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소리, 4. 15. ‘창립 30주년 기념 중도포럼2017’ 개최
활성스님 법문 이어 양형진, 홍창성 교수 등 중도 관련 발제

이름처럼 고요하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단체 ‘고요한 소리’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고요한 소리’를 이끌고 있는 회주 활성 스님을 모시고 중도포럼2017을 연다. 

‘이 시대의 길 중도(中道)’를 주제로 오는 4월 15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열리는 이번 ‘중도포럼 2017’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다.

고요한 소리는 “원음불교의 소의경전이 바로 초전법륜경이고, 이 경의 줄기는 곧 중도로서의 팔정도이며, 팔정도의 핵심은 ‘사띠sati’라는 활성 스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오늘의 한국불교를 되돌아보고자 한다”고 이번 중도포럼의 의미를 밝혔다.

고요한 소리는 “우리가 당면한 인류의 극단적 위기를 호기로 바꿀 수 있는 지혜가 절실하게 필요한 이 때, ‘나에게도 좋고 남에게도 좋은 공생의 길’은 오직 팔정도이고 일체의 갈등을 극복하고 지속적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길을 중도사상 이외는 없다는 사실이 이번 중도포럼을 통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논리로 훤히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산 스님(상도선원 선원장)을 좌장으로 해 열리는 이번 중도포럼은 현응 스님(조계종 교육원장)과 지안 스님(조계종 승가고시위원회 위원장), 정목 스님(유나방송 대표)의 축사와 고요한 소리 회주 활성 스님의 법문, 변영섭 고요한 소리 공동대표(전 문화재청장)의 감사 인사로 1부 순서를 마친 후 2부부터 ‘중도, 이 시대의 길’을 주제로 학술발표회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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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진 교수(고려대 물리학과 교수)가 ‘진화하는 자연의 시공간적 연기구조와 중도’를 발표하며 첫 발제에 나선다. 양 교수는 발제에서 자연에 대한 현대과학의 이해를 바탕으로 불교의 중심사상인 중도를 이해할 수 있는지를 논의한다. 무아와 무상의 존재자가 상입하면서 펼치는 창발적인 연기로 인해, 생명세계를 포함한 우주 전체가 진화하는 과정, 이런 자연세계가 보여주는 시공간적 연기구조가 그 자체로 무아이고 무상이며 연기이고 화엄이며 중도라는 것을 색과 공의 쌍차쌍조의 중도, 법계연기에서의 중도 등을 통해 논의한다.

이어 홍창성 미네소타주립대학 교수(모어헤드 철학과)가 ‘화쟁(和諍)과 정도(正道), 그리고 중도’를 주제로 발표한다. 홍 교수는 이 발제에서 “중도란 여러 극단의 산술적 평균이 아니라 가장 적절한 길을 말한다”고 전제하고 “화쟁도 상충하는 주장 가운데서 가장 적절한 견해를 새로 찾아내는 작업이고 이것은 곧 올바른 길 즉 정도를 찾는 작업이며 중도를 따르는 일”임을 밝힌다. 홍 교수는 또 ‘적절하고 올바른 길을 찾는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으로 “최대 다수 중생의 최고의 깨달음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행위하여야 한다는 ‘깨달음 산출의 원리’를 그 기준으로 제시한 후 이 원리가 바로 중도의 원리임을 밝혀낼 예정이다.

세 번째 발제는 임승택 교수(경북대 철학과)가 ‘긍정성 과잉의 문제와 중도’를 주제로 발표한다. 임 교수는 “중도는 세간과 출세간이라는 두 차원으로 모색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세간적인 중도는 오늘날의 사회적 이슈와 결부될 수밖에 없으며 거기에서 긍정성이라는 용어는 현대사회를 진단하고 제반 문제를 해결해나기 위한 키워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할 예정이다. 임 교수는 한편 “출세간적인 중도는 특정한 생각이나 견해로부터 벗어나는 통해 모색할 수 있으며, 사념처 명상은 생각 속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생각 자체를 보도록 해주는 ‘인지적 탈융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할 방침이다. 임 교수는 “이것은 출세간으로 통하는 출구가 될 수 있으며 두 차원의 중도는 인간 존재의 양면성을 의미하며 세간을 사는 인간에게 출세간의 문이 열려 있음을 드러낸다”는 점을 제시할 예정이다.

