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좌회 1200여 납자, 현 집행부의 ‘종권연장’ 반대 표명
기득권 세력 종권연장 막을 장치로 ‘총무원장 직선’ 추진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이하 수좌회)가 지난 3월 23일 돌연 ‘종단 현안’ 문제에 대해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선 것을 놓고 불교계 안팎의 배경분석이 한창이다.

‘한국불교, 이대로는 안 된다’는 대 전제아래 ‘총무원장은 이제 그만 권세를 내려놓고 직선제를 이행하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날의 기자회견문이 지목하고 있는 낙처(落處)에 대한 견해가 분분한 것이다.

일단 수좌회가 ‘직선제 이행 촉구’를 자승 스님이 이끌고 있는 현 종단 지도부를 향해 강도 높게 요구한 것이라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직선제를 추진하고 있는 ‘총무원장 직선 실현을 위한 대중공사’의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이런 분석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선사들의 언어’는 일상적인 해석과 다를 경우가 많다. 진의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를 놓고 ‘선문답 한다’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선사들의 언어’가 갖는 독특함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좌회의 3. 23 기자회견문이 향하고 있는 낙처는 어디일까. 아직은 소수 견해이기는 하지만 선사들의 의중은 ‘직선제 이행’보다는 ‘총무원장이 이제 그만 권세를 내려놓고’에 방점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듯싶다. 

수좌회의 성명을 찬찬히 살펴보면 선사들의 의중이 ‘청정승가 구현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장문의 회견문에 반영되어 있음을 간파할 수 있다.

수좌회는 우선 오늘의 한국불교(조계종) 현황을 극도의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회견문 곳곳에서 적시하고 있다.

“범계승들의 입에 담기 부끄러운 말폐적 행태가 부도덕의 극치를 연출하고 있다”, “청정상실의 적폐가 만연하여 한국불교가 총체적 쇠망의 길로 치닫고 있음에도 종단의 수죄부 그 누구도 책임과 위기를 통감하는 자가 없다”, “지금의 종단에서는 자성과 쇄신결사, 100인 대중공사, 화쟁위원회 등의 미명 아래 청정과 화합의 종단을 구현하려 노력한다지만 실제로는 오로지 종권과 이권에만 탐착하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나아가 종권연장을 위한 담합과 매수에 골몰하며 종단과 불교의 발전이 강 건너 불인 양 무사안일로 일관하고 있다”는 등.

수좌회는 지난 8년 가까이 종단을 이끌어온 현 종단지도부가 만들어 놓은 적폐들로 인해 한국불교가 1700년 불교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출가자 감소 및 재가불자 300만 감소라는 미증유의 법난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렇게 된 원인을 “조계종 집행부가 지난 8년 동안 종권을 독점하며 기득권 세력이 되어 철저히 나눠 먹기 식 종단운영으로 청정성과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하며 그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표면적으로는 자승 총무원장의 공약사항이기도 한 ‘직선제 이행’을 요구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내용적으로는 ‘8년 적폐’의 원흉인 현 종단 지도부가 더 이상 종권을 연장하려는 의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수좌회는 실제로 현 종단 지도부의 ‘종권연장’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회견문의 제목에 반영하고 있다. ‘총무원장은 이제 그만 권세를 내려놓고’라는 표현이 바로 그것이다.

‘총무원장은 이제 그만 권세를 내려놓고’라는 표현이 주는 의미는 세간에 심심치 않게 회자되고 있는 ‘종헌 개정을 통한 자승 총무원장의 3선 시도’라던가‘, ‘컨트롤이 가능한 아바타를 후임 총무원장에 앉히는 것’ 등으로 분석된다.

