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원, 2017년 슬로건 ‘전법포교 역량 향상시키는 승가교육’
전법, 시급한 과제로 부상…모든 프로그램 전법역량 강화에 초점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 스님)이 2017년도 슬로건을 '전법포교 역량을 향상시키는 승가교육'으로 정했다.

조계종 교육원은 ▲우리는 급변하는 과학기술과 사회문화적 코드를 잘 읽고 있는가? ▲우리는 이 시대 중생의 기대와 요구가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있는가? ▲우리는 구세대비의 원력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고 있는가? 라는 성찰과 함께 “불교의 실천은 일상에서 친절과 미소로 뭇 삶과 함께 하는데 있고, 자비가 사회적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편바라밀을 편쳐야 한다”는 방향을 세웠다.

1월 18일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발표한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은 “지난 종교인구 통계조사 결과에서 보듯 전법의 중요성이 현재 한국불교에 부여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라면서 “종단의 모든 스님들의 전법포교 역량을 갖춰 통해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가르침을 앞세우고 전법의 길로 나서는 해로 2017년의 교육원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조계종 교육원은 또 ‘입산 출가자에 대한 지원 강화’, ‘교육과정 내실화’, ‘승가전문인력 양성’, ‘전법포교역량 배양’, ‘한글의례의식 확산’, ‘자비보살 승가상 구현’, ‘한국의 불교사상 세계화’ 등 2017년도 7개 주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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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산출가자 지원 강화’는 입산을 결심한 출가자가 행자교육 과정에서 상당수 탈락하는 것에 대한 원인을 파악해 입문과 교육과정이 신심과 발심, 원력을 형성할 수 있도록 행자교육 프로그램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교육원은 이를 위해 교구본사 출가지도법사 제도를 정착시ㅣ고, 출가상담인력을 충원하여 입산 행자가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출가사이트 리뉴얼 및 출가상담 전화 운영 등을 통해 출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종회에서 부결되었던 은퇴자 대상 출가제도의 도입을 오는 3월 종회에서 재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교육과정 내실화’는 기이 마련된 교육 제도의 정착과 운영의 합리화를 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를 위해 수계교육과정에서 내용의 중복을 피하고 교육과목에 ‘성보의 이해’, ‘출가수행자로서의 삶’, ‘한국불교와 조계종단’ 등을 추가하거나 개선하여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시대에 수순하는 승가교육이 되도록 사찰승가대학 필수과목으로 ‘설법과 토론’을, 선택과목으로 ‘종무행정’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조계종단사’를 비롯한 필수교재 편찬 및 표준강의계획안 수정 보완 △토론식 수업, 쌍방향 수업 도입 등 수업방식 개선을 위한 상주교수연찬회, 필수교과목 반영에 따른 교수지원, 평가제도의 개선 추진 △사찰승가대학 교육교역자 정년제(2018년도부터 시행) 추진 △사찰승가대학원 학점제 및 강의계획서 작성 △전문 특수교육과정의 인접학문간 융합을 통한 종단종책 생산 기지화 등을 제시했다.

‘승가전문인력 양성’은 분야별 융·복합 및 인접학문간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이끌어 내는 최근 학문연구 흐름과 관련 종학 협력, 교육 및 포교종책, 대사회적 불교종책 개발에 나선다. 이를 위해 한문번역 전문과정인 한국불교융합학과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졸업자의 진로에 대한 방안 연구, 영어 전문과정인 국제불교문화사업학과 졸업자 진로방안 연구, 국내외 석·박사 과정 학인에 대한 장학지원 지속 및 전문인력 네트워크 추진, 각 분야별 전문인력(교수아사리) 선발 지원, 불교 학술단체 지원, 전문연구자 인물정보 서비스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전법포교 능력 배양’은 스님들이 일선 현장에서 교화활동을 펼치는데 필요한 능력을 향상하는 교육 및 종책으로 진행한다. 먼저 기본교육기관 학인들의 설법 역량을 높이기 위해 ‘제1회 조계종 학인 설법대회’을 7월 중에 개최한다. 또한 일선 포교에 필요한 능력을 체득하기 위한 체험 및 워크샵 과정을 진행하고, 명상과 상담 등 법회 운영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밖에도 강좌형 승려연수교육에 템플스테이 강의를 편성하고, 이러닝 학습센터를 통해 사회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매년 새로운 교육강좌를 업데이트한다. 특히 2급 승가고시에 이어 3급 승가고시에 ‘설법’ 능력 평가를 도입해 모든 스님들이 설법능력을 갖추도록 하고, 모든 승가고시 논술에 ‘전법포교’의 내용을 반영하기로 했다.

‘한글의례의식의 확산’을 위해서 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입문교육, 수계교육 과정에서 한글의례 및 염불교육을 강화하며 5급 승가고시 시행시 점검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또한 기본교육기관 학인을 대상으로 한글의례 및 염불교육을 확대 강화하며, 4급 승가고시 시행시 전형절차에 따라 점검하며 외국인 승려 대상 염불의례 교육도 정례와 한다. 이밖에도 법계연수의 모든 과정에 염불의례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언론과의 협력을 통해 한글의례가 모다 널리 보급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자비보살의 승가상 구현’을 위해 사찰승가대학 학인들이 매일 ‘조계종승가생활계본’을 독송하도록 의무화하고, 교육과정과 평가에 반영하는 것과 일상에서 예참, 운력, 지계의 삶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과정과 평가에 반영한다. 또한 학인의 자원봉사 활동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추진하며, 승려연수교육 과정 중 자원봉사 인증기관을 확대운영하고, 응용불교(실천불교)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장학지원제도를 시행한다.

‘한국의 불교사상 세계화’를 위해서는 근대한국불교대표문헌 영역 발간을 오는 8월 경에 완료하며,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현대한국불교대표문헌영역편찬사업’을 추진한다. 

현응 스님은 올해 사업에서 ‘전법역량 강화’에 중점을 둔 이유에 대해 “지난 7년 동안 지속해온 교육원의 사업이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뤘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그 성과를 현장에 회향하는 쪽으로 중심을 옮긴 것”이라며 “적지 않은 스님들이 공부를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법 일선에서 설법을 하는 데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현실에 착안, 현장성이 있는 교육을 대폭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응 스님은 “이제는 역량을 갖춘 스님들이 대중 앞에 나서야 할 때라고 보았다”면서 “특히 작년 열었던 토론대회에서 학인의 역량을 확인한 것도 자신 있게 올해의 사업방향을 정한 배경이 됐으며, 이는 교육원에서 스님들에게 현장 설법을 적극 권청하는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교육원은 2018년도부터 기본교육과정을 졸업한 학인을 대상으로 '가칭 학인전법사' 자격을 부여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학인전법사 제도는 학인들에게 전법에 대한 사명감을 제고시키기 위한 교육원의 고민이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응 스님은 최근 불자 수 감소하는 등 한국사회에 탈종교화 흐름이 시작되었다는 학계의 분석에 대해 “신자유주의 이후 무한경쟁의 각박한 시대에 종교 인구가 급격하게 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종교인구의 증가는 앞으로도 한국사회에서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불자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존의 불자 가운데 명상 등 불교와 유사한 수행모임 등으로 일부 불자들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세상이 무상하고 덧없지만 자비를 말하는 것이 대승불교인데, 자비를 말하지 않는 불교, 윤리를 말하지 않는 불교, 즉 종교성을 강조하지 않는 불교로 갔던 것이 불자의 감소의 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응 스님은 “인문사회과학에서 말하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종교에 있으며, 따라서 불교도 종교성을 가지면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