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광화문 현장서 “소신공양 수식마라” 스케치북 발견

평소 페이스북 통해 국정농단 비판 촛불집회 열망 담아

 

크게보기

정원 스님이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모습.

새해 첫 촛불집회에서 “경찰은 내란 사범 박근혜를 체포하라”며 분신한 60대 남성이 서울 중구 소재 한 사찰의 비구 정원 스님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스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원 스님은 7일 열린 새해 첫 촛불집회에서 오후 10시30분께 서울 종로구 경복궁 앞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분신했다. 분신 현장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체포하라는 뜻이 담긴 스케치북이 발견됐다.

스케치북에는 “경찰은 내란 사범 박근혜를 체포하라/ 경찰의 공권력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경찰은 해산하라!//나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나의 죽음이 어떤 집단의 이익이 아닌 민중의 승리가 되어야 한다./ 제도화된 수사로 소신공양을 수식하지 마라,/ 나는 무주의 원소로 돌아가니 어떤 흔적도 남기지 마라!”라는 글이 적혀 있다.

또 해당 스케치북에는 “일체 중생들이 행복한 그날까지 나의 발원은 끝이 없사오며 세세생생 보살도를 떠나지 않게 하옵소서! _()_ 박근혜는 내란 사범 한.일협정 매국질 즉각 손 떼고 물러나라!”라고 기재돼 있다.

스님은 분신 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전신 70%에 3도의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8일 오전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님은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7일 오후 4시33분께 “탄핵 인용되어도 청와대에서 못 나온다고 버티면 특검이 체포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어찌할건가” “박근혜나와”라는 글을 기재하기도 했다.

하루 전인 6일 오후 9시18분께는 유지로 보이는 다음과 같은 긴 글을 페이스북에 남기기도 했다.

 “이보시오 촛불님네/ 내간다고 서러마라/ 지구중생 돌고돌아/ 언젠가는 다시만나/ 그대곁에 다가와서/ 미소짓는 저사람이/ 넘어질때 손잡는이/ 나인것을 알고사소/ 그런사람 부처이고/ 보살인줄 알고사세/ 생명줄을 잡았으면/ 놓을줄도 알아야지/ 잡는다고 잡혀지나/ 놓는다고 놓아지나/ 이세상에 동류인생/ 모두모두  나의가족/ 나의친족 나의친구/ 한국땅에 태여날 때/ 이런줄을 몰랐다네/ 매국역적 득세하여/ 칠십여년 침탈하고/ 껍데기만 한국이요/ 알맹이는 일본미국/ 나라이니 원통하고/ 분통하다 국민들은/ 더이상은 이대로는/ 못살겠다 갈아엎자/ 국정농단 무리들을/ 처단하자 소리높네/ 생명이란 한꾸러미/ 그런줄을 모르고서/ 제배때기 채울줄만/ 아는것은 짐승보다/ 못한부류 하류인생/ 국정농단 천지기만/ 동물야수 모두나와/ 착한인간 괴롭히니/ 죄란죄는 모두모두/ 저지르니 그악행이/ 지구우주 덮었어라/ 이제나는 그들악행/ 징치하러 떠나노니/ 잡지마오 슬퍼마오/ 악인들을 모두모두/ 처벌한뒤 그이름들/ 지옥세계 명부판에/ 영원토록 새기려니/ 대대자손 과보받고/ 부끄러워 하늘태양/ 쳐다보지 못하리니/ 선량선민 가슴맺힌/ 철천지한 씻기우세/ 할말이란 너무많아/기록하기 어려우니/이만하세 이만하오”

또 스님은 6일 페이스북에 “문수 스님 이남종열사 분신열사는 죽음이 아니라 가장 강한 저항이었다”는 자신의 견해를 적어 저항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5일에는 “내부로 부터의 혁명. 혁명은 내부로 부터 와야한다/촛불은 내부에서 불을 붙여 밖으로 나와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었다./내부에서 붙인 불은 꺼지지 않는다/빈자일등처럼/머지않아 대선광풍에 휘말릴 것이다/그때, 촛불은 내부로 들어가야 한다/정치정략가들의 선동에 말려들지 말고/우리 촛불혁명가들은 정치인들을 무시하고/탄핵이후의 혁명에 새로운 촛불을 가슴에서 꺼내어 불을 붙여야 한다/새누리와 매국언론을 몰아내고 매국재벌 불매운동에 여론을 일으켜야 한다/비로서 진정한 촛불혁명이 시작되는 것이다/#촛불혁명은_진화된다”고 적었다.

4일에는 승려와 승가에 대한 바람의 글도 각각 담았다. 스님은 페이스북을 통해 “승가는 시주물이 하늘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오는 것이며, 사회구성원이 눈물과 땀의 결과물로 제공됨을 잊지 말고 시주자인 민중의 뜻을 따라야 합니다”고 주장했다.

또 “승려는 스스로 밥벌이를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승가가 되었으면 합니다. 승려가 돈벌이에 개입되는 것은 타락으로 들어서는 길이며, 민중과 시주자를 등지게 됩니다. 정신세계를 스스로 풍요롭게 하고 사회에 끊임없이 사상적 자양분을 제공하는 승가여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이 스님의 소지품을 수거한 뒤 돌려주지 않아 8일 오전 4시까지도 보호자에게 연락을 취하지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발뉴스는 “서 씨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어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지만 경찰이 소지품을 수거, 현재 돌려주지 않고 있어 8일 새벽 4시 현재까지도 보호자와 연락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발뉴스는 또 “서울대병원 측은 보호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서 씨에 대한 응급조치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새벽 5시 기준, 서씨는 응급조치 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박교일 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 상임대표가 위원장을 맡은 비상대책위는 스님의 분신 당시 상황의 제보를 받고 있다.