수좌회의 요구 사항 중에 ‘자승 총무원장은 직선제를 실행함으로써 더 이상 (종도들을) 기만하지 말고’라는 표현은 자승 총무원장의 최근 행보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임기를 몇 달 남겨 놓지 않은 총무원장이 본사주지 선거나 종회의원 보궐선거 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입 소문이 종단 안팎에 회자되고 있는데도 총무원장이 3선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4년 전 재임 반대’에 나섰다가 ‘망신’을 당한 수좌회로서는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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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사회정책연구소 소장 법응 스님은 수좌회의 23일 회견에 대해 “수좌회가 밝힌 뜻은 좋으나, 향후 행동지침(로드맵)이 제시되지 않는 등 아쉬운 점 또한 없지 않다”며 “수좌회는 입장을 공표했으면 수좌정신에 걸맞게 총무원장과 종회의장 등 종단 지도부를 만나 단호한 입장을 전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수좌회 대표 의정 스님은 “종단이 점점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수행해왔으나 갈수록 악화되고 적폐가 쌓이고 있어 산중 회의를 거쳐 오는 3월 27일 열리는 종회 이전에 수좌들의 뜻을 담아 서둘러 수좌회의 입장을 발표하게 되었다”며 “청정승풍이 무너진 종단의 현실에 대해 참괴한 마음이며, 종단 지도부를 향해 비승가적 작태를 지양하고 청정승가 구현을 위한 비상한 결단을 하라고 촉구하는 것이 오늘 회견을 열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수좌회 의장 월암 스님은 “수좌회는 4년 전 자승 총무원장이 재임을 안 하겠다는 약속을 파기하고 재임을 추진할 때 일어서서 미완의 요구를 한 적이 있었으며, 그 이후 수좌들의 역량의 한계도 절감한 바 있다”며 “그런데 세간에서는 (자승 총무원장이) 3선을 준비한다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기도 하고, 아니면 계파의 한 스님을 후임 총무원장으로 세워놓고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소식이 돌고 있는 등 승가가 추락하는 모습에 수좌들이 더는 눈 감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월암 스님은 또 이번 기자회견이 수좌회 장로선림위원장이신 적명, 무여 스님과 혜국 등 장로선림 스님들 12분의 뜻을 받들어서 입장을 밝히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직선제 이행 촉구의 목적은 직선제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청정승가를 다시 세우는 데 가장 적합한 제도가 직선제라는 점 때문이며, 직선제는 승가의 갈마에도 부합하는 제도라고 생각했다는 점을 들었다. 월암 스님은 직선제를 통해 모든 종도들의 총의를 모아 한국불교의 미래를 일궈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직선제를 강력하게 촉구하게 된 것이라고 직선제 촉구 이유를 설명했다.

다음은 기자회견에 참석한 수좌회 스님들과의 일문일답.

 

-이번 수좌회의 입장에 장로선림위원 12분이 모두 동참하는 것인가? 또한 현 시점에서 직선제를 촉구하는 이유는?

 

"장로 12분이 적극적으로 동의를 해서 이 일을 추진하고 있다. 수좌회 대표가 직접 장로스님들을 찾아뵙고 동의를 얻어 이 일을 하고 있다. 승가전통, 청규 정신에 따라 이 일을 하는 것이다. 저희 선원도 하원격인 수좌회에서 의견을 정하고 상원 격인 장로선림회에서 승인을 얻어 일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리고 선원장 10여분, 한주급 40여 명이 동의를 해주셨다. 이는 역사에 없는 일이다."  -의정 스님

 

"여러 번 교계에서 직선제 이행을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 성과가 없다. 그리고 100인 대중공사에서도 총의를 모아 직선제 요구를 했으며, 종회 특위의 조사에서도 81%라는 절대적인 다수의 스님들이 직선제 찬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직선제에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것은 지금의 간선제로도 불교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었으나, 앞에서 말했듯 청정승풍은 갈수록 쇠락하고 신도 300만 감소라는 엄청난 법난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기득권이 다음 원장 대까지 이어진다면 한국불교는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철체절명의위기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또 이런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종단과 수행자의 입장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이번 직선제는 겉으로 보이는 직선제가 아니고 정말로 공정한 율장정신과 종헌종법과 선거법에 의해 선거공영제를 도입해 직선제의 폐해를 최소화하는 입장에서 종도가 존경하고 국민들도 다 인정할 수 있는 분을 총무원장으로 모셔야 수행집단의 위상을 재건할 수 있다는 철체절명의 입장에서 수좌회가 나서게 된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성명서나 내고 흐지부지하지 않겠다. 끝까지 행동으로 관철해나가도록 하겠다.“ -월암스님

 

-종단적폐 일소와 직선제 도입을 위한 향후 일정을 밝혀달라.

