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법 개정 통한 직선제 추진, 재적 과반수 못 미쳐 좌절
총무원장 “5월초 이전 종회 다시 열어 종헌개정 추진하겠다”

“휴, 쉽지 않은데~”

태고종 총무원장 선거법 개정을 통해 총무원장 직선제를 추진하려 했던 총무원장 도산 스님이 아쉬움의 한 숨을 몰아쉬었다.

4월 7일 열린 제128회 태고종 임시중앙종회에서 종법 개정, 즉 총무원장 선거법에서 선거인단을 대폭 확대하는 것으로 직선제를 시행하려던 당초의 계획이 일부 종회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된 탓이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종회의원들을 돌아보던 도산 스님은 마무리 인사말에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총무원장 선거법 개정안이 재적 과반인 29표에서 2표 모자란 27표로 부결돼 아쉽지만, 이달(4월) 말이나 5월초 중에 다시 종회를 소집해, 종헌개정을 통해 반드시 총무원장 직선제를 관철시키도록 노력하겠다. 다음 종회에 종헌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고, 이 개정안을 법사분과위원회에서 심사할 때 개정 제안자인 총무원장을 반드시 불러서 제안 취지를 직접 들어주시기 바란다”고 말한 도산 스님은 “오늘 총무원장 직선을 위한 종법개정이 실패했지만 다시 준비해 다음 종회에서는 종헌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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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회의원들이 난상토론 벌이는 도중에도 도산 스님은 여러 차례 발언권을 얻으며 총무원장 직선제를 채택하려는 배경을 혼신을 다해 설명했다.

“불교사상 최초로 종단의 수장을 직선제로 뽑으면, 종단의 대외적 이미지도 높아지고, 모래알처럼 흩어진 종도들을 집결시켜 종단 결속력 다질 수 있고, 종단운영에 다수 종도들이 참여함으로써 애종심을 높일 수 있고, 종도들의 의무금을 통해 종단의 고질병인 부채 청산의 일대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도산 스님의 ‘단심’은 과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다수 종회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데 만족해야 했다.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이 종헌 개정사항이냐, 종법 개정사항이냐를 놓고 논란 이어질 때마다 도산 스님은 발언을 통해 종회의원들을 설득했지만, 종헌개정 사항이라고 생각하는 의원들의 생각을 돌리지는 못했다.

종법 개정을 통한 직선제 시행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태고종 총무원 집행부는 종헌 개정을 통해 직선제를 도입해야 하는 더 험한 길을 남겨 놓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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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종단을 위한 공심(公心)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도산 스님은 다시 특유의 불도저 식 밀어붙이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도산 스님은 이날 마무리 인사말에서 종회의원들을 향해 4월 말이나 5월 초에 중앙종회를 다시 소집해 종헌개정을 통한 직선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종회에서 비록 종법개정이 부결되기는 했지만 종회의원들 가운데에도 다수가 직선제를 찬성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다시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이 종헌 개정 사안임을 시종 주장해온 종회 차석 부의장 시각 스님은 “종법 개정을 통한 총무원장 선거법 개정은 좌절됐지만 종헌 개정을 통한 직선제 도입의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견해를 종단 집행부와 종회의원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산술적으로는 종헌 개정이 재적 2/3의 찬성을 요구하는 만큼 종법 개정의 통과 기준인 재적 과반수 이상보다 어렵지만, 직선제 도입에 찬성하지만, 종헌 개정이 아닌 종법 개정으로 추진하는 것은 ‘무리’하다고 보는 종회의원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여 종헌 개정을 통한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안 되면 10번이라도 종회를 열어서, 그래도 안 되면 법려대회(승려대회)를 통해서라도 직선제를 관철시키겠다는 도산 스님의 결기가 다음 종회에서는 뜻을 이룰지 귀추가 주목된다. 도산 스님은 이날 종회 마무리 발언에서 종회의원들을 향해 의미심장한 말 한 마디를 던졌다.

“오늘 종회에서 총무원장 선거법을 개정해 조속히 다음 원장을 전 종도들이 참여한 가운데 축제 속에 선출하고 임기를 단축해 물러나려고 했는데…, 여러 분들이 제게 임기를 마치라고 하시는 모양이다. 뭐 임기를 다 마치라고 한다면 마칠 수밖에 없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