓰면 효과가 최고다. 그런데 하얀 꽃이 피기 전에 약초로 사용하면 정신을 흐리게 하는 마약이 된다. 이처럼 약초를 채취하는 시간도 천행의 시기에 맞춰야 하는 것이다. 약초를 채취할 때 먼저 이 약초가 약성분이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또한 채취할 시기를 알아야 한다. 여기에서 약효의 강약이 판가름 나는 것이다.

 

의사가 되려면 이런 시기, 시간을 잘 알아야 하고, 사람과 중생에게 해를 끼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지금의 티베트는 어떤지 잘 모르지만 내가 어릴 때는(티베트에 살 때는) 그렇게 배웠다. 법, 수행의 측면에서 말한다면 환자에게 도움과 이익을 주기 위해 기, 맥, 명점 등을 다 고려해서 약을 쓰면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의술을 행하려면 자기가 자기의 몸을 먼저 차크라의 기운으로 스스로 돌릴 수 있는 능력이 갖춰져야 한다. 차크라에다 운기(運氣)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 자신의 병은 물론 환자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차크라를 돌릴 수 있고, 거기에 만트라를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알면 환자에게 반드시 큰 효과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티베트에서 유명한 의사라면 이런 능력들을 반드시 갖췄다는 것이며, 이런 능력이 갖춰지지 않으면 유명한 의사가 될 수 없다.

 

뛰어난 의사는 병을 미리 진단하는 능력도 가져야 한다. 예로 위장병을 들어보자. 위장병이 오기 전에 그 전조를 미리 알 수 있으면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위장병이 올 것이라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혈맥과 소변 등의 변화를 볼 수 있어야 한다. 혈관을 지켜보고 소변 등을 보고 증세를 알고 풍 기운 등을 함께 볼 수 있으면 위장병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또 환자의 심장과 허파를 다스리고자 한다면, 도움을 주는 의사도 심장과 허파에 병이 없어야 한다. 의사는 이런 풍 기운을 다스리는 수행도 해야 하는데, 자기의 호흡을 32등분으로 나눠서 1/32을 허파에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런 능력들을 갖추려면 수행을 잘 해야 한다.

 

다음은 강연이 끝난 후 나눈 일문일답

 

- 보리심은 어떤 마음을 말하는가?

 

“보리심은 자비심이 완전히 일어난 상태를 말한다. 보리심에는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원보리심과 행보리심이 있다. 원보리심은 내가 보리를 행해서 일체중생을 이롭게 하겠다는 마음이다. 행보리심은 자비심과 공성에 대한 투철한 이해를 갖추고 일체중생을 이롭게 하겠다는 마음이다. 보리심을 배울 때는 제일 처음 자신의 부모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보리심을 처음 낼 때 보리의 마음을 훈련하는 대상을 어머니로 두는 것이 좋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 어머니 뱃속에서 10달 동안 있으면서 세상을 구경하게 해주신 분, 어머니에게 은혜를 갚겠다, 이익을 돌려드리겠다는 그런 마음. 그것이 보리심이다. 자비는 어머니의 마음이다. 어머니의 모유는 밖으로 나오면 흰색이다. 하얀 어머니의 젖은 어머니 몸의 피의 정수와 영양성분이 모두 어머니의 모유로 나온다. 이것은 변함없는 자비심을 상징하낟. 하얀 모유를 짜서 병속에 담아두면 2~3년 후에는 빨간색으로 변한다. 어머니가 자식에 대한 간절한 마음 때문에 피가 하얀색으로 변한 것이다. 어머니가 자식인 나에게 해준 그 마음을 일체중생에게 돌려주어야 하겠다는 마음이 자비심이다. 어머니의 은혜를 통해서 자비심을 익히고 연습하고 보은하는 마음을 키워가는 것을 보리심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머니에게 돈 조금 쥐어드리고 은혜를 갚았다고 할 수 없다. 어머니 옆에 있으면서 수발을 들고 잘 봉양하는 것이 은혜를 갚는 것이다. 사정이 있어서 은혜를 갚지 못한다면 인과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자비심은 일체중생을 이롭게 하겠다는 마음이다. 일체중생에게 이익을 주겠다는 마음은 비롯함이 없는 과거에서 만난 수없이 많은 어머니에게 보답한다는 마음이고, 이것이 관세음보살의 행원을 실천하는 것이다.”

 

- 티베트 의학이 유럽에서 의학의 오래된 미래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가?

 

“서양사람들이 티베트 의학애 관심을 갖는 이유는 서양의학이 물질적 측면에서만 조명을 하는 한계에서 비롯됐다. 한쪽 면만 보는 서양식 의학의 접근으로는 많은 병의 치유에 완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부작용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티베트 의학은 자연적이다. 약재로도 물, 풀, 돌, 보석류 등 자연재료를 쓰기 때문에 인간의 몸에 균형과 이익을 준다.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서양의학은 환자들이 왔을 때 여러 가지 검사를 많이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슨 병이든 한 가지는 걸렸겠다는 두려움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티베트 의학은 거꾸로 병이 낫겠다는 마음이 생긴다고 한다. 이런 차이가 티베트 전통의학이 선풍을 일으키는 이유가 아닐까.”