“향후 일정을 뚜렷하게 정하지 않았다. 종단에서 요구를 수용하는 것을 보고 거기에 준하는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종단에서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수용이 안 될 경우에는 다시 상의를 해서 거기에 걸 맞는 일정을 잡아나가겠다.” -의정스님

“수좌회보다 앞서서 직선제를 촉구해온 분들과 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 현 종단집행부를 비판하는 것이 어쩌면 계란으로 바위치기 일 수 있다. 그렇더라도 종단 수뇌부가 종도들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해주시기를 바란다. 우리는 싸우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원장이 임기도 얼마 안 남았고, 원장도 뭐 더 바랄 것이 있겠는가. 긍정적으로 말하면 수고했고, 부정적으로 말하면 많은 계파에 의한 나눠먹기를 하는 폐해를 보여주었다.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말로 불교를 사랑하고 종단을 아끼는 대비원력의 모습으로 돌아가시기 바란다. 그 한 방법으로 직선제를 수용해 종단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기를 기대한다.” - 월암스님

“종회의원 몇 분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그분들도 종단이 위기에 왔다는 데 공감한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총무원장이 잘한 것도 많지만, 선원장이나 중진들의 갖는 가장 큰 염려는 총무원장이 모든 선거에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든다면, 현 총무원장은 용주사 주지 선거에 직접 개입했다. 그는 한 비구니 사찰에 가서 이번에 반드시 성월스님을 주지로 뽑으라고 권하고, 그 대가로 템플스테이 지원금을 주는, 즉 국가 예산을 자기 선거운동에 사용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 지경에까지 와 있다. 이 외에도 총무원장이 거의 모든 본사의 선거에 중립은커녕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대로는 패망이다. 살 길은 직선제 밖에 없다. 직선제를 통해서 덕망과 수행력을 갖춘 분을 뽑아야 한다. 자승 총무원장이 4년 전 재임할 때 공약으로 직선제를 임기 중에 하겠다고 약속했다. 1년 전에 대중공사 등을 통해 직선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잘 되는 것으로 알았는데, 오는 3월 27일 종회에서 직선제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결정이 날 것이 굳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우리가 나서게 되었다. 종회의원들이 불교를 위해서 직선제를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 강설스님

 

-수좌들이 움직이는 것은 종단적으로 상징성이 크다. 5년 전의 움직임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래서 하다말 것이면 안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번에는 수좌회가 모든 것을 다 각오하고 나선 것인지 궁금하다. 또 직선제라면 어느 선까지 자격을 줘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수좌회의 입장이 궁금하다.

“원론적인 입장에서 직선제를 주장하는 것이다. 아는 바와 같이 지난 종회 직선특위에서 조사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10년 이상 된 승려들에게 선거권을 주자는 것에 가장 많은 분이 응답했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저희들은 나름대로 비구, 비구니계를 받은 사람이면 다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느 범위까지 선거권을 줄 것인가는 율사 스님들이나 행정을 하는 스님들 사이에서 충분한 논의가 되어야 할 것이다. 수좌회 입장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다만 우리는 직선제가 우리 종단을 살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다 알다시피 4년 전 현 총무원장의 재임반대 투쟁을 하다가 어설프게 물러난 것에 대해 수좌들이 엄청나게 욕도 먹었다. 우리도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번과는 다르다. 그 때는 수좌회 전체의 의견이 통일되지 못했고, 수좌회 일부에서 추진한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장로선림위원 스님들의 적극적인 의견표명이 있었고, 선원장과 한주급, 젊은 수좌들도 대거 의견을 모았다. 이제 더는 종도들의 의사와 무관한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것을 그만 해야 않을까. 또한 올해가 봉암사 결사 70년이 되는 해이다. 봉암사 결사는 부처님 정신대로 살자는 것이었으므로, 우리는 이런 입장에서 더욱더 의지를 다지고 종단과 잘 협의를 해서 구체적으로 직선제를 포함해 종단을 살리는 방안 모색을 위해 진지한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결코 말로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월암스님

 

-확인해본 결과 일부 원로스님들은 명확하게 수좌회의 이번 의견 표명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또 선원수좌회도 오늘의 한국불교 상황에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선원수좌회도 직선으로 대표를 뽑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물론 원로선림위원 두 분 정도가 직선제가 후유증이 있을 것 같으니, 사태의 추이를 보면서 동참을 하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나머지는 다 적극 동의를 했다. 이것은 확실하다. 직접 찾아뵙고 확인한 것이다.” -의정스님

