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13일 판결 … 주민대책위 "종교 권력 유착 막는 계기" 환영

법원이 서초역 일대의 일부 도로 지하를 사랑의교회 예배당으로 쓸 수 있도록 한 서초구의 허가를 취소하고 이의를 제기한 시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제3부는 13일 황일근 전 서초구의원 등 서초구 주민 6명이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낸 도로점용 및 허가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도로점용허가 취소 판결을 내렸다.

문제의 도로는 서초역 일대 참나리길의 지하 공간으로, 서초구청은 지난 2010년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 신축 시 이 도로의 지하공간을 쓸 수 있도록 도로점용과 건축 허가를 내줘 특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앞서 1ㆍ2심에서는 도로점용 및 건축 허가 처분이 '재산의 관리 처분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지 않아 주민소송 대상이 아니라며 각하했으나, 대법원은 지난해 5월 이를 뒤집고 도로점용 허가가 주민소송이 된다며 다시 행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사랑의교회 신축 관련 주민소송 대책위원회'는 13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종교와 권력의 유착과 지방자치단체장의 전횡에 대한 지역주민의 감시와 견제에 큰 획을 긋는 판결이자 시민정신의 승리이며, 법치주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준 판결"이라면서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어 "우리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대한 사법부의 의지를 보여줬다"고 의의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공공 도로를 특정인에 점유ㆍ사용 특혜를 주는 행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