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천 기자
hgcsc@hanmail.net 2017-03-14 (화) 16:09“5월 22일 현지서 대대적인 봉안법회” 합의
경색 국면 한·중 관계에 민간외교 효과 "톡톡"
5월 22일 '평화의 불'이 봉안될 중국 절강성 설두사.
“‘평화의 불’을 봉안해 양국 간의 당면한 갈등을 해결하고 소통과 화합으로 평화 정착에 앞장서자”
108산사순례기도회가 룸비니에서 이운해 온 ‘평화의 불’이 5월 22일 중국 절강성(浙江省) 설두사(雪竇寺)에 봉안된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혜자 스님은 2월 28일 중국 절강성 영파시 설두사를 방문해 설두사 주지 이장 스님을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선묵혜자 스님(사진)은 3월 8일 교계기자들과 만나 “이번 합의는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배치 문제로 경색국면에 접어든 한・중 관계를 민간외교를 통해 해결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라고 의미를 소개했다.
이에 따라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오는 5월 21~25일 중국 설두사를 비롯 중국 관음성지 보타낙가산, 상해 옥불사, 항주 영은사 등 중국 주요 성지를 순례한다. 일정 가운데 22일 절강성 설두산 설두사에서 ‘평화의 불’ 봉안 법회가 예정돼 있다.
중국 절강성 설두사는 중국 5대 10절 중 하나로 손꼽히면서 선종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곳이다. 운문종 4조로 ‘선(禪)계의 두보’로 불렸던 설두중현(980~1052) 스님이 주석했던 도량이다.
설두중현 스님은 이곳에서 훗날 원오극근 스님이 쓴 『벽암록』의 모본이 되는 『송고백칙』을 완성했다. 스님은 선가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공안을 정리해 문서화함으로써 공안선을 탄생시켰다. 설두선사의 공안선은 이후 간화선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처럼 한국불교와도 인연이 깊은 설두사에 ‘평화의 불’을 봉안하고 양국 평화정착을 위한 법회를 계획하고 있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이곳에서 제19회 한중일 불교우호교류대회 세계평화기원법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번 중국 설두사 방문에서 선묵혜자 스님은 설두사 주지 이장 스님에게 백제금동향로를, 설두사 주지 이장 스님은 선묵혜자 스님에게 포대화상 미륵불 축소 불상을 각각 전달하며 양 기관이 앞으로 ‘펑화의 불’을 봉안하고 상호우호를 다지기로 합의했다.
한편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중국 설두사 불학원과 한국 중앙승가대를 비롯한 주요 불교대와의 상호 교류추진에도 나설 계획이다.
■ ‘평화의 불’은?
부처님의 자비 평화사상을 알리고 평화로운 세상 만든다는 의미를 간직한 불이다. 1986년 UN 53개국에서 모셔온 불과 합화하여 유네스코가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한 네팔 부처님 탄생성지인 룸비니 동산 평화의 호수에서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로 타오르고 있다.
국내에 있는 ‘평화의 불’은 ‘선묵혜자 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가 불기2557(2013)년 네팔 룸비니 동산에서 채화하여 네팔 야다브 대통령으로부터 봉양 받은 성화(聖火)이다.
이 ‘평화의 불’은 구법(求法)의 길을 따라 히말라야 설산을 넘어 티베트, 파키스탄 국경, 중국 타클라마칸 사막과 돈황을 거쳐 실크로드를 따라 서안 법문사에 도착해 분화했다. 이어 청도에서 뱃길로 서해를 건너 인천항에 도착, 민족의 염원이 서려있는 임진각 평화누리 광장에서 가정ㆍ남북ㆍ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법회를 봉행하고 국내 70여 곳에 봉안되어 평화를 기원하며 타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