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2일 레페스 포럼 제1회 심포지엄서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 발표

손원영 서울기독교대 교수가 김천 개운사 훼불 사건을 대신 사과하고 법당 회복을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인 후 파면된 가운데, 앞서 지난 1월 레페스포럼에서 손 교수가 "예수라면 개운사 훼불 사건을 당연히 도와줘야 한다고 했을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끈다. <관련 기사 있음, 하단 링크 참조>
 
당시 미디어붓다는 손 교수의 발표를 취재했으나, 손 교수는 '우상 숭배에 해당하는 불상 재건을 위한 모금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였기에 사태 악화를 우려, 기사 게재를 유보했다.

그러나 서울기독대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손원영 교수를 '성실의무 위반'의 이유로 파면을 가결함에 따라 당시 손 교수의 발표 내용을 게재한다.
 
손원영 교수(사진)는 1월 12일 이찬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교수가 이끄는 종교 평화를 위한 토론 모임인 '레페스(REPES·Religion and Peace Studies) 포럼' 제1회 심포지엄에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란 주제 발제자로 참여했다.

손 교수는 "개운사 훼불 사건에 대해 학교 종교교육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이자 개신교 목사로서 말할 수 없는 죄책감과 사회적 책임감을 통감했으며, 신학생들에게 민주사회에서의 이웃 종교에 대한 바른 태도를 교육하고자 했다"며 개운사 훼불 사건 후 불당 회복을 위한 모금활동을 전개하게 된 세 가지 이유를 밝혔다.

그는 먼저 "예수라면 개운사 훼불사건에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해봤다"면서 "법당이 무참히 파괴되고, 스님도 정신적 충격 때문에 고통스러워한 현실에서 예수라면 당연히 도와줘야 한다고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해방신학의 '약자와 연대'적 맥락을 검토하며 "가난하고 억압 받고 있는 이를 하나님이 더 사랑한다는 편애적 사랑은 보편적 사랑과 모순되지 않는다"면서 "개운사는 당시 피해자이기에 약자로서 연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주주의 가치를 지향하는 한국에서 개운사 사건은 심각한 헌법적 가치의 훼손으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헌법을 준수하는 것은 기독교인의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종교의 힘, 하나님의 이름으로 이뤄지는 어떤 폭력도, 참하나님의 마음이 아니다"면서 "종종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핑계로 하나님의 이름으로 폭력을 정당화하려고 하지만, 그것은 적어도 예수의 정신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크게보기

지난 1월 12일 서울 씨튼영성센터에서 열린 '레페스 포럼' 제1회 심포지엄

일부 기독교인이 비판한 우상 숭배에 대해서도 "개운사 훼불 사건은 '교리적' 문제가 아니라 '윤리적' 문제"라면서 "'기독교인이 이웃 종교의 시설물을 불법적으로 크게 훼손한 것에 대해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비윤리성을 지적하며 그에 상응하는 손해 배상 차원의 사과표명과 함께 모금 운동을 전개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모금 운동에 대해서는 "말로만 백 번 미안하다고 하는 것보다 개신교 신자가 훼손한 불당을 원상태로 돌리는 것은 양심에 따른 당연한 도리였기에 김근수 가톨릭프레스 대표, 이찬수 서울대 교수, 박범석 서울대 박사와 공동으로 불당 회복을 위한 모금활동을 시작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개운사에 복구를 위한 모금액을 전해드리려 했으나 아쉽게도 주지 스님이 바뀌면서 새로 오신 주지 스님이 좋은 데 쓰라고 해 전할 길이 없어 논의 후 레페스포럼을 통해 종교평화를 위한 일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손 교수의 말처럼 레페스포럼을 이끌고 있는 이찬수 교수는 "개운사 훼불 사건은 타인의 종교는 물론 자신의 종교에 대한 무지에서 벌어진 불행한 일로, 일부 뜻 있는 종교인들이 개운사 회복을 위해 모은 모금액을 뜻 있게 사용하고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취지를 밝힌 바 있다.
 
또 손 교수는 이날 징계 절차의 한 과정으로써 대학 당국으로부터 신앙 검증을 요구받자 "교육자로서 신학교육 차원에서 행한 일"이라는 내용이 담긴 답변서를 제출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금번 사건을 통해 학교 측에서 대자보도 붙고, 징계위에 소집되는 등으로 개인적 시련의 시간을 거쳤다"면서 "그렇지만 기독교의 잘못된 가르침을 수정하고 사회를 환기하는 일에는 소기의 목표를 이뤘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있음>, 기사 참조

http://www.mediabuddha.net////news/view.php?number=2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