네 번째 발제는 김재성 교수(능인대학원대 명상심리학과)가 ‘중도와 초기불교 수행’을 주제로 발표한다. 김 교수는 “초기불교에서 중도는 우선 팔정도/팔지성도를 의미했다”는 점을 전제한 후 사르나트의 사슴동산에서 5명의 수행자에게 설한 <전법륜경>에서의 쾌락과 고행의 양극단에 빠지지 않는 ‘중(中)의 실천’으로 제시된 팔정도를 중도로 이해해왔다는 점, 그리고 이를 기본으로 하여 초기불교의 다양한 수행법과 중(中)의 실천과의 관계에 대해 고찰할 계획이다.

다섯 번째 발제는 백도수 교수(능인대학원대 불교학과)가 ‘중도의 틀에 관한 고찰’을 주제로 발표한다. 백 교수는 이 발제에서 중도에 대해 빠알리어 경전을 중심으로, 산스끄리뜨 불전을 참조하여 해석학적 개념과 비유와 은유 등 수사학적 방법, 중도의 목적, 대상이나 제법관계를 통한 이해 방법에 대한 근거를 찾는데 중점을 두고 발제를 할 예정이다. 백 교수를 이를 통해 중도에 대한 바른 접근방법을 찾고 현실적인 의미를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지막 발제는 이유미 스리랑카 켈라니야대학 박사(불교철학 전공)가 ‘니까야를 바탕으로 한 중도의 이해와 실천’을 주제로 발표한다. 이 박사는 중도와 팔정도는 모두 ‘도’를 의미하나 다른 면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 논지를 끌어갈 예정이다. 이 박사는 “중도는 진리(sacca)로, 팔정도는 길(magga)로 설해졌다”고 전제한 후 “중도는 부처님이 깨달으신 진리고, 팔정도는 진리에 대한 가르침”이라는 뜻을 밝힐 예정이다. 그래서 진리인 중도는 ‘추상적 올바름’으로, 가르침인 팔정도는 ‘구체적 올바름’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할 방침이다. 이 박사는 “팔정도는 중도를 인간, 특히 참사람(sappurisa, 眞人)의 기준에 맞춰 설한 것이며, 인간이 팔정도라는 참법(saddhamma)으로 인해 진리에 도달한 참사람이 되기 때문”이라는 점을 밝힐 예정이다. 즉 팔정도는 부처님의 발자취(patipada, 족적)를 따라가는 ‘성스러운 길’(ariyamagga)이라는 점을 밝혀 부처님의 원음이 담긴 빠알리 니까야에서 중도의 이해와 실천의 방도를 구해보는 시도를 할 계획이다.

고요한 소리는 “이번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중도포럼이 우리들의 마음을 탐진치의 어둠 속에 버려둔 채 밖으로만 치닫고 있는 인류에게 ‘내 마음 바로 챙기기 운동’의 새 출발이 되기를, 그래서 불법이 너와 나의 장벽을 허물고 무량한 복을 다 함께 누릴 수 있는 참된 가르침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고요한 소리’는?
“부처님 그분의 본래 가르침을 되살려 궁구하고, 실천하고 선양”하기 위해 지난 1987년 설립된 단체다.
근본불교 빠알리(PĀLI) 경전을 우리말로 옮기는 역경사업을 발원하면서 출발한 고요한 소리는 1992년 사단법인을 설립했다. 본격적인 경전 번역의 준비를 위해서 고요한 소리는 스리랑카의 불자출판협회(Buddhist Publication Society)에서 근본불교의 소개를 위해 펴낸 출간물 중에서 부처님 가르침의 기초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엄선해서 번역하고 출간해왔다.

*고요한 소리 회주 활성 스님은?
1938년 출생.
1975년 통도사 경봉 스님 문하에 출가.
통도사 극락암 아란야, 해인사, 봉암사, 태백산 동암, 축서사 등지에서 수행 정진.
현재 지리산 토굴에서 정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