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에 심리학 접목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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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듯 가볍게
김도인 지음, 웨일북(whalebooks)
232쪽, 1만4000원

과거에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신비의 영역에 머물렀던 명상이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명상은 거창한 깨달음을 좇는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7주간의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구글 뿐 아니라 야후, 나이키, 골드만삭스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사내에 ‘명상의 방’을 두고, 명상수업을 제공한다.

『숨쉬듯 가볍게』는 우리 삶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들어온 명상에 심리학을 접목한 책이다. 흥미로운 심리학 이론으로 마음에 지도를 그린 뒤, 지도를 따라 여행하듯 ‘진짜 나’와 만나는 길을 명상을 통해 안내한다. 학문적 이론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겪는 감정적 혼란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알려준다는 데서 기존의 심리학 서적과도 다르다. 공부하는 심리학이 아니라 생활의 심리학이다.
 
저자 김도인은 성균관대학교 유교철학과 박사 과정과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명상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그녀는 지극히 내성적이고 마음의 부침이 심하던 10대를 보내고 20대에 계룡산을 시작으로 다양한 종류의 명상 수련을 했다. 오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나 자신을 ‘고치기’보다 ‘받아들이는’ 법을 알게 됐다. 인생의 우연한 제안들을 받아들이다 보니 팟캐스트의 인기 진행자가 됐다. 1억 다운로드, 2015 아이튠즈 팟캐스트 1위 ‘지대넓얕’의 히로인으로 동양철학과 심리학을 접목하는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차분하면서도 때론 단호하고 날카로운 그녀의 이야기에 청취자들은 울고 웃고 감동한다. 방송을 통해 개인적인 명상 체험을 편안히 이야기했을 뿐인데 수많은 사람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보고, 오랜 명상 훈련과 경계를 넘나드는 학문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이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저자는 “자전거 타는 방법을 열심히 읽는다고 해서 바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이론만 가지고는 자기가 겪는 특유의 감정과 신체 변화를 알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무조건 ‘이렇게 하라’고 주문하지 않는다. 다만 일상을 잠시 멈추고 ‘홀로 있는 시간’을 통해 자신의 내면 곳곳을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상처를 피하며 사느라 정작 매일 폭풍 속에 있는 사람들, 상처와 함께 성장하는 법을 고민하는 이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