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 경허선사의 검정소 노래 = 작년 8월19일부터 덕숭산 수덕사에서는 제1회 경허 대선사 어록 강설이 진행됐다. 방장 설정 스님의 지도하에 비구 비구니 250여 명이 동참한 자리에 무진장불교문화연구원장 진관 스님도 참여했다. 진관 스님은 이 때 경허찬양시를 쓸 것을 수덕사부처님 전에 선언하고 집필을 시작했다.

모아보니 108편이었다. 1~3부는 수덕사의 모습을 시로 담았고, 4~6부는 시조 형식으로 경허선사를 그렸다. 경허 연구자들이 여럿 있지만 시로써 경허를 찬양하는 시인은 진관 스님이 최초이다.

진관 스님은 “사단법인 경허연구소장 홍현지 박사와 동문수학한 인연으로 경허 시집을 내게 됐다.”면서, “이 시가 경허에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하지만 경허의 존재를 성찰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진관 스님은 또 “실제 경허선사의 선적, 수행적 삶에 대한 시를 쓰기 위해서는 38선을 넘어 북한지역의 수행처를 참배해 기행시를 써야 한다.”면서, 별도의 순례 서원을 세웠음을 내비쳤다.

인간과문학사, 160쪽, 9000원

크게보기

◆ 개.똥.승. = 제목이 특이하다. ‘개.똥.승.’은 저자가 개똥 줍는 스님이라고 스스로를 부르는 말이다.

경기도 양평의 어린이집 교사이면서 백구 세 마리와 사는 스님이 이들과 어울려 살면서 배운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천진불이라 불리는 어린이, 천진불과 다름없는 개와 함께 일상을 살다보니 저자는 오히려 그들을 통해서 생명에 대해서 깨달음을 얻고 배우게 되는데 그런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풀어낸다.

저자는 불교 수행자이지만 특정 종교에 얽매이지 않는 보편적인 삶의 진리에 대해 말한다. 모든 생명이 똑같이 소중함을, 생명을 빼앗을 수는 있지만 줄 수는 없음을,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이지 자상하게 들려준다. 이를 실천하는 방법으로 백구들, 어린이집 아이들과 함께 지구에서 다른 생명체와 더불어 좋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삶, 이별, 인연, 행복, 인간다움, 생명 등 각 이야기의 주제가 쉽지 않지만 어린이, 개와 함께 하는 일상을 통해 이야기를 풀기 때문에 글은 유쾌하고 따스하고 아름답다.

저자 진엽 스님은 동학사 전통강원에서 경전을, 중앙승가대학교에서 역경학을 공부했다.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용문사 부설 양평 선재정사 은행나무어린이집에서 고운 아이들, 선생님들과 사랑이 넘치는 백구들과 동물과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치고 서로 배우고 있다.

책공장더불어, 200쪽, 1만2000원

크게보기

◆ 불교논리학의 향연 =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에서 행해지고 있는 불교 논리학을 우리나라에 처음 정리해 소개하는 책. 뺀첸쐬남닥빠(pan chen bsod bsod grags pa)가 저술한 불교 논리학 개론서인 『논리학-일체법을 비추는 거울』(딱릭끼남삭최꾼쌜외멜롱:rtags rigs kyi rnam gzhag chos kun gsal b’i me long)』의 내용을 근간으로 한국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게 필자가 재구성했다.
 
뺀첸의 『논리학-일체법을 비추는 거울』은 『석량론(釋量論)』에서 논리학 부분만을 추려서 정리한 것이다. 어렵고 난해한 질문과 응답에 어리둥절하면서도 사물을 이해하고 불교의 논리적인 대화법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연기법에 근거해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그것이 왜 있는지를 묻고 이해하는 과정이 새롭다. 우리나라 불교는 선불교를 추구하기 때문에 티베트불교와 같이 의문점을 대화로 풀어 깨달음을 이루는 과정은 생소하기만 하다.

책을 펴낸 범천 스님은 1999년에 출가해 2004년 북인도 다람살라IBD(불교대학)에 입학했고 2006년 달라이라마로부터 사미와 비구계를 수계했다. 동 대학에서 반야부 과정을 정식 졸업한 후 중관학 등을 수강하다 2015년 말에 귀국했다. 사진삽도인 가연숙은 동국대에서 응용불교학 석사과정 수료 후 현대불교신문 문화부 기자로 재직했다. 현재 인도 다람살라에 거주하며 프리랜서 언론인 및 여행 작가로 활동 중이다.

불교시대사, 160쪽,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