 

- 재료에 금은동이나 보석을 사용한다는 것에 대해 더 설명해 달라.

 

“예를 들면 터키석이라는 보석을 아주 미세한 가루로 내서 약재를 쓰면 요즘 간염 등에 효과가 크다. 물론 금도 많이 사용한다. 정제된 순금을 미세한 가루로 내서 끓여서 그 안에 갖가지 약초를 넣으면 27가지 약재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중병도 고칠 수가 있다. 만약에 이런 약재를 병이 없는 사람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먹으면 여러 병을 예방할 수가 있다. 이런 약들은 자연재료이므로 체질에 상관없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다.”

 

-보석이 가진 갖가지 성분 뿐 만이 아니라 색상도 치료에 영향을 주나? 서양에서는 색깔 치료도 있다고 들었는데.

 

“물론 색깔을 활용하기도 한다. 티베트 사람들은 여러 색깔의 옷을 입는데, 예를 들면 산호색을 몸에 두르면 피를 맑게 하는데 도움이 되고, 루비색은 장과 간에 도움이 된다. 다양한 보석의 종류만큼 그 보석의 색이 주는 치료효과도 다양하다. 보석은 몸의 장식도 되지만 치병의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다. 그런데 가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수화풍 4대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4대에 대해서는 한국의 의학서적에도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려시대에 저술된 의학서적에도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고려시대에 저술된 의학서적이 ‘디꿍’이라는 이름의 티베트 사원에 보존이 되어 있다. 지의 성분은 살과 뼈, 수는 액체성분, 화는 우리 몸의 온도, 그리고 피(피가 열에 해당된다), 풍은 우리 몸의 바람기운, 움직이는 기운을 말한다. 간과 신, 비, 폐 등은 각기 기운이 다르다. 더 자세히 설명하면 복부에 있는 차크라는 물기운이다. 생식기와 심장에 있는 차크라는 불의 성분, 목에 있는 차크라는 풍의 성분, 정수리의 차크라는 지의 성분에 해당된다. 정수리에 침을 놓는 것이 위험해 보이지만, 침을 잘 놓는 의사들은 여러 가지 기운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해를 끼치는 일이 없다. 사실 이러한 것은 중국의학서에도 많이 나와 있다.”

 

- 윤회할 때 생각까지 이어지는가? 아니면 성질만 이어지는지?

 

“아집이 있어서 몸을 바꿔도 기질이 이어진다. 마음속의 심과 심소를 다 타파하고, 내안에 있는 본래의 성질을 발현할 때 윤회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 이런 것에 대한 기록이 한국에도 있다. 고려시대에 지어진 마명의 논서에 대한 해설서에 이런 글이 다 나와 있다. 환생자에는 수행환생자가 있고, 원력환생자가 있다. 수행환생자라는 존재는 각자가 수행을 통해서 해탈의 지위에 올라가야 한다. 보살십지에 올라 자재의 능력을 갖춘 자를 수행환생자라고 한다.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행환생자가 지구상에 있다. 티베트 까규파의 까르마파, 달라이라마를 티베트 사람들은 수행으로 금생에 태어난 화신자로 믿고 있다.
티베트에 밀교를 전한 저명한 논사 파드마삼바바(연화생)가 남긴 기록도 있다. 까르마파는 17대 환생자이다. 환생자 중에서도 가장 수승한 환생자이다. 초대 까르마파부터 17대 까르마파까지 이어지고 있다. 까르마파의 경우 예언한 기록에 보면 항상 예언을 한다. 나는 언제 어느 지역에서 어느 때 어느 이름을 가진 부모의 자녀로 태어날 것이다. 그러면 그곳으로 찾아가서 확인을 해서 까르마파로 인정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런 분들은 보살십지에 오른, 거의 불지에 오른 분이다. 이 정도에 이르면 생사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이런 분들이 아닌 환생자들은 린포체들은 본인들이 원을 세워서 세상에 나온 원력환생자들이다. 전생에 세운 원력과 실제로 다르게 선행을 많이 하고 이런 과보로 린포체가 된다. 이것을 확인해주는 것은 달라이라마나 까르마파가 인정을 해주어야 한다. 그 과정은 똑 같다. 이것이 바로 원력환생자이다. 이런 사람들은 공부를 하거나 수행을 하는데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더 수승하다. 그런데 만일 환생자가 나쁜 행동을 하면 보통사람보다 3배 이상의 나쁜 업을 행할 수도 있다. 엄한 선생이 필요하다.“

 

-까르마파는 누구의 화신인가?

 

“까르마파는 6번째 부처님의 화신이라고도 하고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