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작가 채사장의 치열한 지적 여정

최승천 기자 | hgcsc@hanmail.net | 2017-02-22 (수) 17:51

 


 

 

열한 계단
채사장 지음, 웨일북
408쪽, 1만7000원

 


‘지대넓얕’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는지. 2014년 말부터 우리 사회의 독서계에 널리 회자됐던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약어이다. 이 책은 수 십 만 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됐고, 책과 같은 이름의 팟캐스트 ‘지대넓얕’은 2015년 팟캐스트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지금도 계속 상위권을 유지하며, 정치 내용 판도의 팟캐스트 시장에서 청취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 책의 저자이며 팟캐스트 진행자인 채사장은 학창시절 내내 하루 한 권의 책을 읽을 정도로 지독하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문학과 철학, 종교부터 서양미술과 현대물리학을 거쳐 역사, 사회, 경제에 이르는 다양한 지적 편력이 책을 쓰는 원동력이 되었다.

 

채사장은 꼴찌를 겨우 면했던 고등학교 시절부터 재수생 시절, 먹고사느라 책을 한 권도 읽지 못했던 사회생활과 큰 교통사고 후의 절박한 순간 속에서도 치열하게 질문하며 살아왔다. 그 질문들은 그의 삶의 각도를 조금씩 비틀었다. 그는 그 질문들을 비교적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인생의 굽이마다 만난 질문들을 정리했는데, 거기서 길어 올린 공통점이 바로 ‘불편함’이었다.

 

그는 책을 통해 불편한 질문을 만났다. 그 질문은 자신의 평화로웠던 세계를 깨부쉈다. 이후 그는 계속 불편함을 찾으며 성장의 계단으로 자기 삶을 밀어 올렸다. 깨달음과 깨부숨의 반복, 그 치열한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 조금은 단단한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불편한’ 책을 권한다. 책이란, 많이 읽는 게 다가 아니라서 어떤 독서는 한 인간의 지평을 넓히지만 어떤 독서는 오히려 그를 우물에 가둘 수도 있다는 것이다. 채사장이 올라온 불편한 계단은 문학, 종교, 철학, 과학, 역사, 경제학뿐 아니라 예술의 영역까지 아우른열한 계단이다. 저자를 따라 계단을 오르는 동안, 독자는 아직 닿지 못한 계단의 질문들과 마주하며 자신이 갇힌 우물 밖을 조금씩 내다보게 된다.

 

인문학의 최전선에서 독자와 가장 가깝게 만나온 저자는 “나를 불편하게 하는 지식만이 굳어 있는 내면에 균열을 일으켜 나를 한 계단 성장시킬 수 있다. 누구라도 자기만의 계단을 하나씩 밟아나가면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나아가고 결국 새로운 자신을, 색다른 인생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책을 통해 책이, 그리고 인문학이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지 몸소 보여준다. 한 인간의 생생한 경험과 질문이 어떻게 엮여서 삶을 바꾸는지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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