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제3시대 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25일 신대승네트워크 토론회서

크게보기

2015 종교인구조사는 10년 전과 다른 대중의 인식 변화를 드러내지만, ‘멀티 신자’ 등 새롭게 등장한 종교성은 담아내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1월 25일 신대승네트워크(대표 이영철)이 ‘한국의 종교, 탈종교화에 대응할 수 있나’를 주제로 개최한 2015 종교인구조사결과 3대종교 특별토론회에서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사진)에 의해 제기됐다.

개신교 신학계 측의 발제자로 나선 김 실장은 월드컬쳐오픈 W스테이지 안국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2015 종교인구조사 결과를 접하며 예상을 빗나간 개신교 신자의 수에 신학자로서 황당했고, 종교 인구 추이를 보며 종교 개념에 관한 난처함으로 곤혹스러웠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종교인구문제의 황당함 곤혹스러움’이란 주제 발표에서 “통계 결과와는 다르게 각 교단들의 교세 통계는 줄어들었기 때문에 신자가 늘었다는 개신교계에서의 반응은 오히려 냉랭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일각에서 제기한 조사방식에 대한 문제와 이단종파를 포함한 결과라는 추정에 대해 타당성이 약하고 종교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세는 줄었는데 신자는 늘어난’ 현상에 대해 2005년과 2015년의 시대 변화에 따른 개신교 신자들의 인식 기준의 변화에서부터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5년 인구센서스에서는 자신이 개신교 신자임을 말하기를 꺼린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돼 있었다고 밝혔다. 참여정부의 등장으로 낡은 권위주의에 대한 청산 의지가 높았고, 교회는 낡은 권위주의의 온상처럼 비춰져 호감도가 급락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이데올로기적이고 진보주의적인 이성의 기획이 중요했던 2005년 대중과 달리 2015년 대중은 신자유주의를 살아내기 위한 고단함에 빠져 예배 등 대사회적 행보에는 참여하지 않으나 교회를 매개로 위로받고 긴밀하게 엮일 수 있는 장을 선호했으며, 이는 개신교 신자의 증가라는 통계결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크게보기

아울러 김 실장은 “서구사회에서도 포스트모던 신종교 현상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종교들이 활성화되고 있는 등 전세계가 점점 종교적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면서 “종교 인구가 줄었다는 통계는 변화하는 새로운 종교성을 담아내지 못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신교회를 다니면서 가톨릭 피정도 다녀오고, 템플스테이에도 참여하며, 유교‧불교 경전을 읽고 사주를 보는 시대에 ‘익명의 그리스도인’, ‘소속 없는 신자’,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 ‘멀티신자’ 등이 등장하지만 인구센서스는 오직 하나의 종교만을 선택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또 “문제는 타종교에 폐쇄적이고 과거에 구축된 경직된 언술들을 반복해 주장하는 기성 종교들이 그것을 종교성이라고 호명하지 않은 탓에 사람들은 자신의 종교성이 비종교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가 ‘2015 인구센서스의 종교인구 변동이 던지는 의미와 과제’를 주제로 기조발표를, 박수호 중앙승가대 불교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이 ‘종교인구 감소와 불교계의 대응 방안 모색을 위한 고려 사항’을, 박문수 가톨릭평론 편집위원장이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천주교 분석보고서’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