“수좌들이 말은 견성성불 요익중생이라고 하지만 다 된 수행자가 아니면 이런저런 의견이 나올 수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대세가 직선제에 동의하고 있다. 수좌들의 총의를 모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장로선림위원 스님들은 적극적이다. 장로 스님들께서 수좌회 대표스님에게 일을 하려면 그 자리를 걸고 하라고 격려를 해주시기도 했다. 적당히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까지 해 주셨다. 수좌회는 직선제로 대표를 뽑았느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직선제로 뽑지 않았다. 수좌희 대표를 선출할 때 격론을 벌이고, 대중공사를 통해 전체 공의로 선출한다. 전통적인 갈마의 입장에서 대표스님을 모셨다. 의장도 그렇게 선출이 된 것이다. 또 수좌회의 대표를 직선제로 뽑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다. 또 불자가 감소한 것에 수좌회도 책임을 통감한다. 그래서 이 자리에 나왔다. 더 중요한 것은 현 총무원장이 종단의 수장으로서 과연 잘 해왔는가? 정말 여법한 모습으로 살아왔는가? 일 것이다. 그 답은 여러분들이 더 잘 알지 않을까.” -월암스님

“원로, 구참스님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직선제에 대한 우려도 있으나, 불교를 살리자는 일환이라는 의미에 다 동의해주셨다. 우리는 조계종 2500개 공찰 중에 수행과 포교에 원력이 있는 분이 중요한 자리에 간다면 불교가 다시 살아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조계종은 정말 중요한 공찰을 나눠먹기로 하고 있다. 원력을 가진 분이 주요사찰 주지로 간다면 잃어버린 350만 불자들을 되찾지 않겠나 생각한다.” -강설스님

 

-총무원장 피선거권 제한을 풀라는 요구의 배경은?

“지금 총무원장 피선거권이 제한되어 있다. 이것은 헌법정신에도 종헌종법 정신에도 어긋난다. 본사주지 4년 종회의원 6년, 실부장 4년 역임했거나 종단 법적기구에 이력이 있는 사람만이 출마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이것은 참종권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다. 혹시 수좌들이 총무원장에 관심이 있는가? 의문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나 그렇지 않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 정신에 어긋나는 조항이기 때문에 풀라는 것이다. 직선제 도입할 시에는 반드시 바꿔야 할 제도라고 생각한다.” -월암스님

 

-직선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제도라는 근거가 없지 않나?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할 제도의 개선에 대해 이렇게 밀어붙이는 이유는 뭔가?

“직선제의 폐해도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래도 우리는 모든 제도 가운데 직선제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직선제의 폐해에 대해 우리도 우려를 하고 있다. 총무원 집행부에서 우려하는 소리도 잘 알고 있다. 몇 개 중요한 본사들이 담합하거나 비구니들이 단합하면 총무원장 선출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고, 일각에서 승자독식의 우려 등이 제기되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이런 우려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과 제도로 우려를 최소화하고 국가 수준의 공영제를 통해 폐해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역사의 발전이기도 하다. 폐단을 건설적으로 대처해야지 그것 때문에 못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졸속으로 하느냐는 우려도 공명정대하게 선거를 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간선제로 많은 선거를 해왔다. 그런 선거에서 과연 공명정대하게 해 왔는가? 선거의 폐해가 너무 드러나서 종단이 멸망의 지경에 와 있는 것이다. 철두철미한 공명선거로 직선제를 도입하면 많은 것을 줄일 수 있다. 종단이 그런 의지를 가지면 된다. 민주주의의 장단점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런데 현재 간선제 폐해가 너무나 심각하지 않은가. 애종심을 가지고 직선제에 대해 적극적인 논의를 해보자는 뜻이다.” -월암스님

 

--직선제에 대한 열망이 비구니가 비구보다 더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비구니 연대 방안은 없나.

 
“비구니 스님들이 직선제에 대해 열망이 더 큰 것은 사실이다. 그분들과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늘 회견문에 비구니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그분들이 자체적으로 하도록 하고, 나중에 연대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비구니스님들도 4월에 회의가 있다고 들었다. 그분들이 어떤 결정을 하면 그때에 연대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로 했다.” -의정스님

“비구니 스님 부분은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비구니스님들께서 나름대로 생각을 가지고 계시지만 미리 발표를 하면 종단 등에서 제약이 있을 수도 있어서 하지 않은 것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종도 81%가 지지하는 직선제 제도인데 이를 무시하고 조용한 것이다. 세상에 어느 우주법계에 이런 집단이 있나. 직선제를 지지하는 집단들과 연대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월암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